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의 이해와 관리 요령
산행 후 등산복은 다음 산행을 위해 빠르게 세탁을 해 보관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등산화는 아무렇게 방치해 놓았다가 다음 산행에 그냥 신는 경우가 많다.
등산화는 산행 중 우리의 발을 보호하느라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게 된다.
산에 다녀 온 후에는 다음 산행을 위해 곧바로 등산화를 손질해 두는 습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소중한 발을 보호해 주는 등산화는 관리 여하에 따라 기능과 수명이 크게 달라진다.
진흙길이나 산길에서 장시간 신었던 등산화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밑창과 가죽이 빠르게 손상을 입게 된다.
특히, 겨울 하이킹 중 물론 복장도 중요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등산화다.
눈이 조금 내리고 쌓인 이번 심스테파노 길에서 등산화가 젖어 가고
관리가 돼 질 않아 애처로워 보이는 바우님들의 등산화를 많이 보았다
등산화를 잘 관리한다는 건 자신의 발을 잘 보호한다는 것이다.
하여, 등산화를 좀 더 아끼고 잘 관리하자는 차원에서 짧은 상식이나마 자료를 정리해 올려본다.
산행 후 우선 기본적인 손질로 등산에 묻은 흙과 오물을 제거한다.
신발 전용 솔(구두솔)에 물을 약간 묻혀 흙과 먼지를 털어낸다.
코팅된 가죽이라면 흐르는 물에 부드러운 천으로 가볍게 닦아내도 좋다.
다음은 신발 깔창을 꺼내 직사광선이 닿지 않고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천천히 말린다.
신발을 말린다고 직접 열에 닿게 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가스불이나 열풍기 등 직접적인 열은 등산화 가죽에 손상을 입히고 한번 손상된 가죽은 복구가 안된다.
깨끗이 정리된 등산화는 직사광선을 피해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천천히 말린다.
그다음은 정리한 등산화가 90% 정도 말라 가면
가죽 손질. 가죽 전용 왁스나 크림형의 가죽 강화제를 손으로 고루 펴 바른다.
천을 사용하는 것보다 손가락으로 직접 바르는 것이 좋은데 이는 체온에 의해 왁스 등이 잘 녹아 고루 발라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등산화 속을 신문지로 메운 뒤 끈을 잘 묶어 형태를 잡아준다.
오랫동안 신지 않으면 완전히 말라도 곰팡이가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곰팡이 방지약을 같이 넣어둔다.
등산화의 보관 장소는 통풍이 잘되는 그늘이 가장 좋다.
등산화 가죽의 종류
보통 등산화의 가죽은 소가죽을 사용한다.
소가죽은 풀그레인, 누벅, 스웨이드, 스프리트.,,등으로 나뉜다.
생 소가죽은 5~6mm의 두께를 가지는데, 이걸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풀그레인 이외의 가죽은 모두 껍질이라고 할 수 있는 표피를 제거한 것이고 (풀그레인은 쉽게 말해 통가죽이다)
등산화에 특히 많이 쓰이는 누벅은 소가죽의 표피를 깎아낸 것이다.
누벅은 표피를 깎아낸 만큼 방수기능이 풀그레인에 비해 떨어지고, 투습력은 좋아진다.
보통 누벅의 방수는 등산화 속에 고어텍스를 가미해 처리한다.
여기서 누벅 가죽에 왁스를 바르는 것이 좋은가? 하는 말들이 많은데,
왁스를 바르는 것이 보존성을 높이고, 방수 기능을 더하며, 나중에 창갈이가 용이하다.
(마인들 같은 경우는 왁싱을 해 놓지 않으면 본사에서 창갈이를 해 주질 않는다)
스프리트는 누벅 아랫부분인데 통기성이 매우 좋고 저렴해 경등산화에 많이 사용된다.
