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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30분 준비한다고 한 것이 조금 늦었다. 태백에서부터 여주까지 갈려면 약 3시간 가량 소요된다. 항상 그렇듯이 아이들과 같이 장거리 여행을 하려면 아무래도 넉넉하게 시간을 잡아야 하는데 오늘도 조금 빠듯하다. 점심시간까지는 가야할 텐데,, 태백산을 넘어가는 어평재부터 영월 중동까지는 길이 어렵다. 아니나 다를까 하영, 나영은 벌써부터 어지럽다고 한다. 할 수없이 멀미약을 구입해야 했다. 부지런히 갔지만 여주 신륵사 행사장 입구에 도착하니 12시 30분. 행사장 근처 음식점에서 여주특산품인 쌀밥정식을 먹고 체험에 들어갔다. 반지르르하게 윤기가 도는 여주쌀밥은 정말 맛있었다. 아이들도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번 도자비엔날레는 2년전 세계도자기엑스포 때 보단 비교적 사람수가 적었다. 가족들과 관람하기에는 오히려 북적이지 않아 좋았다. 여주는 생활도자로 유명한데 이것은 싸리산에서 점토, 백토, 고령토 등 도자기를 만드는 질 좋은 도자기 원료가 무진장 매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주도예촌은 북내면과 대센면 일대의 약 600여개의 도자기 공장이 밀집되어 있으며 우수한 도예작품과 생활자기, 실용도자기, 장식용도자기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가장 먼저 아이들은 도자기 제작 체험을 하였다. 행사장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토야도예공방”은 흙놀이, 흙체험, 학습 등 종합적인 도자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흙을 코일링하여 체험자가 원하는 모양을 제작하는 타래성형부터 시작하여 직접 물레를 돌려 모양을 만들고 문양까지 그려넣는 도자체험은 아이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초등학교 5학년인 하영이는 꽃병모양, 7살 나영이는 그릇모양을 선택한다. 도우미 언니들과 같이 직접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이 무척 신기한가 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꽃병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을 같이 따라한다. 모형이 만들어지고 유약까지 발랐다. 이젠 표면에 자기가 그리고 싶은 모양을 그리는 과정이다. 나 같으면 무엇을 그릴까 한참 고민을 하였을 것 같은데 이들은 미리 생각을 했듯이 자기가 그리고 싶은 꽃, 나비, 나무 등을 그린다. 이 때, 우리의 막내 진영(3살)도 분위기 파악을 했나보다 언니들것에 자기도 그리고 싶단다. 자신의 작품을 망치고 싶지 않겠지? 결단코 언니들은 허락하지 않는다. 실갱이 끝에 주변이 시끄러워진다. 결국 엄마는 진영이 것도 새로 만들어 추상화를 만들도록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은 접수처로 가고 나중에 가마에 구워서 보내준단다. 즐거운 도자만들기 체험을 끝내고 여주세계생활자기관 견학을 하였다. 여주는 공방도자와 산업도자의 메카라고 한다. 도자와 생활과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도자문화를 창조하는 생활도자 전시들이 열리고 있었다. 처음 입구에서부터 전시되는 제목은 유쾌한 주전자(Delightful teapot)다.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주전자를 주제로 하여 도자기를 만들었다. 상상력이 이렇게도 표현되는가 싶었다. 래리로렌스의 모나리자와 달러지폐를 도안으로한 것, 정구임의 슈퍼화이트, 악어, 뱀, 용 같기도 한 주전자 모양 등 아이들도 신기한 듯 한 작품씩 머릿속에 넣어간다. 세라믹하우스라고 도자기를 이용하여 집 내부를 디자인 한 것도 있었다. 전통과 현대, 서양과 동양의 문화를 융합한 ‘퓨전’의 개념을 연출컨셉으로 하여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주거공간으로 설정하였다. 각 전시실의 공간은 전실과 거실, 서재와 주방, 침실과 욕실, 그리고 휴게공간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공간등은 자연친화적인 소재와 이미지를 활용하여 현대 주거문화의 새로운 양식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도자가 얼마나 조화롭게 활용될 수 있는 가를 조명해놓았다. 침실, 서재, 욕실 등 집안에서의 도자기는 한층 분위기를 고상하게 만들어 줄 것 같다. 이렇게 꾸밀려면 돈 좀 들겠다 싶다. 그 밖에도 각종 공연부터 체험행사 전시. 학술. 워크샵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자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하나하나 천천히 돌아보고 싶었지만 광주 비엔날레도 보기로 약속하였기에 아쉽게 발길을 광주로 돌렸다. 광주는 왕실도자기로 대표된다. 광주분원(廣州分院) 광주는 조선시대 사옹원의 분원이 설치되어 운영되던 유서깊은 도자기의 고장이다. 