[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예수님께서는 기쁜 소식을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데 있어 누구도 배제되지 않기를 소망하십니다. ⠀ 2023/2/10/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 마르코 복음 7장 31-37절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 듣고 말할 수 있다는 것 듣고 말하는 행위는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역사를 톺아보면 자유롭게 듣고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모든 사람이 누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어떤 권력은 사람들의 귀와 입을 제한하려 애를 씁니다. 진실을 알지 못하도록 정보를 통제해 귀를 막아버리고 진실을 말하지 못하도록 글과 말을 검열해 입을 막아버립니다. 자유롭게 듣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여전히 매우 귀한 일이며 특별히 사회의 변두리에 있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러합니다. 예수님의 시대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누군가는 회당에 들어가지 못해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없었고 누군가의 말은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어 허공에 흩어졌습니다. 하지만 귀가 있어도 들을 수 없고, 입이 있어도 말할 수 없는 이들에게 예수님은 다가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복음을 이야기하시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셨습니다. 그들 곁에서 그들이 자유롭게 듣고 말하게 하시어 그들에게 새로운 생명과 희망을 불어넣으셨습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이들에게 말을 건네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정성껏 들어주는 것이 바로 지금 이 세상에서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이 행해야 하는 사명입니다. ⠀ 이승복 라파엘 신부(글라렛선교수도회) 생활성서 2023년 2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