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목포.광양 등 대형업체 아파트 청약 `제로' 속출 분양가 상한제 피하기 위한 `밀어내기 분양' 탓 상반기도 신규분양 줄이어...`속수무책'
미분양 홍수속에서도 신규 분양이 이어지면서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청약률 `제로'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침체된 시장상황은 고려하지 않은채 지역 주택업체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올 상반기 중 광주지역에서만 1천가구 이상 대단지 분양이 2곳에서 예정돼 있는 등 지난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승인을 받은 물량이 줄줄이 청약 대기중이어서 미분양 증가와 청약률 부진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달과 1월 현재까지 청약을 받은 전국 110여단지의 청약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27%인 30곳 정도에서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브랜드'가 있다 하는 대형업체들마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지난해 10월 광주 북구 양산동에서 159가구를 분양한 송지트리뷰가 처음으로 청약률 제로를 기록한 데 이어 진월2차 고운하이플러스(282가구), 남구 지석동의 한일베라체(448가구), 목포시 상동 리젠시빌(84가구), 광양 브라운스톤 가야(488가구) 등이 청약률 `0' 대열에 잇따라 합류한 상태다. 업체 관계자는 “청약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지역의 시장여건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이들 사업장 대부분이 여건이 호전되기를 기다리며 사실상 분양활동을 접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처럼 청약시장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밀어내기식 분양 때문이다. 공급과 시장 분위기 등은 감안하지 않은 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목적으로 무리하게 분양물량을 쏟아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분양 아파트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는 상황에서 올 상반기중 상당수 청약 대기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광주지역만 하더라도 GS건설과 현진에버빌이 북구 신용동에 1천140가구, 광산구 수완지구에 1천61가구를 각각 3월과 6월 공급하는 등 지난해 이월된 신규 분양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업계는 새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이달중 지방의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모두 해제하기로 하는 등 각종 시장활성화 대책에 기대를 거는 눈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르는 청약률 제로사태는 업체들이 뻔히 수요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밀어내기식 분양을 강행한 결과”라며 “지방은 이미 상당수 지역이 규제가 풀렸기 때문에 단순한 규제 완화조치로는 청약심리가 되살아나긴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