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조락의 계절이라고 했다.
그랬다.
단풍이 들기도 전 하룻밤 서리에 말라버린 뭇 잎들에서,
밤새 간간이 세찬 바람이 불던 날 아침
잎이 떨어져 내리고 가지만 남아 휑한
허허로운 창밖 풍경의 비장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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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대전리 은행나무를 보러 갔다.
그 일주일 전에 갔을 때는 잎이 푸르렀기에 지금쯤 노랗게 되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며칠 어디를 갔다 온 사이에 잎이 다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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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아쉬움에 빠져들면서 골격을 다 드러내고 있는 나무를 바라본다.
서로 뒤엉켜 뻗어 올라간 줄기와 울퉁불퉁 솟아난 유주(乳柱)에서
세월과 연륜, 그리고 수나무의 강인함이 느껴진다
은행나무 옆에서 감말랭이를 널고 있던 할머니께서
아쉬워 하는 마음을 알았는지 내년 오월이 되면 다시 피어난다고 하신다.
땅에는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황금빛 잎들
누구라도 마지막을 저렇게 장엄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