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여! 패션 스타일을 경영하라 !
자신이 직접 옷을 골라 입을 정도로 패션 감각이 뛰어난 비즈니스맨들이 늘고 있다. 특히 CEO들 중에는 소문난 멋쟁이들이 많다. 그렇다면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일도 인생도 멋지게 꾸려가는 이 시대 최고 멋쟁이로 소문난 CEO들은 과연 어떤 패션 스타일을 선호할까.
장백지 객원기자
클래식하고 은은한 멋스러움 - (주)마리오 홍성열 회장
(주)마리오의 홍성열 회장은 국내 대표 니트 브랜드인 ‘까르뜨(옛 까르뜨니트)’를 만든 주인공답게 특별히 멋을 부리지 않은 듯하면서도 은은한 멋스러움이 넘치기로 유명하다. 홍 회장은 직접 니트나 앙고라 재킷을 만들어 입을 정도로 전문가이기도 한데 옷을 입을 때는 디자인이나 색감 등 전체적으로 조화를 잘 이루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홍 회장은 특히 국내에 컬러 와이셔츠를 입는 사람이 거의 없던 20년 전부터 파스텔 톤의 컬러 셔츠를 즐겨 입은 패션 리더지만 최근에는 흰색 셔츠를 고집하고 있다. 흰색 셔츠는 깔끔하면서도 클래식한 멋이 있고 또 공식석상에서는 흰 와이셔츠를 입는 것이 예의이기 때문. 대외적인 업무가 많다 보니 평상시에도 흰 와이셔츠를 입게 된다. 클래식한 수트 차림을 즐기는 홍 회장은 남다른 디자인의 넥타이로 포인트를 살려 준다. 황금빛 노랑, 빨간색에 가까운 주홍, 형광빛이 가미된 연두 등 쉬 연출하기 힘든 넥타이도 멋지게 소화해 낸다. 국내 패션 의류업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선호하는 해외 유명 의류 브랜드가 없는 홍 회장이지만 넥타이만큼은 에르메스의 디자인을 좋아한다.
홍 회장은 아무리 멋진 옷을 고르고 또 입었다고 해도 내면의 멋이 없다면 진정한 멋이 우러나지 않음을 강조하기도 한다. 또한 멋쟁이란 단순히 옷을 잘 입는 사람이 아니라 일상 생활 전반에 걸쳐 작은 부분까지도 스타일이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인다. 패션 업체 대표다운 홍 회장의 이러한 깐깐함 탓일까. 홍 회장을 만날 때는 주변 사람들까지도 패션에 신경을 쓰게 된다.
T.O.P에 맞춘 부드러운 카리스마 - 유앤파트너즈 유순신 대표
국내 여성 헤드헌터 1호인 유앤파트너즈의 유순신 대표는 T.O.P에 맞는 옷차림을 잘 갖추기로 소문났다. 유 대표는 ‘비즈니스 하는 사람이 옷을 잘 갖춰 입는다는 것은 상대방을 그만큼 배려한다는 뜻’이라며 비즈니스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T.O.P에 맞추는 것이라고 말한다. 유 대표는 클라이언트를 만나거나 프레젠테이션 등을 할 때에는 프로페셔널한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잘 살리고 주로 남성 CEO가 많은 경영자 모임에 참석할 때는 감색, 남색 등 진한 색의 바지 정장을 즐겨 입는다. 상황에 따라 연보라, 하늘색 등 여성스러움을 살려 주는 파스텔 톤의 투피스도 입는다. 유 대표는 랄프로렌, 에스프리, 손정아 디자이너의 의상을 많이 입지만 특별히 브랜드를 따지지는 않는다.
