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들, 바다, 모든 것이 푸릇해지는 6월은 나무 그늘에 앉아 있기만 해도 좋은 계절이다. 이 계절만큼 캠핑하기 좋은 때도 없다. 적당히 포근하고 밤에는 쌀쌀해 모닥불의 온기가 덥지 않고 모기나 날벌레가 많지도 않다. 작년에 고이 넣어둔 캠핑 장비들을 챙겨 쉼표를 찾으러 나가보자.
푸른 숲으로
초록은 바라만 봐도 모든 게 편안해진다. 얇은 텐트 천을 사이에 두고 나의 숨소리와 나무의 숨소리가 하나 되는 곳에서 피톤치드를 깊이 들이마시며 도시의 온갖 안 좋은 것들로 가득 차 있는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보자.
울진 통고산 자연휴양림
태백산맥의 명승지인 불영계곡의 상류, 깊은 산중에 자리한 휴양림이다. 통고산에서 발원되는 심미골 계곡의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를 온몸으로 들이마실 수 있다. 금강소나무와 향토 활엽수가 우거진 숲은 마치 깊고 깊은 산중에 와 있는 듯하다. 등산로와 자연숲 관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가벼운 삼림욕을 하기에도 좋다. 캠핑장 옆에 흐르는 계곡의 바닥과 양쪽 절벽에는 흰빛을 띠는 화강암이 펼쳐져 있고, 계곡물이 굽이치며 곳곳에 만들어내는 작은 폭포들의 장관 또한 볼 만하다. 인근에는 신라 진덕 여왕 때 의상 대사가 창건한 불영사를 비롯해 500년생 소나무와 금강송 자생지인 소광리가 있다. 좀 더 부지런하다면 통고산에 올라 동해 일출을 맞이해보는 것도 잊지 못할 캠핑의 추억이 될 것이다.
주소 경북 울진군 서면 불영계곡로 880 주변 여행지 통고산, 불영사, 성류굴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남해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숲의 기운을 가득 마실 수 있는 캠핑장은 없을까? 한려해상 국립공원 북단에 위치한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1960년대에 조림된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울창한 숲 속을 1시간 정도 걸어 올라가면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섬들이 발아래 펼쳐진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뿐 아니라 유해물질 제거, 살균 효과, 아토피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휴양림 내에는 숲 속의 집, 야영장, 산림욕장, 야외교실, 물놀이장 등의 위락 편의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어 온 가족이 캠핑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주소 경남 남해군 삼동면 금암로 658 주변 여행지 금산 보리암, 상주해수욕장, 남해군 나비생태공원
유명산 자연휴양림
산에서 하는 활동적인 것들을 좋아하는 가족이라면 유명산 자연휴양림은 어떨까. 피톤치드를 가득 마시며 휴양림 안에서 캠핑은 물론 등산, 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다. 아빠와 아들은 산악자전거를 타고 엄마와 딸은 자연식물원과 수생식물원을 둘러보는 코스를 택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2.6㎞가량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잣나무가 무성해 삼림욕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휴양림 내 캠핑 사이트는 모두 3곳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사이트별로 야영 데크가 갖춰져 있다. 휴양림 초입에 위치한 식물원은 난대식물원, 향료식물원, 암석원, 습지식물원이 꽤 큰 규모로 있어 봄이면 1백여 종의 야생화들이 캠핑족을 반긴다.
주소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유명산길 79-53 주변 여행지 청평댐, 어비계곡, 밤벌유원지, 사나사계곡
고창 선운사 야영장
이맘때의 고창은 봄다운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만큼 넓게 펼쳐진 푸른 보리가 파도처럼 출렁이고, 붉은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게다가 1967년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된 선운사 동백나무 그 명품 숲 속에 위치한 천년고찰 선운사 앞에서의 캠핑이라니, 말만 들어도 엉덩이가 들썩인다. 수령이 500년 이상 된 고목을 포함해 3천여 그루의 동백나무 사이를 거닐다 보면 도시의 일상들은 자연스레 정화된다. 선운산도립공원에서 관리하는 선운사 야영장은 사시사철 1년 내내 무료 개방이다. 샤워장이나 전기 시설은 없지만 깨끗한 물이 나오는 급수대와 깔끔한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주소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421 선운산야영장 주변 여행지 청보리밭, 고인돌 유적지, 고창 읍성
서울의 빌딩숲 옆 캠핑장
난지캠핑장 캠핑 장비가 없어도, 장비 때문에 큰맘 먹지 않아도 된다. 여럿이 모여 그릴을 빌려 바비큐 파티만 해도 도심 한가운데서 캠핑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495-81번지 한강시민공원 난지캠핑장
노을공원캠핑장 처음 그 언덕에 올랐을 땐 여기가 정말 서울이 맞나 내 눈을 의심했다. 불과 20분 전만 해도 시끄러운 도시 한가운데였는데 초록의 잔디밭을 딛고 있는 발아래 펼쳐지는 도심의 불빛과 여유로운 공기라니. 캠핑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워밍업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481-6
중랑캠핑숲 서울 내에서 가장 캠핑다운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캠핑장. 야외 스파와 물놀이장이 있고 텐트 옆에 바로 차를 댈 수 있는 데다 텐트 사이의 간격도 넓다. 나무 울타리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기에 좋다. 주소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241-20
신나는 물가로
텐트 문을 열면 출렁이는 바다가 보이고 듣기만 해도 시원한 계곡물이 콸콸 흐르는 곳으로 미리 여름을 마중하러 나가보자.