주요 등산화 가죽 두께
마인들 히말라야, 한바그 알라스카(독일) ㅡ 누벅 2.9mm
잠발란 토페인(이태리) ㅡ 풀그레인 2.8mm
잠발란 라싸, 로비 티벳 프로 ㅡ 누벅 2.6mm
캠프라인 히페리온(한국) ㅡ 누벅 2.4mm
아솔로 사쓸롱 ㅡ 누벅 2.2~2.4mm
캠프라인 로체 ㅡ 누벅 2.0~2.2mm
캠프라인 스톰 ㅡ 누벅 2.0mm (그 외 국산 등산화는 가죽 두께를 확인하기 어려움)
(이 자료는 참고 사항 일 뿐..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 혼동이 없 길....)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가죽 두께가 두꺼워질수록 무거워지고, 중등산화라는 말에 어울리게 된다.
잠발란은 마인들, 한바그에 비해 두꺼운 가죽을 잘 안 쓰는 경향이 있는데(비슷한 가격이면 0.2mm 더 얇다.)
그래서 마인들, 한바그에 비해 가죽이 부드럽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가죽 차이인지 마인들, 한바그가 잠발란에 비해 더 중등산화 같은 느낌이 든다.
검증된 등산화 가죽을 쓰는 국내 회사
모두들 좋은 가죽을 쓴다고 하지만,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k2와 아이더의 고가 등산화에 쓰이는 heinen 독일 가죽과 캠프라인 히페리온의 테라케어 독일 가죽이다.
(캠프라인 스톰도 어떤 가죽인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나머지는 두께조차 확인할 수 없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비슷한 가격이면 국내 제품 보다 외국 제품을 추천하고 싶다.
마인들.한바그,잠발란,로바,테크니카,캠프라인(국내) 등등 수많은 제품들이 있다.
요즘 바우길에서 유행(?)이 되어 많이들 신고 있는 호카오네는 일반 하이킹 용으로 적당 하지
눈, 비 내리는 날이나 돌과 비탈이 많은 산행 용은 아닌 것 같다 (밑 창이 너무 푹신하고 쉽게 마모가 된다)
등산 장비들은 유행에 따르지 말고 경험자들에게 질문하거나 본인이 신중하게 잘 선택해야 할 문제이다.
등산화 관리방법
아무리 좋은 배낭을 메고 좋은 장비를 패킹했다고 해도,
등산화가 맞지 않거나 문제가 생기면 더 이상의 산행은 힘들어지게 된다.
그만큼 등산화는 중요하고, 특히 가죽으로 만들어진 전문 중등산화는 꽤 고가이기도 하다.
게다가 트레킹이나 하이킹에 있어 등산화가 마주하는 길은 그리 순탄치 않다.
먼지가 날리는 산길을 걷고 냇물을 건너거나 빗길의 진흙탕 길을 지나다 보면,
어느새 쉽게 때가 타고 오염이 된다. 따라서 운행 후에는 등산화를 잘 관리해 주어야만
오랫동안 착용할 수 있고, 특히 가죽 제품은 더욱 그러하다.
[1단계 : 세척]
우선 깔창을 빼고 뒤집어서 신발 속에 들어 있던 작은 돌이나 흙 등 이물질을 제거한다.
그다음 흙과 먼지로 오염된 밑창을 비롯한 각 부분을 물로 세척한다.
집에서는 샤워기 등을 이용하면 편리하며 이때 칫솔이나 브러시 등을 이용해 털어주어도 좋다.
여유가 된다면 가급적 신발 끈을 모두 풀어낸 상태에서 세척하고
오염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간단히 브러시로 먼지만 털어주는 것도 괜찮다.
[2단계 : 왁스(wax) 및 발수(water repellent) 복원]
대체로 구매 후 초기에는 광택 및 발수(물이 스미지 않고 튕겨내는 성질) 기능이 있지만,
착용하다 보면 가죽의 질감이 나빠지고 발수 기능도 약해지게 된다.
