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적그리스도
종말에 등장할 적그리스도에 대해서 단일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고 상징으로 보거나 과거 로마제국 황제들로 해석하려는 경우가 많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그들의 모진 핍박 속에서도 변절하지 않은 것처럼 교회시대의 성도들도 이를 본받아 어떤 박해 하에서도 믿음을 지켜야 한다는 신앙생활의 교훈으로 삼는다. 사상과 같은 상징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데살로니가후서 2장 3절에 ‘저 불법의 사람’, ‘멸망의 아들’로 상징된 적그리스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 구절은 다니엘 9장 27절과 연결해 보면 ‘장차 한 왕’인 적그리스도가 등장하고, 그에 의해 ‘한 이레 동안의 언약’이 체결되면, 그 시점부터 7년 환난이 시작됨을 알 수 있다. 적그리스도는 어떤 가상의 인물이 아니다. 한 인격체를 지닌 존재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함에도 많은 이들이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레닌, 히틀러, 일왕, 김일성 등 인류에 큰 해악을 가져온 자들에 대해서는 적그리스도의 모형으로 본다. 정성욱 박사는 “역사상 수많은 적그리스도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소문자 ‘앤티크라이스트’antichrist라고 부를 수 있다면, 예수님 재림 직전에 나타날 적그리스도는 대문자 ‘디 앤티크라이스트’The Antichrist가 될 것이다. (지난날과 오늘날)모든 적그리스도 (모형)의 우두머리이자 괴수라는 뜻이다.”1) 이러함에도 종말에 적그리스도의 등장을 인정하지 않거나 모든 시대에 성도를 박해하는 세력으로 본다.
그리고 그런 자가 출현하더라도 교회에서 알아서 대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믿음 생활을 잘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낙관론인지 무책임인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역사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역사 가운데 적그리스도의 모형들과 기독교는 어떤 관계를 갖고 있었는가에 대해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히틀러Adolf Hitler,1889-1945가 1933년 집권했을 때 그를 도왔던 독일 개신교가 있었다. 나치Nazis에 자발적인 협력이 있었다. 1932년 ‘독일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운동’으로 결집한 ‘게르만기독교’의 수장이 목사이자 나치 당원이었던 요아힘 호센펠더Joachim Hossenfelder이었다.
이 총회의 첫 강령은 ‘하나님은 나를 독일인으로 창조하셨다. 독일인인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다. 하나님은 내가 독일인이기를 위하여 투쟁하는 것을 원하신다.’는 것이었다. ‘독일 기독교인들’은 민족사회주의의 인종주의와 ‘인도자’의 교리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며 독일 교회를 유대인 없는 교회로 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교회법으로 정한 ‘아리안조례’Arierpargraphen의 1장 2조에는 아리안이 아니거나 아리안 출신이 아닌 사람과 혼인한 사람은 목사가 되거나 교회 행정을 위한 종사자가 될 수 없으며, 그런 사람들은 현직에서 떠나야 한다고 되어 있다.2)
이렇게 독일 개신교내에는 게르만 기독교와 같이 사실상 나치 분파로 나치 집권으로 자신들의 구상이 실현되기를 기대했던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히틀러에게 적극적인 추종을 마다하지 않았다.
다른 국가의 일만이 아니다. 1938년 9월 9일 평양서문밖교회에서 제27회 장로교총회가 개최되었다. 이 회의에서 ‘신사참배는 일왕3)에 대한 예지 우상숭배가 아니다’며 가결하였다. 그리고 평양노회는 끝까지 신사참배를 반대하던 주기철 목사를 면직하고 제명하였다.4) 주 목사는 1944년 평양교도소에서 순교한다. 그와 같이 저항하고 신사에 무릎 꿇지 않았던 238명 가운데 30여 명도 같은 길을 따라갔다.
그러나 성도들은 물론 목사와 장로 등 교회지도자 중 96페센트가 일왕 앞에 절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1907년 평양대부흥의 주역들이 믿음이 없어서 그러한 결과를 초래했던가?
신사참배를 헌의한 평양노회는 자 노회 지역인 평양이 10년 후인 1948년 9월 9일 김일성 북한공산정권의 수도가 되었다. 10년 후인 1958년 9월 9일엔 주민색출을 통해 기독교도들을 조사하고 모든 교회를 폐쇄시켜 버렸다.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평양을 밝혔던 600여개의 십자가는 내려졌다.
한국교회 대역사의 진원지였던 장대현교회가 있던 장대재 언덕은 북한정권이 ‘만수대’로 개명했고 1972년 김일성 60회 생일을 기념하여 20m 초대형 동상을 건립했다. 2007년 김일성 주체사상은 세계 10대 종교중 하나로 발표되었고, 2016년까지 14년 역속 기독교 박해지수 1위 국가다.5) 지금도 정치범 수용소에는 많게는 10만 명으로 추정되는 성도들이 수용되어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다. 일제신사참배 우상숭배 배교의 결과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WCC제10차총회’6), ‘한국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창립총회’7) 등으로 기독교의 근본 교리가 위협받는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신사참배와 결코 무관치 않은 사건들이 연속하여 전개되고 있다.
오늘날 한국개신교 성도들의 신앙이 한국초대교회 당시보다 굳건하다고 할 수 있는가? 과연 종말의 시대 본형의 적그리스도가 등장했을 때 그를 적그리스도라고 외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영웅으로 메시아로 칭송할 것인가? 지금 적그리스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때를 알 수 있는 것이다.
脚注)
1) 정성욱, 「정성욱교수의 밝고 행복한 종말론」, (주)눈출판그룹, 2016.3.7, p.275.
2) “한국교회의 죄책 고백과 독일교회의 사례”. 김영재. 교회와목회(2005년 11월호). http://www.clsk.or.kr
3) 히로히토(裕仁,1901-1989)
4) 2016년 6월 21일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평안교회에서 개최한 제178회 평양노회(노회장조은칠목사) 제1차 임시회의에서 주기철 목사 복권·복직을 회원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어 2016년 7월 10일, 왕성교회(길요나 목사)에서 ‘주기철 목사 복권·복직 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김진하목사)’ 주관으로 주 목사의 유족들을 초청하 여 ‘주기철 목사 복권·복직 감사 및 참회 예배’를 드렸다.
5) 국제오픈도어선교회(Open Doors International) ‘2016년도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WWL·World Watch List)’ 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북한은 2016년까지 14년째 세계에서 가장 박해가 심한 국가이다(2016.1.12.).
6) 2013년 10월 30일-11월 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
7) 2014년 5월 22일
출처: 밤중소리 이재현목사
첫댓글
많은 이들을 깨우는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