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이하여 낮에는 지난 토욜 첫공에서 나눔받은 지호 포스터(A2)를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봤습니다. (집에 이렇게 계속 걸어놓고 사는 정도의 덕후는 아닙니다... ㅎㅎㅎ 그냥 어떤가 한번 걸어보고 비닐 씌워서 창고안에 잘 모셔뒀습니다. 30년쯤 지나서 창고정리하다보면 나오겠죠...)
위 포스터에 적힌 "더 좋은 배우가 될게요."라는 배우님의 6년전 약속을 확인해보려???, 1/28(토), 2/1(수)에 이어 2/4(토) 공연에 세번째 관람을 하러 떠났습니다.
2회차 관람 때 저렴한 3층 티켓 + 싸구려 오글 조합이 너무 괜찮았다 싶어서 오늘도 3층을 예매했습니다. 대신 지난번에는 오른쪽 뒤였지만, 오늘은 왼쪽 앞쪽 좌석을 잡았습니다. 수욜 공연처럼 여성분들이 일방적으로 많은 분위기는 아니었고, 3층에는 연인들끼리 많이 온 느낌이었습니다. 다들 연애 초반인지 조금만 웃긴 장면 나와도 커플끼리 얼마나 깔깔깔깔대며 웃으시는지...ㅋㅋ
기대1) 오늘쯤은 몸개그 한번 보여주시지 않을까? (X)
일주일 사이에 똑같은 연극 세번쯤 보러가면 자신도 모르게 장난마귀가 올라오며 뭔가 자극적인걸 바라게 됩니다. 혹시 각종 드라마에서 많이 보여주셨던 몸개그 한번 보여주시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ㅋㅋ 어림도 없는 기대였습니다. 너무 완벽하게 연기를 하셨고, 실수를 할 것 같은 느낌도 주지 않으셨습니다. 굳이 지난번과 달랐던걸 꼽으면, 배 위에서 사공에게 "배나 저으시라구욧!"하는 장면에서 지난번에는 윌과 켄트가 동시에 말했는데, 오늘은 켄트 혼자 대사를 하더군요. 잠시 합이 안맞은건지 일부러 그렇게 바꾼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동시에 말하는게 딱히 더 재밌었던 것도 아니라 차이라고 느껴지지도 않을 정도였습니다.
오글로 배우님을 계속 따라가며 몸개그까지는 아니더라도 작은 실수 하나라도 캐치해보려 열심히 보았습니다. 줄리엣이 약먹고 누워있는 장면에서도 혹시 약간 꿈틀거리지는 않는지, 숨쉬느라 배나 가슴이 살짝 움직이지는 않는지 뚫어져라 쳐다봤지만, 일체 미동도 없더군요. 숨을 계속 참은건지 진짜 죽은거처럼 얼굴도 점점 창백해져 가는거 같아서, 뭐지? 그러는데, 갑자기 벌떡 일어나시는 바람에 움찔하며 놀라기도 했습니다. (오글로 현미경 보듯이 보다보면 놀라기도 합니다...) 그리고, 몇번 나오는 오열하는 장면들에서는 '진짜 우는건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기대2) 이젠 관객들의 후기에서 정소민은 너무 예뻐서 놀랐다는 감상은 좀 빠질까? (X)
여러 후기들을 보면 예쁘다는 얘기들이 대부분입니다. 공연 보셨던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예쁘다는 감상 때문에 멋진 연기에 대한 감상이 너무 적다는 것이 저에게는 불만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좀 덜 예쁘게 나와서, 상대적으로 훌륭한 연기력이 드러나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이건 뭐... 오글로 확대해서 보니 원래의 비인간적인 미모에 더해서 이젠 자연스럽게 편안한 미소까지 추가가 되니... 컥... "어우 내 심장~~~"이라는 실장님의 멘트가 주접이 아니라는... 그만하겠습니다.
