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편하게 머리는 깨우는 ‘용안육(龍眼肉)’
어릴 적 필자에게 용안육은 과자를 대신하는 간식이었다.
한약업사셨던 선친 몰래 약장에서 꺼내먹는 용안육은
그 어떤 사탕보다 감미롭고 은은함이 있었다.
지금 알고 보니 몰래 꺼내 먹던 용안육이 학업에도 도움이 됐으리라.
용안육은 지혜롭고 총명하게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용안육은 무환자(無患子) 나무의 열매다. ‘무환(無患)’이란 이름은
용안이 열리는 무환자 나무를 집안에 두면 환자가 생기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졌다.
여기서 환(患)은 병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우환(憂患)을 의미하기도 해서
귀신을 쫓고 걱정이 없어진다는 의미도 있다.
무환자 나무는 인도가 원산지로 인도에서는 열매인
용안육을 이용해 비누를 대용했다고 한다.
용안육은 물에 젖으면 거품이 많이 나기 때문이다. 이에 비누를 뜻하는 ‘soap’을 붙여
영어로 soapberry라고 부른다.
아마도 용안육 비누로 몸을 씻으면서 무환(無患)을 바랐을 것이다.
용안육은 맛이 달고 기운은 평(平)하고 독이 없다. <동의보감>에는
‘용의 눈처럼 생겨서 용안(龍眼)이라고 이름하였다’라고 했다.
용안 열매가 둥근 것을 용의 눈에 빗댄 것이다.
용안 열매의 과육은 약으로 사용하고 안에 있는 단단한 씨는
불가에서 염주를 만드는 데 이용된다.
용안육은 무엇보다 단맛이 가장 강한 약재 중 하나다.
건대추보다도 달고 맛있다. 이에 쓴맛이 나는 한약을 먹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일부러 처방하기도 한다. <승정원일기-영조편>에는 ‘용안육으로
다식을 만들어 수시로 드시면 맛도 좋고 병에도 이롭다’는 내용도 나온다.
용안육은 이처럼 왕실의 진상품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연산군>을 보면 중국으로 가는
사신 편에 ‘용안육과 여지(荔枝, 리치)를 많이 사가지고 오게 하라’는
전교를 내리기도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본초강목>에 보면 ‘한(漢)나라 때
남해 지역에서 늘 진상하여 백성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
임무현의 수령인 당강이 상소를 올려 그 상황을 아뢰자, 후한의 화제는
그 말에 감동하여 진상을 중지하라는 조칙을 내렸다’고 한다.
과거 중국에서도 용안육은 귀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용안육은 총명하게 하고 치매를 예방한다. <본초강목>에는 ‘오래 복용하면
혼(魂)을 튼튼하게 하고 총명(聰明)하게 하며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게 하며
신명(神明)을 통하게 한다’고 했다.
이러한 점에서 용안육을 지혜로움을 더한다고 해서 ‘익지(益智)’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총명이란 단어는 잘 듣고[聰] 잘 본다[明]는 의미로 귀와 눈이 밝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용안육이 인지능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용안육은 마음을 편하게 하고 건망증에 좋다. <의감중마>에는
‘용안육은 지혜롭게 하며 건망증과 심장이 두근거림을 치료하며
총명하고 기억력을 좋게 한다’고 했다.
용안육은 근심과 걱정이 많고 불안, 초조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처방인 귀비탕(歸脾湯)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약재다.
따라서 귀비탕은 중년 여성들의 건망증이나 수험생들의 보약으로도 많이 처방된다.
용안육은 인지능력을 강화해 치매와 건망증에 좋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
불안·초조감 등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단 당도가 높아서 당뇨환자들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용안육은 오장(五臟)의 사기(邪氣)를 제거한다.
<동의보감>에는 ‘오장의 사기를 주관한다’고 했다. <의학입문>에는
‘용안육의 기운은 비장으로 되돌아가서 심장을 안정시키고 신지(神智)를 키운다.
따라서 오장의 허사(虛邪)가 이를 따라서 안정되는 것이다’고 했다.
용안육은 그 자체로 해독능력이 있다기보다는 긴장도를 낮추기 때문에
교감신경을 억제하고 반대로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내부 장기의
해독능력을 키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용안육은 식사량을 줄여준다. <신농본초경>에는 용안육의 효능으로
‘안지염식(安志厭食)’이라는 문구가 기록돼 있는데 이는 ‘의지를 편하게 하고
식사를 물린다’로 해석할 수 있다.
간혹 일부 해석에 염식(厭食)을 ‘식사를 물리지 않게 한다’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그보다는 ‘음식을 탐하지 않게 한다’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용안육은 단맛이 강해 많이 먹으면 식욕중추를 억제하기 때문에
식욕이 줄어들게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용안육은 그 자체로 씹어 먹어도 좋다. <의휘>에는 용안육을 씹어 먹는 법이 나온다.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말린 용안육은 곱게 되도록 씹어 고처럼 되면
계속해서 입속의 침을 마치 몹시 단단한 물체를 삼키듯 용안육 진액과 함께 꿀꺽꿀꺽 삼킨다.
여러 개를 반복해서 씹어 먹는다.
