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째 인지 모르겠다.
밀도 높은 안개가 사위에 몰려들어 시계를 가로막은 것이.
수백미터 앞의 빨간 등대도 가끔 희미하게 보이다 회색 속으로 사라지고
저 멀리 산비탈에 장난감처럼 달라붙은 달동네며
장난감을 갖다붙인 몸통인 산도
모두 안개가 집어 삼켰다.
온통 회색이다.
창박으로 보이는 전망과 풍광을 온통 회색으로 바꿔 논
해무는 나의 시계를 가렸지만 아련한 기억 하나는
또렸하게 그려냈다.
오늘같이 안개 짙은 그날,
자욱한 안개 속에서 거뭇거뭇 그림자 하나가 일렁거리다가
흐릿한 형체를 갖추는가 싶더니 이내 점점 또렷한 윤곽을 가진 모습 하나가
안개속을 뚫고 걸어왔다.
새벽같이 일어난 아버지가
산비탈에 심어둔 뽕밭에서 뽕가지를 한 짐이나 쪄서
지게 가득 지고 오는 길이었나 보다. 풀섶을 헤친 바지가랑이는 흠뻑 젖어 있었고,
약골인 몸에 비해 지게 짐이 과했던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 와중에 나를 보고 흐릿한 미소를 입가에 담으며 연신 손짓을 했다.
자신쪽으로 더 오지 말고 돌아서서 집으로 같이 가자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날은 아침밥을 먹고
대청 한가득 뽕나무 가지를 쏱아놓고 뽕잎을 하나하나 따면서
까만 오디를 한 대접이나 따모아 내게 건냈던 기억이 있다.
그날도 오늘처럼 안개가 무척이나 짙게 끼었던
아침이었지.
이슬 먹은 신선한 뽕잎을 먹고 자란 누에는
점점 커서 몸체가 누르스럼하게 변하면서 야간 투명을 한 빛을 발한다.
그때가 되면 고치를 지을 시기인 것이다. 그때쯤 집 지은 틀을 깔아주면 수천 번
머리를 움직여 입에서 실을 토해 고치를 만든다.
그 고치를 따서 내다 판 돈은 아마도 누나들의 공납금이 되고
밥상에 올라온 고등어 자반이 되고 내 이를 섞게 한
오다마 사탕이 되었겠지.
내가 학교 들어가기 전의 일이니
반 백년도 더 지났나 보네...
첫댓글 원래 안개가 짙으면 날이 맑은 거 아녀요?
바닷가 안개는 다른가?
어릴 적 시골 할머니네 가면 이른 아침에 외삼촌 따라 뒷동산에 가곤 했는데 어느날은 온 마을이 안개에 가려진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일주일 내내 안개지 싶다.ㅋㅋ
안개 가려진 마을이 어떤건지 알겠어.
@더하기 빼기 갑자기 비가 그치고 하늘이 파래졌어요
괜히 좋으네요 ㅎㅎ
@벨라 계속 흐리다가 햇빛을 볼 때나
계속 덥다가 소나기가 내릴 때
다 반갑지.
ㅋㅋ
@더하기 빼기 그니께요
엄청난 매미소리도 잠깐은 좋네요 ㅎㅎ
@벨라 ㅋㅋㅋ 웬만해서 자연의 소리는 실증나지 않는데~~
난 주말내내 분주했네요.
곳곳이 재난으로 피해가 큰데 잘 수습되길 빌어봅니다.
날씨 궂은데 집에 잔주꼬 안있고 어딜 그리 댕기노.ㅋㅋ
@더하기 빼기 아들 결혼식이 있었어요 ㅎ
@보리보리쌀 엥?
전에 연기 한 거 이번에 시행한 거야??
몽환적 분위기~~
해수 온도와 대기 온도의 차이에 의해서 생기는 현상이 해무라고 배웠습니다.ㅎ
생기는 원인까지는 모르겠고 바다 안개를 해무라 하죠. ㅋㅋㅋ
저 안개를 보자니 미스트라는 영화가 생각나네
결말이 넘 어이없고 황당했던 기억 ㅋ
또다시 찾아 온 월요일
이 주도 잘 살아보세, 할배
대구 사는 미스트도 있었지...