액세사리로 패션에 포인트를 주는 것을 좋아하는 유 대표는 예전에는 코르사지를 많이 활용했지만 요즘엔 크고 화려한 귀걸이나 팔찌, 스카프 등에 더 비중을 둔다. 유 대표는 특히 여름에도 망사 부츠를 신을 만큼 독특한 패션 감각이 돋보인다. 바지 정장을 입을 때 스타킹을 신은 발목 부위가 드러나는 것이 왠지 꺼려져 계절을 가리지 않고 부츠를 즐겨 신는다고 한다. 항시 새로운 느낌을 좋아하는 유 대표는 헤어스타일에도 수시로 변화를 주며 여성만의 특권을 적극적으로 누린다고 한다.
업무상 CEO들을 만나는 일이 잦은 유 대표는 성공한 기업의 CEO들을 보면 대개 나이보다 젊어 보이고 패셔너블하다며 패션도 자기 관리의 일종이라 강조한다.
단정함 속에 빛나는 포인트- (주)로만손 김기석 사장
21세기 직장인들은 자신이 한 가지 상품이라는 (주)로만손의 김기석 사장은 특히 CEO의 패션은 그 회사의 이미지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센스 있고 패션 감각 있는 CEO가 회사의 이미지도 더 당당하고 멋지게 만드는 것이라 믿는 김 사장은 세련되면서도 품위 있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주로 폴스미스와 보스에서 맞춘 푸른색 계열 수트를 즐겨 입는데 푸른색이 신뢰감을 주기 때문. 셔츠는 흰색이나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색상을 골라 입으며 각 분야의 귀빈들과 만나게 되는 공식 행사 때는 단정하게 회색이나 진남색 톤으로 의상을 맞춘다. 신뢰감 있는 단정함을 추구하는 김 사장이지만 회사 워크숍이나 파티 때는 화려한 넥타이로 밝은 느낌을 살리고 따뜻한 색감의 캐주얼로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려 노력한다.
김 사장은 특히 패션 포인트로 행거 칩을 자주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공식석상에서는 흰색 행거 칩을, 파티 때는 화사한 하늘색, 핑크색, 연두색 등 넥타이의 색깔과 비슷한 행거 칩을 한다.
남성 패션에서 액세서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 사장은 남성 패션의 완성은 시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사 브랜드인 트로피시 시계를 즐겨 찬다. 김 사장은 트로피시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데 세계 어떤 명품과 비교해도 자신 있는 ‘로만손 시계 기술의 완성’이라며 멋지고 세련된 것은 물론 젊어 보이는 효과까지 있다고 귀띔한다.
단정하면서도 편안한 스타일 - 듀오백코리아(주) 정관영 대표
‘당신의 편안함이 우리의 행복이다’라는 듀오백코리아의 철학처럼 정관영 대표는 단정하면서도 편안한 옷차림을 선호한다. 편안함이야말로 열정과 창의력을 이끌어 내는 힘이 된다고 믿기 때문. 그래서 한때는 정장을 거의 입지 않을 정도로 캐주얼한 차림을 즐기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 대표로서 대외적인 업무가 많다 보니 개인의 취향이 강조된 의상은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요즘은 세미 정장류를 즐겨 입고 있다. 정 대표는 외국 기업을 보면 개인과 공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스타일리시한 CEO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자신의 취향보다는 회사 이미지를 위해 옷을 입어야 한다고 여긴다. 이제는 그것이 ‘의무’라고 생각할 정도. 정 대표는 (마음만큼은) 자유주의자지만 ‘자신만의 취향’은 은퇴 후에나 즐길 예정이라며 패션 스타일도 CEO로서 신뢰감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한다. 대외적인 업무를 볼 때는 클래식한 검은 수트에서부터 짙은 갈색 수트까지 주로 무게감이 있는 색상을 선택하고 그 밖에 평상시에는 푸른색이 가미된 셔츠를 즐겨 입는다. 엘지패션의 닥스, 마에스트로 등을 선호하고 보그너 골프웨어도 자주 입는다.
정 대표는 별다른 패션 액세서리를 하지 않는 대신 안경으로 포인트를 준다. 세련된 이미지를 주고 싶을 때, 격식을 갖추어야 할 때 등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안경을 바꿔 낀다.
출처-기업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