이렇게 하면 기가 고르게 되고 마음이 안정된다’고 했다.
이 방법은 용안육 자체의 효능과 함께 오랫동안 씹음으로써 침의 분비량을 늘려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된다.
용안육은 술로도 담가 먹는다. <의본>에는 수명을 연장한다는
연수주(延壽酒)가 나오는데 ‘좋은 상품의 소주 한 항아리에
용안육 1근, 계수나무꽃 4냥, 백당(당시 설탕) 8냥을 넣고 단단히 봉하여
해를 묵히는데 오래 묵힐수록 좋으니 그 맛은 맑고 좋으며 향은 달콤하다.
매회 적당량을 취하지 않을 정도로 마시면 정신을 안정시키고 지혜를 바로잡으며
마음을 편케 하고 안색을 좋게 하며 입안을 향기롭게 하며 질병을 없애고
수명을 연장시킨다’고 했다. 실제로 만들어본다면 약주용 소주(30도)
1리터에 말린 용안육만 200그램 정도 넣고 최소 1달 이상 우려 마시면 된다.
마시는 양은 취침 전 소주잔 한잔 정도면 적당하겠다.
당뇨병환자는 용안육을 주의해야 한다. 용안육의 당분은
포도당(glucose)과 자당(sucrose)으로 이뤄져 있는데 당도는
81브릭스(Brix)로 매우 높다. 포도당이 100브릭스, 건조된 곶감은
56브릭스, 건대추는 30브릭스 정도니 용안육의 단맛 정도를 가늠할 만하다.
따라서 용안육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혈당이 상승할 수 있다.
복합당이라 할지라도 당뇨병환자라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본경속소>에는 의미심장한 내용이 나온다. ‘용안육은 (과실인데도)
약석(藥石)처럼 논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반드시 신중히 거처하고 적절하게 음식을 섭취해야 일상생활이
편벽하지 않고 폐단도 없어서 생기가 발랄해지며 손상을 받지 않는다.
고인들은 질병의 예방을 중시하였다. 그래서 주나라 관직에서도
식의(食醫)를 질의(疾醫)나 탕의(瘍醫)보다 높이 평가하였다’고 했다.
용안육은 과거 식의의 주된 치료용 식품으로도 사용된 것이다.
전설 속의 동물인 용의 눈을 닮았다는 용안(龍眼),
적절하게 즐겨 먹는다면 용이 될지 모른다.
어쩌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왕의 당당한 용안(龍顏)이 될지도 모른다.
용안육으로 총명하고 지혜로운 용이 돼보자.
용안육(龍眼肉)
무환자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성의 큰 키나무인 용안(Euphoria longan STEUD)의 과육.
대만과 중국 광동성, 광서성 등지에서 생산된다.
약효 성분은 수분과 포도당 수크로스와 신맛을 가지고 있다.
약의 맛은 달고 약성은 따뜻하다.
약효는 진정작용이 현저하고 달아서 신경과민으로 인한
가슴두근 증상·불안·초조와 공포·놀람증·우울증을 해소시키는 데 좋은 명약이다.
특히 신경쇠약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가슴이 뛰면서 초조해지는 증상을 해소시킨다.
만약 수험생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복용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진정작용과 집중력과 사고력을 향상시키고 건망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정신력을 지나치게 소모하거나 정신 집중이 안 되는 사람에게도 유용하게 쓰인다.
특히 몸이 쇠약하여 어지러우면서 빈혈 증상이 있고 음식을 기피하는 증상에 쓰인다.
또 정신불안증으로 식은땀을 흘리고 기억력이 감퇴되는 증상에 오래 복용하면
소화작용도 원활해지면서 총명하게 된다.
의지박약자에게는 의지력을 강화시키고 정신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정신적인 영적 활동력을 크게 증가시키는 효력을 나타낸다.
그리고 소화기가 약하여 일어나는 설사와 기운이 없거나 혈허(血虛)한 환자에게도
탁월한 반응을 보이며, 부인이 산후에 부종이 있을 때도 효력이 있다.
이 식물의 잎은 유행성 감기치료제로 쓰이고 과실의 껍질은 심장기능이 허약해서
나타나는 어지럼증에 활용되며, 씨도 외과적인 출혈과 임파선염에 이용되고 있다.
용안육의 1회 용량은 4∼20g이며, 금기 증상으로는 위장에 열이 있으면서
담화(痰火)가 있거나, 감기로 폐에 열이 있을 때는 복용을 피한다.
옮겨온 글-
용안육(龍眼肉)
(무환자나무과 용안나무의 假種皮, 溫, 甘 : 補血藥)
1. 고전효능
補益心脾, 養血安神하여 治 氣血不足, 心悸怔忡, 健忘失眠, 血虛萎黃,
대조와 병용하면 신경성 心悸亢進症을 治
2. 생리활성(약리)작용
진정(불안완화)작용, 진통작용, 건위작용, 자양작용, 항산화작용
3. 복용량 : 6g±3g
용안육(龍眼肉)
여지핵(荔枝核)
첫댓글 홍콩 야시장에서 사 먹었던 열매인데,,
효능이 좋은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