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라는 아쿠아리움속에 사는 김치 한마리
비를 맞으면, 그러니까 방사능에 오염된 비를 계속 맞으면
살갗에 소름처럼 비늘이 돋아나고 지느러미가 생겨나고
나는 김씨성을 가진 김치라는 물고기 한마리로 변신해
거대한 아쿠아리움, 그 수족관 속을 헤엄쳐 다니지.
중국산 어족들이 만든 제품들을 걸쳐 입고 쓰면서
조선족 아짐어가 차려준 밥상을 챙겨 먹고 산다지
물어뜯기고, 잡아먹고, 누군 또 잡아먹히며
자본으로 양념된 잡식의 삶들
매주 금요일 오후 평화시장 전태일 다리에 노래하러 가서
노상 들르곤 하는 생선구이 단골집
숯불에 그슬린 생선들의 껍질을 젓가락으로 발라내 씹다 보면
분신한 전태일 등푸른 물고기의 살가죽처럼 느껴지고
소태처럼 씹히는 추레한 욕망들 모두 게워내고 싶어져
영과 육이 아니라 뼈와 살을 발라내어
입만 살아남은 아가리에 처넣어 잘근잘근 씹고 싶어져
자본에 오염된 방사능 비를 오래도록 맞으면 호르몬에 이상이 생겨
남의 피와 살을 평생 뜯어먹고 살게 된다지.
어느 몹시 추운 겨울 아침 담벼락 아래
어제 취한 삶이 토해놓은 밥풀떼기들
그 딱딱하게 굳은 알갱이들을 쫑쫑거리며
신나게 쪼아 먹던 송사리떼 같았던 참새들이 있었지.
찌든 마음의 각질에 달라붙어 아프게 쪼아대던
하지만 염증을 달래주고 상처를 핥아주는
내 생의 닥터 피쉬들
덕분에 맘이 간질간질,
깔끔해졌어.
첫댓글 처.키님 한번 오셔요 ~^)/
지난 일욜 술병이 나서..골골골...ㅡ.ㅡ;;
에고 에로틱하게끄르망 ~~;;
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