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체계 이론에서는 가족의 일반적인 상호작용과 감정교류 양식을 ‘매몰된(enmeshing)' 또는 ’이탈된(disengaging)' 과정이라는 용어로 정의하였다. 매몰된 가족체계에서는 감정적인 상호작용이 많아서 가족 구성원이 경험하는 사람이나 감정이 세대 간 체계를 넘어서서 가족들에게 빠르게 확산되고 경험된다. 그러나 구성원 중에는 이와 같은 강렬한 감정의 경험을 문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아동이 매몰된 가족체계안에서 성장하게 되면 감정적 역동을 잘 다룰 수 있는 자원을 얻게 되지만 가족으로부터 분리되거나 집을 떠나서 자기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다. 매몰된 정도가 높은 가족체계를 ‘구심성 유대관계(centripetally binding)' 라고 하는데, 이는 가족체계 에너지가 구성원 개개인의 헌신을 가족에 묶어두는 데 쓰임으로써 가족구성원의 정상적인 발달분리를 방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