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명의 음주5
.結廬在人境(결려재인경)而無車馬喧(이무거마훤)
마을 곁에 초가를 엮고 살아도 수레끄는 소리 말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네
问君何能爾(문군하능이)心远地自偏(심원지자편)
그대여 묻노니 어찌 이것이 가능한가, 마음에서 멀어지니 사는 곳도 멀어지네
採菊東籬下(채국동리하)悠然见南山(유연견남산)
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를 꺾어들고, 물끄러미 남산을 바라보니
山气日夕佳(산기일석가)飛鳥相與還(비조상여환)
저녁 놀에 산기운이 아름답고, 새들도 무리지어 둥지로 돌아오네
此中有眞意(차중유진의)欲辨已忘言(욕변이망언)
- 이 속에 참된 인생 담겨있으니, 말하려는 것 조차 잊어버렸네.
서각시작할때 음주5와 도연명아저씨를 잘 몰랐었다. 무슨 글인지도 모르면서 파내려가는 것도, 서각이라는 것도
모를 때가 좋았다. 자유분방한 성취가 거칠게 올라오면서 문자를 모르니 손끝엔 힘이 들어가는 줄도 몰랐다.
그 속에, 그 힘 속에 보이지 않는 거시기 있는 줄 모를 때였으니까,
그 후 붓들과 전각, 서각,조각도를 미친듯이 찾아 헤매던 시절
미제 끌들, 그리고 동양3국 조각도를 사기 위해 길바닥을 헤메게 된다.
중국 당시, 송사, 원곡을 베끼기 시작하고. 갑골문부터, 정종문, 석고문, 소전체로부터
비림에서 탁본을 배우고 부터 '목마른 데이터 배낭여행은 시작된다.
칭따오에서 소동파의 적벽부를 흉내내기 위해 후황조우로. 적벽으로, 우한. 동호, 장강대교로
기차타고 3박4일 하얼빈의 빙등제까지 동북지방을 떠돌게 된다.
붓도 길바닥으로 기웃대다 베이칭 유리창을 기웃대며 욕심을 부려본다.
그 후 하이스 톱날을 사서 밀링으로 서각도를 만들고
쇠줄을 사서 전각도를 만든다.
중고시장에서 남이 쓰던 붓들과 벼루를 준비한다
이런 빌어먹는 배낭여행 덕에
서각재는 재활용더미 속에서 나무 가리지 않고, 버려진 향교의 마루바닥까지 줏어온다
전각재는 남쪽 옥광산 인근에서 이것 저것 주워오고 중국 싸구려 돌로 작업한다.
싼 화선지도 모지러 광목조각, 모시조각 있는대로 사용해 본다
작업성취가 끝난, 재활용을 재활용한 더미들은 일정시간 지나 싫증이 나면 수거해서 소각한다.
이로소 간편하게 사진으로만 남아 뽀대를 자랑하게된다.
첫댓글 고요한 밤..
소소하게 내리는 빗소리만 들리네요.
편안하고 가벼운 밤 되십시오.
무거마훤
끝의 훤자를 몰라 한자사전을 뒤져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호사스러운 단어들이 나옵니다. 이런 단어들은 퇴고시 슬그머니 자리잡았겠지요.
이 때 버려진 글들이 공간 속에서 원한이 되어 날아다닌답니다.
이걸 주워 시시비비를 따져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잘 사용되지 않는 문자들은 흔하지요.
모를때가 좋았다...
철들지 않았을 때가 좋았는데..라는 생각과 맘이 같네요..
열정을 돋우던 시절이 아련히 그립습니다..
너무 멋집니다..
요즘에는 단면도 칼과 소학교용 둥근 칼 하나로 작업합니다.
조각도 열어본 적이 없어 어디 있는 줄도 모른답니다.
옛사람들처럼 손만 있으면, 입만 있으면 됩니다.
큰 거 만들어봐야 공짜로 준대도 안가져 갑니다.
진경 산수화 꼴 난거지요.
인터넷 속에 다 있는데 뭐가 필요하죠.
예술이요. 그거 사이버예술로 옮겨갑니다.
걍 손맛만 보는 겁니다. 슬프지만
USB속에, HDD속에 수십 수백만권의 책들이, 그림들이, 음악들이
요한 세바스챤 바흐의 전곡을 오키스트라 별로 블루투스로 다 들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무협소설 수만권을 읽고, 전람회의 명화를 보면서
그것들의 평론을 읽어봅니다. 논문들과 함께, 배달음식을 먹으면서
거기다가 시도, 잡문도 키보드없이는 단 한줄도 못씁니다. 기억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