거제도 사등오토캠핑장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 거제에도 캠핑장이 있다. 다른 지역보다 모래가 많은 사등에 위치한 사등오토캠핑장은 바다를 조망하며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바다와는 3㎞ 정도 떨어져 있지만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해 보석 같은 거제의 바다가 정원처럼 펼쳐진다. 계단식으로 구성된 캠핑장의 4층엔 캠핑 트레일러가 12대 설치되어 있어 이색 캠핑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도 제격이다. 또한 캠핑장 내에 찜질방이 있어 여행의 노곤함도 풀 수 있다. 캠핑장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와 학동몽돌해변과 여차몽돌해변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거닐어보자.
주소 경남 거제시 사등면 산58 주변 여행지 학동몽돌해변, 여차몽돌해변
영월 솔밭캠프장
1급수에서 자라는 토종 물고기가 헤엄치고 5천여 평 대지에서 자라는 소나무 숲 아래에서 하는 캠핑이라니, 말만 들어도 도시의 때가 정화되는 기분이다. 영월 솔밭캠프장은 캠퍼들이 최고로 꼽는 캠핑장 가운데 하나다. 법흥계곡은 물이 얕고 유속도 빠르지 않아 아이들이 맨손으로 고기잡이와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울창한 소나무 숲은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밤에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캠핑용 프로젝터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화장실, 취사장, 샤워장 등 부대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주소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법흥1리 655 주변 여행지 법흥사, 엄둔계곡, 별마로천문대
구례 지리산 황전오토캠핑장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한 지리산의 화엄사 입구에 황전오토캠핑장이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직영으로 관리해 깨끗하고 편안하다. 무엇보다 화엄사가 20분 거리에 자리해 아침 일찍 관광객이 붐비기 전의 고즈넉한 산사를 사부작사부작 산책할 수 있다. 캠핑장 앞으로 계곡이 흘러 트레킹 후 지친 발을 시원한 물에 담그고 물장난하기에도 좋다. 화엄사 앞이라 음식점, 매점 등이 많고 구례읍이 15분 거리에 있어 전라도의 구수한 입담과 인심을 장바구니에 한가득 담아 온 가족이 요리를 해보는 것도 즐거운 추억거리가 된다. 본래 야영장으로 조성됐지만 일부 시설을 오토캠핑에 적합하게 변화시키고 연중 선착순으로 캠핑족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한다.
주소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41 주변 여행지 화엄사, 성삼재, 노고단 지리산온천
해남 땅끝오토캠핑장
무지개 언덕의 보물을 찾듯 땅끝에 가면 무언가 진귀한 것이 있을 것만 같다. 별빛 달빛이 어우러진 바닷가에서 가족들과 하는 캠핑이라면 값비싼 보석보다 더 소중한 선물이 된다. 푸른빛이 반짝이는 남해가 한눈에 보이는 해남의 땅끝오토캠핑장으로 가면 무지개 언덕의 보물을 찾을 수 있다. 텐트 안에 앉아 남해의 섬들 사이로 떠오르고 지는 해를 감상하면 별 5개의 호텔도 부럽지 않다. 캠핑장뿐 아니라 캐러밴도 있어 캠핑 장비가 없는 사람들도 땅끝에서 낭만적인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주소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1245번지 주변 여행지 두륜산 케이블카, 공룡박물관, 송호리해수욕장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조혜원 | 사진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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