@더하기 빼기 그니까
참 좋은 기억으로 자리잡은 친구인데
우찌 사는지..
잘 살고있긋지?
@돌아온 이드 오래전에 자녀 혼사가 있었다고 이야기 한번 하더라구.ㅋㅋ
@더하기 빼기 컥
어쩌면 지금은 할매가 됐을 수도 ㅡ.,ㅡ
@돌아온 이드 문경댁 여사 안뇽~~~~~~~~
롱타임 노씨이이이이이이~~~~~~~~~~~
@법천 아재도 안뇽~~~~~
잘 지내시지요?
@돌아온 이드 장마 피해는 없나???
안전 제일주의 단디 해라....
@법천 피해가 있을게 있나요
집콕인디요 ㅎ
오늘은 간만에 맑은 날ㅡ해는 안보이고 여전히 구름 가득하지만 비는 안오는ㅡ입니다
좋은 하루 됐으면 좋겠어요
@돌아온 이드 저리도 신경 써 주는데....곶감이라도 하나 줘라.,ㅋㅋ
아침에 일 좀 했더니...밥 때가 금새 돌아왔네.ㅋㅋㅋ
안개가 추억을 끄집어 냈군요
아련함과 그리움에 울진 않으셨나요?
눈 물 나도 눈 크게 뜨고 하늘 쳐다보면 다시 눈 속으로 스며든다.ㅋ
보약을 먹어야하나?
기운이 없오~힘듬힘듬
큰 맘 묵고...부모님과 뽀돌이 같이 묵오!!
@더하기 빼기 뽀돌인 한약 못먹는디~^^;
먹으면 아포아포^^;
3호 방이 거슬려 책장이랑 정리했더니 기운이 다 빠져버렸어요
그사이 하늘에 먹구름이....
거슬리는 그 눈이 문제여 보고 느낀 마음이 문제여??
그냥 놔두고 지 보고 하라고 그래!!
@더하기 빼기 요녀석이 학원수업 바쁘다고 정리를 안해요
근데 신기한 건 왜 사춘기가 되면 휴지를 책꽂이 사이에 숨겨 놓을까요? 드럽게~~
@벨라 일부러 숨기기야 했겠나...혹시 재활용하려고?? ㅋㅋ
@더하기 빼기 코 푼 휴지를 재활용이라니...
신박한 아이디어여요 ㅎㅎ
@벨라 뒤비면 사용 가능!! ㅋㅋㅋ
아우~
잠이 너무 너무 쏱아져서 식겁만바리 했네.
겨우 누그러 떨이고 커피 한잔 중~
333
한 시간 남았다...대가리 박고도 이 정도는 버틸 수 있슴.ㅋㅋ
@더하기 빼기 오늘도 고생하셨어요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벨라 오랜만에 우산들고 태종대 가 보려구~^^
소복입은 총각귀신이
까꿍~^^ 할듯한 분위기 이군용 ㅎ
글은아직 안 읽었어요.. 시간날때 읽어보도록 할께요~
여시 왔어!!
하얀 한복 한 벌 사 주까?
한적해^^
비오는 태종대.
추적추적 내리는 비 맞으며 걷는 태종대도 좋겠어요
여긴 또 비가 내려요
@벨라 비가 내리더라.
난 우산을 들고 갔지만 비를 맞겠다고 생각하고 맞으면
그 비도 상쾌할 것 같아. 난 비 맞는 걸 좋아하는데 넘들 눈 때문에...
@더하기 빼기 그 넘들 눈이 문제여요 ㅎㅎ
근데 나이가 드니 아주 조금씩 그 눈을 의식 안하게 되더라요
요즘은 세수 안하고 나가기도 해요 ㅎㅎ
@벨라 난 머리카락이 서도 나간다.ㅋㅋ
@더하기 빼기
이길을 같이 걸은게 언제 였지요......?
요즘 건강의 소중함이 더 절실하네요 휴..
@벨라 나두 ㅋㅋㅋ 걍 용감하게 ~
@스윗드림 가끔은 그 용감이 좋더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