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3. 물날
[하늘이 구멍 난 것처럼]
따로 가는 여름자연속학교와 학교 쉬는 날 이틀 뒤라 오랜만에 모두가 만나는 날이라 반갑다. 얼굴에 바닷가 물놀이를 실컷 한 티가 난다. 어제 그제는 자연속학교 기간에 미뤄놓은 일들을 처리하느라 쉬는 날이지만 출근을 했던 터라 모둠살이 어린이들을 봐서 짐작은 했는데 다들 얼굴이 많이 탔다.
낮 시간에는 어린이들의 두 번째 동아리 활동으로 학교가 떠들썩했다. 그런데 비가 오는 게 심상치 않다. 설마했는데 오후부터 얼마나 비가 쏟아지는지 큰 일 날 뻔했다. 비가 오면 늘 배수구를 확인하는데 어김없이 물빠짐이 쏟아지는 것보다 느린 사태 발생이다. 오전에 얼른 3층 쪽마루 배수구 틀을 완전히 빼내서 3층 쪽마루는 그나마 잘 빠졌다. 배수구 틀을 완전히 빼놓은 걸 누군가 다시 넣어놓은 모양인데 빨리 발견해서 다행이었다.
오후에는 설마하고 옥상 배수구 빠짐 틀을 늦게 봤더니 빗물이 들어와 한바탕 정신없었다. 교사들은 모두 퇴근한 뒤고 방과후교실 참여하는 어린이들과 방과후선생님, 약속있어 늦게 나간 선생님 한 분과 옥상층 뒷정리를 했다. 옥상 물이 배수구로 제대로 빠지도록 빗속에서 정신없이 손을 놀렸다. 덕분에 옷이 쫄딱 젖었다. 압력때문에 틀을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려웠는데 다행히 엄청난 소리를 내며 물이 빠졌다.
안에서는 마지막까지 김경미 선생님이 닦고 정리하는 일을 다해주셨다. 장마 때면 학부모들과 학교 시설을 살펴 방수공사와 물 빠짐을 확인하는데 늘 모자란다. 학교에서 날마다 사는 교사들이 더 살필 몫이 많은 때가 자꾸 생긴다. 다 같이 내 집처럼 살필 수밖에.
재정지원이 없는 대안교육기관에게 재정지원이 필요한 장마철 에피소드다. 교육시설을 위한 재정지원이 시급하다.
저녁에는 하늘이 구멍난 것처럼 쏟아지는 비속을 뚫고 오신 강신호 박사의 강의를 들었다. 마을교육공동체 활동가 양성과정 제 2강 강좌인데 막상 참가자들이 비 때문에 줌 원격으로 듣게 되어 현장에서는 진행자인 나 혼자서 듣게 됐다. 언제 들어도 다시 새기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