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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님의 벨지안 휘트 비어를 시음하였습니다.
시음은 만든 날로부터 1달 24일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시음일 : 2009.03.26
만든날 : 2009.02.02
나나님 레서피 : 작업기 게시판 글 번호 #2413
[ 1 ]
나나님이 이 맥주를 만들었을 때 카모마일과 감귤을 사용했다는 하였습니다.
그래서, 집에 개봉도 하지 않고 오래 두었던 카모마일 차를 시음 전에 몇잔 마셨습니다.
이 맥주에서 카모마일의 향과 맛이 어떻게 날까해서요...
우선, 카모마일 차에서는 향과 맛이 특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플로랄 티를 마셔보았고, 지금 사무실에도 그 차가 있는데, 카모마일만의 차와 비슷합니다.
플로랄 티는 설록에서 나온 것으로, 녹차 55%, 쟈스민차 40%, 쟈스민꽃 1.5%, 장미꽃 1.5%, 쟈스민향(합성 착향료), 마리골드 1%가 혼합된 것입니다.
카모마일은 안들어 있습니다.
이 플로랄 티와 카모마일만의 차의 향과 맛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만약에, 카모마일을 벨지안 휘트 비어에 넣을 것 같으면, 이러한 플로랄 티를 사용해도 될 것 같습니다.
벨지안 휘트 비어에는 카모마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벨지안 휘트 비어는 다양한 향신료 등이 첨가되어 독특한 향과 맛을 냅니다.
벨기에서는 브루어리가 이러한 레서피를 비법으로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벨기에는 참으로 독특한 맥주를 많이 만들고 있기에, 맥주의 디즈니랜드라고 할만합니다.
이처럼, 자신만의 재료와 향신료를 이용하여 벨기에 스타일의 맥주를 자기만의 비법으로 가지고 있는 것도 아주 기분 좋은 일이 될 것 같습니다.
[ 2 ]
나나님의 이 맥주의 첫 느낌은 오렌지(감귤) 향과 맛이 상당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신맛이 아주 크게 지배하였습니다.
신맛의 원천은 감귤일 수도 있고 오염일 수도 있는데, 감귤의 사용량을 보아 감귤에서 유래된 것일 확률이 큽니다.
오염되었을 리는 없겠고요...
그리고 카모마일 향은 감귤향에 뭍혀 맡을 수가 없었습니다.
발효시와 병입 전에 카모마일 향이 지배적이었다고 나나님은 말씀하셨는데, 카모마일 향은 아주 급속히 줄어드는 특징을 가졌나 봅니다.
레서피를 보면, 감귤의 사용량이 40g이고, 마지막 5분에 넣어 끓였으며, 워트를 식히는데 20분 걸렸다고 되어 있습니다.
식히는 시간이 20분 정도라면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칠러를 사용하셨나요?
식히는 시간이 20분 정도면, 식히는 동안에도 감귤을 끓이는 효과가 최소 5분은 넘는 정도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식히는 동안의 뜨거운 워트에 의해 감귤이 우러나거든요...
그래서 나나님의 레서피에 의하면 감귤을 넣고 10분 이상을 끓인 효과가 되었다고 봅니다.
감귤의 사용량이 많았고, 끓인 효과의 시간이 너무 길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벨지안 휘트 비어를 만들 때에는 워트를 급속히, 최대 15분 이내에 식혀야 합니다.
물론, 향신료 등의 재료의 사용량에도 관계가 있겠지만, 오래 끓이는 효과가 있다면 그만큼 맛과 향이 무뎌진다는 겁니다.
나나님의 이 맥주에서도 감귤 맛이 상당했으나 경쾌하지는 못한 무딘 느낌이었습니다.
신맛이 강하여 그 느낌을 줄여 주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밝고 경쾌한 느낌은 적었습니다.
(물론, 이는 제 생각입니다. 벨지안 휘트 비어에 나나님의 이 맥주와 같은 스타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단지, 벨지안 휘트비어를 시판되는 후가든으로 생각하고 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주 좋은 후가든을 마시면 정말 경쾌하고 발랄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데, 그렇게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 생각은 끓이는 시간을 적당(? 어려운 말입니다.ㅎㅎ)하게 하는게 좋겠다고 봅니다.
그리고 식히는 시간도 끓이는 효과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시고, 너무 오래 끓이는 효과가 없도록 급냉시키거나,
오렌지 등을 망에 넣어 끓이되 식힐 때는 제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보다 경쾌한 향과 맛을 내는데 일조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바람 빠지고 물에 젖은 축구공을 바닥에 튕기는 무딘 감각보다는,
적당한 공기압으로 표면이 마른 축구공을 바닥에 튕길 때의 그 느낌....
뭐 그런 느낌이 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나님은 감귤을 사용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비터 오렌지 필(큐라소)을 사용되는데, 감귤은 밝고 상쾌한 특징에 있어 조금 모자라는 재료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벨지안 휘트 비어엔 비터 오렌지 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향신료가 들어 갑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코리엔더이고, 그 다음이 큐민, 후추(블랙 또는 화이트), 파라다이스 등입니다.
나나님은 코리엔더 6g을 5분 끓이셨습니다.
강한 향을 싫어하셔서 참조 레서피 보다 적은 양을 사용하셨다고 하셨는데, 코리엔더의 느낌이 너무 절재된 듯 하였습니다.
벨지안 휘트비어와 바이젠은 탁한 스타일이므로, 맑게 하기 위하여 청징제를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브루어의 계획에 의해 좀 더 맑게 하겠다는 의도를 가졌다면 모르겠지만요.
대부분의 브루어는 이 맥주가 맑아질까봐 일부러 탁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나나님은 청징제를 사용하셨습니다. 맑게 하고 싶었나 봅니다.
[ 3 ]
전체적으로 나나님의 벨지안 휘트 비어는 무난하였습니다.
단점이라면, 앞에서 언급한 감귤의 진한 향과 맛, 그리고 신맛...
저도 조만간 벨지안 휘트 비어를 만드는데, 나나님처럼 잘 만들지 걱정이 됩니다.
첫댓글 1. 혹시 강하게 나는 감귤향이 유자의 향은 아니었던가요? 병입시 유자청을 넣은것과 설탕을 넣은것 두가지 종류를 만들었습니다.(검은병은 안넣은것, 맑은병은 넣은것:이렇게 구분하였는데 피셔님께 드린것은 검은병이었다고 기억합니다. 혹 그중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저도 저를 못믿는지라)
시음기를 읽으며 오늘도 한가지 배워 갑니다 칠러로 실히면서도 끓이는 효과가 난다는 내용 읽어 보고 생각해 보니 그 당시에도 온도가 상당하군요 머리속에 한번 더 상기 시켜놓고 작업에 임하겠습니다 ^^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저도 언능 피셔님께 맥주 감정 한번 부탁드려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