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순민 (재테크전문가, 전 하나은행 PB팀장)
『30부터 준비하는 당당한 내인생』은 은퇴를 맞이하거나 준비하는 사람이 은퇴후 풍요로운 삶을 즐기기 위해서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을 쓴 우리나라 최초의 책이다. 이세상 모든 책들이 다 나올 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 책은 이미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에 꼭 필요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없어서는 안될 소금과 같은 책이다. 그럼 저자 송양민이 밝히는 현명한 은퇴작전의 내용을 맛보기로 간략히 살펴보자.
인생 이모작 시대 : 은퇴후 최소 20년 동안 살아갈 노후자금 마련은 필수
사람은 누구나 다 은퇴를 맞이한다. 갈수록 퇴직은 빨라지고 인간 수명은 늘어난다. 즉 은퇴후 살게 되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다.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6세이다. 그러나 인간게놈연구를 포함한 의학의 발달로 조만간 평균수명이 80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의 조기퇴직 바람을 볼 때 60세에 은퇴하기도 쉬워 보이지 않지만 60세에 은퇴한다고 해도 그 이후 최소 20년은 더 살게 된다. 인생 이모작(二毛作)이 필요한 것이다. 20년간의 은퇴후 삶을 풍요롭게 보내려면 취미생활, 건강 등도 중요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노후자금이 가장 중요하다.
나이들수록 돈이 필요하다
늙고 병들면 슬프다. 돈까지 없으면 더 처량해진다. 미국에서는 한사람의 평생 의료비 중 3분의 2를 사망하기 전 3년 동안에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하기에 나이들수록 돈은 자기가 쥐고 있어야 한다. 아직도 자식들에게 재산을 상속해주고 나중에 얹혀 살기를 은근히 바라는 어리석은 사람이 많다. 부부가 늙어가며 떳떳하게 살고 자식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자신이 쓸돈은 자신의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돈이 있어야 부부가 건강하게 해로할 수 있으며 혹시 짝을 잃어도 새로운 반려자를 구할 수 있다. 돈이 있어야 건강을 지키고 병들어도 대접받을 수 있고 돈이 있어야 할 일도 생기고 친구들에게 밥도 사줄 수 있다. 돈을 가지고 있어야 자식들이 함부로 얕보지 못하고 문안드리러 온다. 교양있는 당당한 늙은이가 되려면 우선 주머니가 두둑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노후자금은 얼마가 필요한가?
노후 생활비용은 얼마나 들까? 사람마다 사는 수준에 따라서 필요한 자금이 달라진다.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 없듯이 문화레저비, 경조사비, 건강검진 비용을 추가해야 한다. 대체로 절약생활을 한다면 연간 928만 원 정도로 추산되고 좀 여유있는 노후를 보내려면 연간 2,234만 원이 된다고 저자는 각종 통계치를 인용하여 추산한다. 이런 씀씀이로 은퇴 이후 20년을 산다면 노후생활 자금으로 대략 5억 원에서 7억5,000만 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것도 최근의 조기퇴직 경향과 수명연장 추세를 고려한다면 최소한의 필요자금일 것이다. 여러분들은 어떠한가. 충분한 노후자금 준비가 되었는지, 아니면 준비계획은 세웠는지 저자는 묻고 있다.
국민연금도 대책은 못된다 : 2048년이면 고갈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
노후자금으로 국민연금을 믿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과연 국민연금이 노후자금을 책임질 수 있는지를 저자는 따지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소득수준에 맞게 정해진 보험료를 40년(20년)간 성실히 내면 사회에서 은퇴했을 때 생애평균월소득의 60%(30%)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국민연금은 아무리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라 해도 최고소득을 연간 4,300만 원으로 산정하고 보험료를 받는다. 여기서 말하는 생애평균월소득이란 보험료 산출기준이되는 소득표준을 의미하는 것이며 가입자가 직장을 퇴직할 때 받는 월급수준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직장인들이 퇴직 직전에 받는 월급을 기준으로 말한다면 국민연금은 평소소득의 20∼30%정도밖에 보장받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국민연금은 최소한의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수단일 뿐이며 은퇴직전에 누리던 생활수준을 계속 유지하려면 별도의 소득원을 발굴해두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노후생활자금 5억 원, 10억 원을 모으려면 매월 얼마씩 저축해야 하나?
은퇴를 60세에 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소 노후 자금으로 필요한 5억 원을 마련하려면 지금부터 얼마를 모아야 하나? 말이 쉽지 주택을 제외하고 5억 원을 모은다는 건 샐러리맨에게 쉬운일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지출하는 교육비, 자녀결혼 비용, 내집마련 비용, 자동차 구입, 유지비 등이 엄청나고 게다가 자주 외식을 한다든지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면 더욱 돈을 모으기가 힘들다. 노후자금이 부족하면 재취업을 하는 수밖에 없는데 지금도 대기업의 퇴직연령이 50세 전후인데 향후 60세 이후에 재취업을 하려면 상당히 힘든 일이다. 따라서 노후준비자금을 하루라도 빨리 준비하는 게 현명한 대책이다.
노후자금이 모자라는 경우는 방법이 없나?
