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1140 --- 무명독자에게서 온 문자
저는 대전 서구 정림동에 삽니다. 어쩌다 박종국제7수필집 ‘억새의 노래’를 읽고서 감성과 서정으로 현장을 안 가도 생생하게 펼칠 수 있어서 감명 깊었습니다. 특히 읽기 편한 책이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수필 기대합니다. <정림동> --- 2024. 02. 13. 화요일 08 : 41
<회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새해에 건강하시고 좋은 일 많으셔요. --- 09 : 08
<추신> 책 한 권으로 40개 산과 들을 다녀온 듯합니다. 이런 작가님이 계셨네요. 항상 건강하셔요. --- 09 : 17
생면부지의 독자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하면서 나름대로 낯섦을 떨쳐내고 친근감이 생겨났나 보다. 스스럼없이 문자를 보냈다. 비록 글은 짤막하지만 훑어보면 가식 없는 순수함이 묻어난다. 새해 벽두에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글로 그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었다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그것도 요즘 작품이 아닌 이미 10년을 훌쩍 지나간 2013년 05월 24일에 발간된 수필집이다. 그래도 다시 그때를 떠올릴 기회를 만들어주어 고마운 일이다. 이처럼 글은 전혀 모르는 사이라도 언제든 마음이 통할 수 있음을 새삼스럽게 느끼며 짧은 글 한 편이라도 정성이 깃들어야 함을 가슴에 새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였다. 그만큼 세월이 많이 흘러갔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한 번 써서 책으로 발간된 글은 변하지 않는다. 사실 자연도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으며 그중에 산이나 억새도 마찬가지로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진저리치는 무더위에 열대야로 시달리며 지루한 여름을 가까스로 보내고 찬바람이 불며 가을에 접어들면 자연스럽게 지난날은 툭툭 털고 단풍에 관심이 쏠린다. ‘억새의 노래’는 그 무렵 단풍보다는 산자락 능선을 하얗게 수놓고 출렁거리는 유명 억새밭을 찾아 수년간 전국을 누비며 현장을 담았던 이야기다. 무명독자가 보낸 문자로 지난날을 반추할 수 있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