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cafe-editor-text">집으로 가는 길에서<br />/김진원<br /><br /><br />태능 담터고개를 넘어오자<br />경직과 함께 무섭게 덤프트럭이 질주합니다<br />시간 안에 닿지 않으면 벌이가 되지 안된다던 친구 얼굴이 떠올라 응원하며 차선을 열어 줍니다<br />아무리 달려도 살기 힘들다던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둘도 없는 고향 친구 생각에<br />바쁜 트럭에게 언제나 길을 양보해 줍니다<br /><br />공릉동에 이르러서 느닷없이 끼어드는 택시에 깜짝 놀라지만, <br />저리 달려도 하루하루 가 힘들다던<br />택시영업하는 친척이 생각나 멀찍이 거리를 내어 줍니다<br />사납금에 쫓기는 택시기사들의 고된 형편을 익히 알기에 무조건 택시에겐 길을 터줍니다<br />택시를 하는 매형이 생각나서입니다<br /><br />육사 입구에 이르렀을 때<br />완전무장을 한 군인들이 일열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br />아들을 군대에 보낸 친구가 생각났는데<br />전에 없던 군인들에 대한 염려로 가득 차 있음을 보았습니다<br />내 가족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지요<br /><br />우리는 생각하게 됩니다<br /><br />지하철이 파업을 하면 언론에선 비난부터 하지만, 지하철에 근무하는 친구를 만나면<br />그들의 아픔이 충분히 납득되어 불편해도 그들을 옹호해 줍니다<br /><br />장애로 힘겨운 가족이 있는 분들은 비슷한 처지의 가족을 볼 때, 내 가족 같은 마음으로 함께 아파하는 유일한 분들입니다<br /><br />우리 가족 중에 암투병 중인 이가 있다면<br />병원의 'ㅂ'자만 나와도 식구들 가슴이 미어질 것입니다<br /><br />구제역으로 전국이 고통당할 때 시골 고향집이 소를 키운다면, 우리 중 그 누구도 강건너 불보듯 TV를 보며 혀만 끌끌 차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br />정녕 가족이라면 말입니다<br /><br />세상의 수많은 억울한 사람, 사고와 질병의 고통 속에 사는 사람들, 각양 문제로 가슴치며 잠 못이루고 아파하는 이들...<br />이들 모두가 우리의 가족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br />...<br /><br />그렇게 말입니다<br />만일, 온 세상 사람이 내 가족이라면 어찌 될까요?<br />만일, 온 세상 사람이 내 가족으로 보인다면 당신은 어찌 될까요?<br /><br />우리 공동체들이 어느날 한 가족임을 절감하는 불같은 인식이 불의 혀처럼 하늘에서 임한다면<br />우리 공동체는 얼마나 따뜻한 사랑의 공동체가 될까요?<br />그런 날이 오면 우리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br />상상만해도 설레이고 가슴이 울먹해집니다<br />사랑을 마음에 가득 채울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 되겠습니까<br /><br />지독히 이기적인 내가 남을 내 가족으로 보게 되는 감격의 날<br />남의 아픔을 내 가족의 아픔으로 고스란히 느끼는 날<br />다함께 사랑 가득한 가족 공동체로 회복되는 날이 왔으면 하는 소망입니다.</p><p><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1Jqes/1af409a13cd925a134669fde5f2ffc884ae9e7a4' class="txc-image"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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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예전에 시인의 뜨락에 올린 글을 여기에 데리고 오셨군요!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오래전에 쓴 글입니다. 15년전 쯤 쓴 글로 기억 하는데요.~
그때 소중하게 여겼던 그런 정신이 지금까지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네..
살짝이 모셔왔습니다
사향에 올려야할 글을 찾다가
오래전 글.한 편
모셔왔습니다
오래전 글을 읽다보면
추억도 새롭고요
색다른 맛도 있지요
더운날씨에 강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