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면] 저희 집은 90년대 중반에 지어진 연식 있는 복도식 아파트예요. 임장을 다니면서 보니 그 시절의 집들은 거실이 작고, 안방이 더 큰 구조가 많더라구요! 요즘 신축들과는 많이 다르죠? 하지만 다행히도 이 점이 제게는 큰 마이너스 요인이 아니었어요. 저는 예전부터 거실보다는 침실에 TV를 두는 것을 선호했고, 또 이 집에서는 거실 전체를 다이닝룸으로 활용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느낀 구축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애매한 수납공간이 많았다는 점이에요. 위 도면에서 주방에 닿아 있는 작은 창고라든지, 침실2 한 켠의 반침장이 그러합니다. 이런 공간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거듭 고민한 끝에 효율적인 결과물로 탈바꿈시킬 수 있었어요. 좁은 거실을 보완하기 위하여 거실 발코니는 확장을 결정했고 침실 쪽 발코니만 세탁실 용도로 살려 두었습니다. 저희 집에 특이사항이 있다면 확장한 거실과 침실 쪽 발코니 사이에 문을 달지 않고, 가벽을 세워 확장부위를 아예 막아버렸다는 점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더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 현관 / 주방 ] before 먼저, 공사 전 현관과 주방 쪽의 모습을 보여드리며 집들이를 시작해 볼게요.
참 낡고 체리 체리하죠? 외관이야 쉽게 하얗게 만들 수 있다 하더라도 주방의 면적만큼은 공사밖에 답이 없더라구요. 게다가 요리가 취미라서 식단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운영하고 있는 저에게는 기존의 주방이 한없이 작게 느껴졌답니다. 조리공간을 더 널찍하게 확보하고 싶어서 주방은 올 수리를 통해 확 키우기로 결정했어요. 또한, 냉장고가 주방과 거실의 가운데에 놓여져 공간의 맥을 끊는 느낌이 싫어서, 냉장고는 최대한 구석으로 보내 버리기로 작정했어요. 그리고 호기심 많은 저희 집 세 마리 고양이의 안전을 위해 중문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after
작지만 요즘 화이트 인테리어의 필수 요소는 다 담겨있는 현관입니다. 신발장은 하부를 띄우고 간접조명을 달아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중간엔 우드 포인트 오픈장을 넣어 디퓨저와 향수 등을 올려 두었어요. 아무래도 소형 아파트이다 보니 중문 때문에 더 좁아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방감을 주고자 투명한 유리 중문으로 선택했고, 집 안에서 신발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이는 걸 막기 위해 중문 하부에는 고시를 넣어 주었습니다!
중문으로 들어오면 바로 오른쪽에 제 최애 공간인 주방이 있어요.
화이트, 그린, 우드가 저희 집 인테리어의 주요 톤인 만큼 주방도 통일감 있게 스타일링하였어요. 많은 분들처럼 저 역시 상부장 없는 주방에 대한 로망이 있었지만, 20평 초반의 소형 아파트는 예쁨보단 수납이 우선시되어야 했어요. 상부장을 설치하는 대신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는 오픈장을 달았습니다. 오브제 냉장고는 주방과 거실 사이가 아닌, 주방 구석에 살포시 주차해 두었어요. 바로 옆의 작은 창은 복도와 맞닿아 있기에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깔끔한 화이트 천을 맞추어 가려 주었습니다.
조리도구를 걸어두는 봉은 따로 설치하지 않고 우드 후크를 부착하여 수세미 등을 걸어 놓았는데, 아직까지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서 이대로 유지할 것 같아요! 오히려 자잘한 변화를 자주 줄 수 있어 더 자유롭기도 합니다 :) 오픈장의 센터를 맡고 있는 디시디아는 주기적으로 광합성도 시켜주고 물도 충분히 주면서 애지중지 기르고 있어요.
조리공간의 맞은편엔 작은 원목 선반을 걸어 두었어요. 역시 제가 좋아하는 레시피 북이나 오브제들을 두어 좋아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요. 키친타월이나 필요한 물건들을 걸어두기에도 좋아서 예쁨과 실용성을 다 잡은 선반이에요. 아래쪽에는 키가 작은 저의 디딤대가 되어 줄 스툴을 두었답니다.
