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사모 회원님들 안녕하세요? 은퇴 6년, 귀촌 3년만에 본격적인 농사꾼이 돼가고 있는 잡초농부입니다.
요즘 은퇴 후 노후 대책의 한 방법으로 귀촌에 대한 관심과 희망자들이 부쩍 늘고 있는 것 같네요. 좀 더 편안하고 한가롭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찾아가는 시골로의 귀촌은 또 다른 삶의 시작이겠지요. 그리고 잘 정착하고 원하는 삶을 살으셔야 하구요. 그 귀촌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가는 데 도움이 되겠다 싶은( 제가 귀촌해서 느꼈던) 몇 가지 얘기를 귀농사모 회원님들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귀촌에는 여러 목적과 유형이 있습니다. 고향 찾기形, 자연 애호形, 휴양 건강形, 유유자적形, 귀농 탐색形, 출퇴근形, 부모 봉양形… 그리고 굳이 들자면 은둔도피形. (맨 마지막 유형은 이 조언과는 상관없겠습니다)
이유와 목적이 어떻든 귀촌은 시골 마을로 이사를 가는 것이고 그곳에는 먼저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사회인데 지금까지 내가 살던 도시와 달리 공동체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내 취향이나 선택과는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익명성이 없습니다. 그 속에서 조금은 사생활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댁, ●●양반, 누구의 몇째 아들, 밀양 박씨, 어느 초등학교 몇회 등 정체와 나이를 명확히 해야 하고 그에 따라 상호 간에 부르는 호칭과 관계맺음이 달라집니다. 인간관계가 도시에서보다 훨씬 투명하고 명료해집니다. 성공적인 귀촌 생활은 인간관계에 달려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열 가지 조언을 주절대 보겠습니다. (주절주절 길고 지루하니 두 번에 나누어 싣겠습니다. 5~10은 내일이나 모레쯤? )
1. 교이불편(交以不便) 동네 사람들과 친교함에 치우쳐 휩쓸리지 마라.
귀촌을 하고 나면 어떻든 동네 사람들과 만나고 교류하게 됩니다. 당연히 맘에 드는 사람과 싫은 사람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시골 마을에도 정치와 종교 세력이 있고 기득권을 가진, 흔히 말하는 동네 유지(이장이나 위원장, 전직 관료, 종가집 어른 등등)가 있답니다. 그리고 그 반대편도 있지요. 대대로 앙숙처럼 지내는 집안도 있고요. 이때 처신을 잘해야 합니다. 어느 한쪽에 휩쓸리거나 패거리에 들지 않아야 합니다. 내 편 열 명보다 미워하는 한 사람이 내는 험담이 나에 대한 기준과 평판이 되곤 합니다. 시골 생활은 인간관계를 두루 평탄하게 유지해야 맑은 공기와 정을 마실 수 있습니다.
2. 문이불척(聞以不斥) 잘못된 조언일지라도 물리치지 말고 들어라.
시골 가서 살다 보면 참 간섭을 많이 하는 게 시골분들임을 알게 될 겁니다. 집들이나 신고식이 끝나고 나면 마을회의나 공동작업, 마을 대소사 참석 등 의무적인 일들이 다가옵니다. 그 과정에서 허물 없이 너나들이 하자는 형님 동생이 생기고 종종 어이가 없고 무례하고 짜증나는 간섭이 시작됩니다. 틀린 정보(농사기술 따위)도 들어옵니다. 그렇다고 언성을 높이거나 내치지는 마십시오. 그냥 들으십시오. 텃새가 아닙니다. 사람 사귀는 방식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 곧바로 비난하거나 반박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조정해야 합니다.
3. 개문불창( 開門不窓) 대문은 열어두되 창문까지 열지는 말아라.
시골 마을에서는 도시처럼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깊은 산 속에서 독야청청하지 않는 한 싫든 좋든 교류하고 협조도 받아야 합니다. 소속감과 공동체적 의무도 부여됩니다. 교류와 소통은 필수적입니다. 그렇다 해도 당신의 형편과 속사정까지 너무 꺼내 보일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불가근불가원, 사람 사는 게 참 어렵습니다. 그러나 말(구전, 소문)이란 건너뛸수록 각색되고 흥미로운 소설이 됩니다. 새로 온 당신은 한동안 동네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 자칫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가십거리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는 않겠지요.
4. 검이물린(儉以勿吝) 검소하되 인색하지 마라.
돈 많아 떵떵거리고 싶어 귀촌하는 분은 없겠지요. 조금의 저축해 둔 돈과 연금 등으로 노후를 지내야 할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귀촌에는 만만찮은 돈이 들어가고 소득은 없다시피 합니다. 그래서 다소 인색해집니다. 정갈하고 소박하게 사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시골분들의 마음과 눈높이에도 맞으니까요. 그러나 형편이 좋지 않더라도 너무 구두쇠로 살지는 마십시오. 베풀 때는 베풀어야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잘 살 수 있습니다.
5. 비일구비(非溢具備) 미리 너무 많이 구비하지 마라.
시골에 사는 친척이나 친구의 집에 가보면 도구와 물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농기구와 농자재는 물론 전동드릴, 전기톱, 펜치, 드라이버까지 모두 없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세트로 구입하기 시작합니다. 그것도 인터넷으로. 그러나 한꺼번에 모든 것을 구비하지 마십시오. 만만치 않은 비용이 낭비가 됩니다. 그것들은 오랜동안 장만된 것이고 한두 번 사용하고 말 것들이 많습니다. 필요해지면 이웃에게 한 번쯤은 빌려 쓰고 신세도 져보고 그 댓가로 당신이 가진 다른 것로 갚으십시오. 그게 절약도 되고 어울려 사는 방법입니다. 목록을 적어 두고두고 사용해야 할 기본적인 것들만 준비하십시오.
(개인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제 경험 상 느낀 것일 뿐 옳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댓글로 첨가하고 고쳐주시면 더 도움가는 얘깃거리가 되겠지요? )
첫댓글 좋은정보 입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옮은 말씀입니다.
제앞가름들 하고 살지 않으신가요?
왜 가르치려 드실까
우리마을에도 여러가구가 들어와 살고 나도 들어와서
살지만 각각 다른방식으로 안가르쳐도 알아서 잘삽니다
제 앞가림 잘 하고 정착하면 좋죠 다들 그래야죠... 인심이 나빠서 텃새 때문에 귀촌을 중간에 포기하는 분들이 가끔 있어서요. 제 지인들도 텃새는 않더냐 걱정스레 묻죠. 그럼 저는 말합니다. 다 내 할 탓이라고...
@잡초농부 내할탓이 거의 맞으나 세상에 억울한 일들을 격는 사람들이 다 자기탓으로 그렇나요?
님께서 말하는 텃세만 해도 이논리가 틀렸다는게 증명이
충분타 보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