특히 가죽은 물이나 땀에 젖었다 마르기를 반복하면서 점점 딱딱해지게 되므로,
왁스를 이용해 주기적인 영양 공급 및 발수 복원을 해주는 것이 좋다.
왁스는 대체로 비왁스(bee wax)나, 식물성 야자, 라놀린(lanoline) 등의 천연 유지를 이용하여 만든 것이 좋은데,
좋은 왁스는 바른 후에도 통기성이 있어 고어텍스 라이닝이 되어 있는 트레킹 슈즈에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가죽의 질감과 발수 기능을 복원해 주는 왁싱 작업]
왁싱을 하는 방법은 손가락으로 왁스를 회전시켜 골고루 바른 다음,
부드러운 천으로 문질러 닦아주면 된다 (군대에서 전투화에 광을 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름이 잡히거나 접히는 부분에는 좀 더 신경을 써서 충분히 발라준다.
옆면의 토우캡(toe cap)이 고무 재질이라면 왁스를 조금 발라 문질러주면 광택이 나면서 보기도 좋아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만약 등산화의 재질이 풀 그레인 가죽(full grain, 통가죽)이라면
왁싱으로 광택이 더욱 살아나고 발수 기능도 우수해지지만,
표면을 브러시 가공한 누벅(nubuck)이나 스웨이드(suede), 가죽의 경우에는
왁스를 입힐 경우 스며들면서 본연의 가죽 색상 보다 더 짙어지게 되어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왁싱 후 잘 복원된 광택과 발수 기능]
이러한 변색은 왁스를 바른 직후에 가죽이 젖게 되므로 더 짙어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조되면서 자연스러운 색상과 질감을 갖게 된다,
만약 이렇게 변색되는 것이 싫다면, 왁스 대신 스프레이 타입의 발수제를 사용하면 된다.
요즘은 누벅과 스웨이드, 스플릿(split) 가죽을 위한 전용 발수제 및
수성 케어 제품들이 별도로 출시되어 있으니, 이런 제품들을 써도 좋다.
일부 슈케어(shoe care) 제품의 경우 발수제와 함께 솔이 부착되어,
등산화에 문지르면서 세척과 발수 코팅을 동시에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세척용 스펀지와 발수제가 함께 결합된 제품
변색이 생기지 않는 누벅과 스웨이드 가죽 전용 발수 복원제
[3단계 : 건조]
왁싱과 발수 처리를 끝낸 등산화는 1~2일 동안 자연 건조를 한 다음 보관한다.
장기간 보관할 경우 신문지나 키친타월 등을 접어서 신발 안쪽 깊이 넣어주면 다음 착용 시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보관 시 휴지나 신문지를 안쪽에 넣어두면 건조에 도움이 된다
고무 재질의 토우캡(toe cap)은 왁스를 바르면 광택이 난다
*
참고로 경등산화나 스웨이드(세무) 그리고, 고어텍스 의류에 뿌리는 코팅 발수제와
누벅이나 가죽 등산화에 칠하는 왁스 몇 제품을 올려 본다
(인터넷에 많은 종류가 있으며 가격은 1만 원~2만 원 정도이다)
나는 그랑저-지 왁스를 사용하고 있다 (가격은 8천 원~1만 원 사이)
첫댓글 눈과 비로 질척거렸을 어제의 길~
타이밍 좋게 올려주신 등산화 관리법~!
감사합니다~!^^
겨울철은 등산화를 잘 선택하고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잘못된 선택과 관리로 인해 겨울 철 즐거운 하이킹이 힘들어 진다면....
겨울에 아웃도어 활동이 싫어 질 것 같습니다.
와~~
꼭 필요한 지식을 자상하게 상세히 올려주셨네요~
너무 감사합니다
우리 바우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걷자님 ^^
겨울....춥고 질척 거리는 눈과 비..이런 길에서 스패츠도 아니하고
발목이 짧은 경등산화를 신고 하이킹을 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동상 까지도 올 수 있는데.....)
제가 올리는 이런 글들이 약간의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