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표 기업, 세계 매출 1위 기업도 철수
유럽을 대표하는 프랑스계 유통 브랜드 '까르푸'는 식료품, 의류, 생활필수품 등 거의 모든 소매품을 취급하는 하이퍼마켓입니다.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와 남미, 아시아에도 진출했고 한국에는 1996년 경기도 부천에 첫 번째 매장을 열었습니다. 2002년까지 전국에 22개 매장을 열었고 최저가를 강조해 고객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매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월마트, 코스트코,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성행하기도 했고 IMF가 큰 영향을 미쳤죠. 또 각종 사회문제도 불거졌습니다. 최저가를 위해 납품업체에게 단가 인하를 강요했고 직원 대부분은 파견직으로 채웠습니다. 결국 2006년 까르푸는 한국에서 철수했습니다. 당시 사업을 이랜드 그룹에 매각했는데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큰 이익을 봤다고 합니다. 10여년 동안 1조원을 투자했고 1조750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글로벌 유통 기업의 한국 진출 좌절은 까르푸 이후에도 이어졌습니다. 세계 매출 1위의 ‘월마트’는 1998년 7월 한국마크로를 인수하면서 한국에 발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사업 시작 8년 만인 2006년 16개 매장을 이마트에 매각하면서 사업을 접었죠. 전문가들은 실패 원인으로 현지화 실패를 꼽았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밝고 깔끔한 백화점식 매장을 선호하는 반면 월마트는 많은 물건을 높이 쌓아놓는 창고형 할인마트였습니다. 소비자 선호도를 인지하는데 실패한 것이죠. 또 월마트는 1년 동안 상표권 분쟁 때문에 월마트 대신 한국마크로라는 이름으로 장사했습니다. 브랜드를 알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놓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