분원이란 말은 왕실의 어기와 관청에 공납하던 도자기를 생산하는 곳으로 중앙 관리부처인 사옹원의 "분사옹원"을 약칭하지만 기록에는 "분원" 이란 이름을 많이 썼으며 분주원이라 개칭되기도 하였다. 사옹원에서 어기제조 및 공납을 맡은 것은 고려시대부터였으며 조선 태조1년(1392)에 사선서를 설치했다가 사옹방으로 그리고 세조 13년(1467) 사옹원으로 개칭하여 조선 말기까지 존속하였다. 광주로 가는 곳곳에 도자비엔날레 홍보물이 많다. 마스코트인 토야가 보였다. 애는 왜 토야일까? 흙(地)을 나누어서 토(土) 야(也)라 하였다. 그런데, 하영이는 이상하게 머리가 없다고 한다. 왜 그럴까 잔 모양인가? 광주에는 도자기에 대한 기초부터 설명이 잘 되어있었다. 광주 분원 가마터 소개, 도자기 파편 만지기, 현미경과 돋보기로 도자기 표면을 보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은 학습거리가 된 것 같다. 우리가족이 현미경을 보기 시작하니 어느새 다른 아이들이 주변에 많이 몰려든다. 광주의 가장 큰 볼거리는 청자의 색과 모양이다. 1천년 전 한국과 중국 청자문화의 핵심적인 내용을 밝혀주는 전시로 세계가 칭송하는 고려청자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고 한다. 세계도자사를 주도했던 한국과 중국의 주옥같은 청자명품들의 전시는 물론 최첨단 분석기술을 이용하여 중국과 고려청자의 재료와 유약성분을 분석 비교하고, 현재까지 발굴된 100종류 이상의 청자색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청자파편 자료도 전시되었다. 중국 것은 어딘지 황색이 좀 많아 보이는 것 같고, 우리나라 것은 푸른빛이 많고 좀더 맑아 보였다. 청자에 새겨진 꽃무늬 등 그 정교함에 놀랐다. 회화성이 없으면 도공도 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청자는 태양빛에서 보아야 그 색을 제대로 볼 수 있는가 보다. 밝은 빛에서 보는 청자의 색이 맑아보인다.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전시장내에 사람들이 많아졌다. 점점 시끄러워지는 것이 피곤해진다. 아이들에게 차분히 관람문화를 가르쳐야겠다고 생각만 했다. 밖으로 나와 보니 다례시연장도 있다. 차잎을 잘 볶는다(?) 가마의 온도, 시간, 차잎의 색 등이 잘 맞아야 제대로 된 향을 낼 수 있다고 한다. 다례시연을 했다. 한잔을 따라 세 번에 나눠 먹으면 된다고 한다. 하영과 나영은 잘 따라한다. 생각보다 맛있다고 한다. 아이들 입맛에 맞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잘 마신다. 전통장작가마도 구경했다. 길게 돔이 이어진것처럼 생긴 가마를 처음보는 아이들은 마냥 신기해한다. 가마 벽에 묻은 그을음을 손으로 만져가며 둘러보는 아이들에게 장작가마 설명을 했다. 알아들었는지 못알아들었는지 뛰어다니기 바쁘다. 전시장 뒤쪽에는 백만평 규모의 스페인 조각공원이 있었다. 시간만 많다면 천천히 둘러보고 싶었다. 조각공원을 지나 아이들의 꿈과 동심을 펼칠수 있는 도깨비 나라에 갔다. 도깨비나라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볼링공이 이상하게 아래에서 위로 굴러간다. 서로 해보겠다고 난리다. 그네는 아이들의 영원한 친구인가 보다. 미로가 있었다. 다행히 이곳에서 아이들은 열심히 뛰어다닌다. 덕분에 좀 쉬었다. 건물에서부터 귀족적인 멋이 느껴지는 광주조선관요박물관 에서는 사상 최초로 우리나라와 중국의 국보급 청자유물 150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세계청자전이 열리고 있었다. 특히 도자기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 하게 될 도자문화실과 광주시 도예작가들의 수준높은 예술도자기와 생활도자기를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는 도자기 상설판매관도 있었다. 이밖에도 도자버라이어티쇼, 전통줄타기, 도자 퍼포먼스등 즐거운 공연과 이벤트 그리고, 야생화․분재 특별전시, 전국애견대회 및 세계적 명견 60여종 상설전람회, 중국 광서써커스와 동춘써커스 합동공연, 전통 차문화 보급을 위한 행사등 다양한 볼거리와 도자체험 행사들이 있었다. 하루에 모두를 둘러볼 수 없어 아쉽기만 하다. 아이들 데리고 돌아다니는게 참 힘들지만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멋진 체험과 추억을 가짐에 마음이 뿌듯하였다. 기념품 판매장에서 몇가지 물품을 샀다. 하영이는 어딜가면 반드시 기념품을 사달라고 한다. 이것들을 아직도 잘 모아놓는다. 몇 군데 가질 않았는데도 벌써 6시가 다 되었다. 아이들과 전시회 관람은 사실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이 아이들은 오늘일을 기억할 것이고 도자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약간의 이해라도 했을 것이다. 우리 가족에겐 또 하나의 추억거리가 생긴 것이다. 이구 언제 집엘가나. |
출처:경기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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