저자는 충분한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자식들에게 재산을 남겨줄 생각을 말고 다 쓰고 죽을 각오를 하라고 한다. 미국인들은 큰부자를 제외하고는 자식들에게 집을 물려주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집을 팔아서 그 돈으로 실버타운에 들어갈 자금으로 쓴다. 미국에서는 양로원 생활비가 매우 비싸 집을 판 돈이 대부분 들어가기 때문에 부모가 죽고 난 다음에 일부 남게 되는 돈만이 자식들에게 돌아간다. 우리나라의 부모들도 자녀교육에 대한 의무를 다하였다면 그 이후부터는 자녀가 스스로 살아나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합적인 재테크로 노후자금 마련
저자는 노후생활자금을 빨리 마련할 수 있는 4가지 재테크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제1원칙, 저축과 투자를 꾸준히 하라는 것이다. 제2원칙, 재정전문가로부터 투자조언을 얻어라! 제3원칙, 맞벌이를 하면 돈을 더 빨리 모은다. 제4원칙, 예금은 기본이고 주식, 부동산을 곁들여라! 이다.
저자는 노후자금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재테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지난 10년간 채권, 정기예금, 아파트, 주식투자의 수익률을 살펴보는 것도 향후 어느쪽이 유리한지에 대한 추세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해준다.
부동산투자에 성공하여 현재 9억 원의 재산을 마련한 평범한 31살의 샐러리맨 Y씨의 이야기를 통해서, 부동산에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찍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과 근검절약 그리고 용기와 인내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준다.
부동산의 미래가치를 꿰뚫는 눈을 가져야한다
또 저자는 부동산의 미래가치를 꿰뚫는 눈을 가져야한다고 말한다.
90년대 이후 부동산값이 급등한 것을 바라보면서 지나간 세월을 후회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50∼60대들은 "젊었을 때 술먹지 말고 용인땅이나 사놓을 걸……” 하고 후회한다. 40대들은 “어휴, 10년 전에 돈이 조금 있을 때 강남주공아파트나 샀더라면……”하고 가슴을 친다. 부동산 투자는 주식투자와 비교할 때 사실 별다른 투자기법이 필요하지 않는 투자이다. 그러나 적기에 적절한 투자를 하는 것과, 그냥 두손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예를들면 서울 강남 지역의 아파트는 최근 1, 2년 사이에 값이 크게 올라 일반 샐러리맨들은 저축을 해서 살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버렸다. 반대로 서울 강남에 집을 일찍 마련한 사람들은 대부분 엄청난 불로소득을 올렸다. 한마디로 말해 부동산 투자에서 성공을 하고싶은 사람들은 가치를 잘 읽어내는 눈을 가져야 한다. 지금 아파트들이 즐비한 경기도 부천은 수십년전 복숭아밭이었고, 안양 일대는 포도밭이었다.
호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투자자일수록 미래가치를 평가하는 눈을 길러야 한다. 경기도 용인의 100평짜리 마늘밭과 경상북도 의성의 100평짜리 마늘밭, 경기도 파주 교하면의 100평짜리 마늘밭은 같은 면적이지만 족보가 다르다. 앞으로 10년후 그 마늘밭의 가치는 지금의 평당가치보다 수십배, 수백배의 차이가 날 것이다. 지금도 미래의 황금 덩어리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만큼 잘 찾아보면 숨어있는 진주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주식투자가 항상 위험한 것은 아니다
한국시장은 2, 3년을 주기로 큰장이 있어 왔으며, 이러한 주기를 잘읽고 주식투자를 한 사람은 약세장에서도 상당한 수익률을 올려왔다. 쉽게 말하면 대세상승기와 대세하락기의 타이밍을 잘 읽는다면 투자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또 저자는 주식투자의 생명은 타이밍에 있으므로 들어갈 때를 잘 알아야 한다고 한다. 대세상승기를 판단하는 법으로는 주식시장에 돈이 들어올 때를 잘 읽어야 한다. 고객예탁금, 주식형수익증권, 펀드 등의 잔고를 잘 살피라는 것이다. 또 주식시장의 열기를 잘 파악하라고 조언하며 열기파악법 또한 소개하고 있다.
창업은 나를 위한 사업이다
창업으로 제2인생만들기편에서는 창업은 나를 위한 사업이며 월급쟁이와 자영업자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사업을 잘 모르는 초보자에게는 프랜차이즈에 관심을 가지는 게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프랜차이즈관련 유망 창업 아이템과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 소자본 창업가를 위한 7계명을 조언한다.
제2의 인생설계 더 이상 미루지 말자
돈이 있어도 마땅히 즐길 수 있는 일이 없다면 얼마나 괴롭겠는가? 한두 달 하고 말 것이 아닌 평생을 푹 빠질 만한 취미와 일을 찾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은퇴를 미리준비하기편에서는 노후를 대비해서 자기계발하는 것과 재교육을 받는 방법, 일하면서 봉사하는 NGO활동 그리고 예술문화재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소양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더불어 해외에서 보내는 노후생활에서는 은퇴이민 방법과 가능한 금액을 소개하고 있다.
자식의 교육문제도 다 해결한 후인 노후생활을 반드시 한국에서 보낼 필요는 없다. 주거비와 생활비가 비싼 데다 공기도 좋지 않은 한국에서 아득바득 사는 것보다 생활환경이 좋은 외국에서 사는 것도 한번 고려해볼 만하다. 1억 원 안팎으로 이민갈 수 있는 나라로 개도국과 태평양 연안국가들이 인기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몸이 건강해야 노후가 편하다편에서는 건강하게 장수하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조선일보 편집위원인 저자가 풍부한 취재경험을 토대로 제시하는 다양한 정보와 뛰어난 글솜씨로 손에 잡으면 단숨에 다 읽게 만드는 이 책은 비단 은퇴를 앞둔 사람만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은퇴하게 될 우리 모두가 꼭 한번쯤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회사일과 사업에만 매달려서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이라면 신년계획과 더불어 한번쯤은 차분히 은퇴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가져보는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