식기세척기는 조그맣게 아일랜드를 제작하여 설치했어요. 인덕션 바로 아래, 화이트 가림막 천 안쪽에는 전자레인지가 있어 요리 동선이 아주 효율적이에요! 다만 주방 서랍같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주방보다 깊이가 살짝 얕은 편이라 딱 맞는 수저 정리함이 없어서, 낱개로 된 수저통을 구매해 주방용품을 정리해 두고 있어요. |
작은 집의 생명은 뭐다? 첫째도, 둘째도 수납! 아일랜드 하부가 죽은 공간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어요. 거실 쪽에서 열리는 수납장으로 제작하여 에어프라이어와 압력밥솥 등 사이즈가 큰 주방가전을 보관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 거실 ] before
안 그래도 작은데 베란다 때문에 더 작아 보였던 거실은 확장공사를 진행했어요. 아직 공사 전 모습이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만큼은 너무 예뻐 보이더라구요- 바로 여기서 영감을 받아 저희 집 컨셉을 화이트 베이스에 그린 포인트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after
아담하지만 다이닝룸으로 쓰기엔 충분한 저희 집 '다이닝 거실'이에요! 정남향이라 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어서 아기 올리브나무 '올리'와 율마나무 '율리'가 자라기에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이죠.
수납력이 좋으면서도 예쁜 장식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의집에서 인기가 많은 가구가 저희 집에도 제격이겠더라고요! 좋아하는 그림과 엽서, 오브제를 올려두어 스타일링했고, 신혼 느낌으로 웨딩 사진도 장식해 두었어요.
거실장 안쪽에는 건전지와 케이블 등을 수납해 둔 미니 서랍을 비롯하여 홈트 용품 등 자잘한 것들을 차곡차곡 정리해 두었어요.
거실장 맞은편에도 장식장이 하나 더 있는데, 요 녀석은 사실 고양이 화장실이에요!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 가구의 오른쪽 면에 출입구가 있어 고양이들이 드나들며 잘 쓰고 있답니다. 위쪽 선반 공간은 제가 오브제와 스피커, 커피 머신을 두어 미니 홈카페로 활용하고 있고요.
이 장식장이 놓인 곳은 원래 발코니가 있던 것을 확장한 공간으로, 장식장 뒤쪽 벽은 침실에 닿아 있는 발코니예요. 이 벽면에 문을 설치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었어요! 보통은 터닝 도어를 많이 설치하시니까요. 하지만 저희는 인테리어 소장님의 권유로 과감하게 문을 없애고 가벽을 세워 확장 부위와 발코니를 차단해 버렸답니다. 덕분에 이렇게 작은 거실도 알차게 가구를 배치할 수 있었어요. (현재 발코니는 침실을 통해서만 출입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어요!)
밤에는 거실장에 미니빔을 두어 음악을 틀거나 영화를 보기도 해요! 손님들과 와인을 마실 때도 예쁜 영상을 틀어 드리면 카페 같다고 좋아하시더라고요 :) [창고] before
after |
침실로 넘어가기 전에 인테리어 전에는 애물단지였던 창고를 살짝 보여드릴게요. 깊이는 깊고, 선반은 두 개뿐이라서 정말 비효율적이었던 이 공간. 심지어 내력벽으로 만들어져 철거가 불가능한 녀석이라 정말 고민이 많았는데요- 인테리어 소장님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상단에는 선반을 촘촘하게 설치하여 미니 팬트리로 활용하고, 하단은 고양이 화장실로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지금은 온갖 잡동사니와 고양이 화장실을 깔끔하게 숨겨주는 효자 공간으로 대변신 했답니다! 아치모양의 입구로 고양이들이 들락날락하는 모습도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집이라면, 손이 잘 닿지 않는 하부 공간들은 동물 친구들에게 내어 주시는 것도 좋은 팁이 될 것 같아요! [ 침실 ] before
구축의 특징대로, 거실보다 더 널찍하게 빠진 침실이에요. 언뜻 보기에 구조적으로는 크게 손댈 게 없는 곳 같아 보이지만 저희는 발코니를 확장하면서 거실 쪽에 출입하는 문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사정이 달랐습니다. 안방을 통해 발코니로 출입하기 위해 단차를 낮추는 공사가 필요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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