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재준아? 오늘 하루는 어땠어? 잘 지냈어? 나는 오늘 아침에 일찍 눈이 떠져서 수영하러 다녀오는데 비가 참 많이 내리더라. 꼭 팬콘 전날처럼. 그 때도 아침에 일찍 눈이 떠져서 수영 다녀왔거든. 그래서 참 그날의 기억이 많이 났어. 전날부터 설레고 당일은 너무 꿈같은 하루였으니까.
꿈에서 깨서 그런지 이번주는 나한테 너무 힘든 한주였어. 팬콘전엔 온 세상이 나한테 이재준 하라고 온갖 행운이 다 찾아왔는데 와 그때 운을 다 끌어다 쓴건지 갑자기 너무 너무 바빠져서 밥 먹을 시간도 없어서 강제 단식에 재준이 라방도 실시간으로 한번도 못봤네 ㅠㅠ 그래도 일 끝나고 녹음 된걸로라도 재준이 충전해서 너무 좋았어. 이틀은 일하느라 재준이 라방 실시간으로 못달렸는데 어제는 쓰러져 자느라 또 못봤네 ㅠㅠ 오늘 봤는데 담담하게 발레 소식 전하는 재준이가 좀 마음 아팠어. 사실 tmi 라 여태 공편 쓰면서 한번도 말한 적 없는데 나도 얼마전에 너무나도 사랑하던 우리 애를 보냈어.
원래는 친구 남동생이 여친한테 선물로 받은 강아진데 새로운 여친이 생기면서 뒷전이 된 아이를 내 친구가 거뒀거든. 내가 이 친구랑 같이 살게 되면서 이 아이가 너무나도 소중한 가족이 되었어. 10년 넘게 함께 살았고 아무런 조건 없이 날 반겨주고 사랑해주던 아이라 나에게 너무나도 큰 힘이 되고 소중한 아이였어.
이 아이도 나이가 드니 많이 아파서 3년 넘는 시간동안 보낼 준비를 차근히 잘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아파서 앙앙 우는 애를 보니까 또 그게 아니더라고. 18살이라고 하면 다들 장수했다고 잘 보내주라 하는데 가족입장에선 더 더 오래 건강하게 살아줬으면 싶더라고. 마지막에 많이 아파서 우는 아이 보는게 참 힘든데 또 잠든 모습 보면 그렇게 애기같고 예쁠 수가 없더라. 누군가에겐 나이들고 볼품 없어 보일 수도 있는데 진짜 나한텐 이 아이가 너무 너무 예쁜거야. 이 아이를 보낼 준비를 하는게 정말 너무 힘들었는데 그 시기에 재준이를 알게 되고 사실 재준이를 나의 도피처로 삼았던거 같아.
시작은 그랬지만 진짜 재준이가 나에게 큰 힘이 되었고 아이를 보내는 슬픔이 나의 심장이 도려내지는 듯 아팠지만 애써 웃으며 울며 농담도 하며 우리애를 보낸 아픔을 잘 이겨내고 있어.
장례치르고 새벽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재준이가 라방을 와줬던 기억이 있어. 그 때도 재준이와 티에이엔의 노래가 정말 큰 힘이 됐어. 고마워.
전에 낮에 재준이 라방 왔던 주말에 절에 다녀오는 길인데 티에이엔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왔다고 얘기한걸 재준이가 읽어준 적이 있어. 그 때가 우리애 보낸 주 주말이었는데 좋은 곳 가라고 평소에 우리 애 데리고 자주 가던 절에 다녀오는 길이었어. 간 김에 티에이엔 기도도 함께 드리고 왔지. 다다음주가 우리애 49제라 다음주 주말엔 또 그 절에 우리애 진짜 마지막으로 좋은 곳에서 누나들 생각하지 말고 누나들 갈 때까지 이젠 건강하게 맘껐뛰놀며 잘 지내라는 인사하러 갈 예정인데 우리 하루한테 거기서 발레랑 만나면 함께 재미있게 잘 지내라고 인사해야겠다.
어휴 편지쓰다가 우리애 생각나서 펑펑 울었네ㅎㅎㅎ
재준이도 발레 잘 보내주고 와. 애들은 천사라서 우리가 갈 때까지 잘 지내다가 마중나와 줄거야.
새벽이라 그런지 너무 감상적이 되었네. 어쨌든!!!! 내가 사랑하는 재준이가 항상 행복하고 웃는 일만 가득하길 바래. 언제나 고마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