기대3) 이젠 좀 공연 또 보는게 지겨워지려나? (X)
좀 지겹다싶으면 이제 그만보고, 3월말 막공이나 가볼까 했습니다. 근데 세번째 보고나도 계속 재밌습니다. 배우님의 연기를 계속 보는 것도 좋고, 이해못한 장면 및 대사들이 하나하나 이해되는 것도 신기하고,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 대해서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도 참 재밌습니다. 앞으로도 주중은 어려워도 바쁜 일이 없는 주말 공연은 계속 오게될 것 같습니다. 일주일 동안 다음 공연보러갈 때까지 스스로에게 숙제를 주고, 공연을 보며 정답을 확인하는 그런 프로세스로 다회차 관람을 계속하려 합니다. 금전적인 부담은 [3층 + 오글 + 재관람할인] 조합으로 하니까 나름 괜찮습니다. 예전같으면 Steam에서 게임 구입하는데 썼을 돈을 연극에 쓰는 것 같습니다. 요즘 배우님 응원하느라 게임하는 시간이 확연히 줄어서... (오버워치2도 실버찍고 접었다는...ㅠㅠ)
기대4) 배우님은 공연하는 것이 행복할까? (O)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재롱연극을 해본 이후 연극 공연이라는 것은 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아무리 직업이 배우라고 해도 일주일에 3~4번씩 두달여간 이런 힘든 연극을 계속 하는 것은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게다가 우리 배우님은 연극뿐만 아니라 영화 촬영도 있고, 그 외 다른 일들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 공연하시는 배우님의 모습에서는 정말 공연하는 것이 행복하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전 공연에서는 저 스스로가 긴장해서 그런 배우님의 모습이 안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의 모습은 확실히 즐기고 계신 모습이었습니다. 만약, 아닌데 그런 척 연기한 것이라면, 그 연기력 자체로도 인정해드려야할 만큼 행복한 모습이셨습니다.
연극이 아무리 재밌고, 배우들의 연기력이 뛰어나더라도 여러번 계속 보는 것이 재밌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제 3회차 관람이지만, 배우님께서 공연하시면서 행복해하시는, 아니면 최소한 "숨구멍"으로라도 받아들이시는 것 같으니, 관람하는 저도 보고나서 계속 행복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배우님께서 공연 한번한번 하실 때마다 새로운 즐거움과 행복함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시기를 바라며, 보고 응원하는 팬분들도 그 즐거움과 행복함을 공유받는 그런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공연 없는 일요일, 모두들 평온한 휴식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관람 후기 진정한 펜심이 느껴져서 감동입니다 👍👍👍
즐거운 쏨주말 보내시고
편안한 쏨나잇 되세요
감사합니다. 일욜은 시체놀이하며 푹 쉬려고 합니다. 편안한 밤 되십숑~~~
감사합니다 클라쏨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정성이 담긴 후기글 잘읽었습니다! 후기글을 읽고 오늘 공연을 보진 않았지만 본것같은 느낌이 드네요😊 해피 쏨나잇되세요!
편안하고 행복한 밤, 그리고 일욜 되시길 바랍니다~~~
엄청난 후기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클라쏨 정말 좋은 글 대단하십니다!
후기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글을 읽으니 우리 배우님도 이제 긴장하지 않고 즐기시는듯하여 행복해지는 밤입니다. 클라쏨님도 행복한 밤 되시고 따뜻한 일요일되시길 바랍니다😊
넵, 편안하고 행복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감동적인 후기 감사합니다~ 배우님도 이 글 보시면 감동하실거예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은 배우님이 부럽고, 그 덕에 좋은 연기를 볼 수 있어 행복하네요~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좋아서 하는지 마지못해 하는지는 다 드러나는 것 같고, 정말 좋아서 하는 것이 남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 같슴다. 그리고 그런 감동을 주시는 배우님께 항상 감사할 따름입니다~~~
똑같은 시간에 같은 작품을 보았지만 보이는 깊이는 다른 것 같습니다.
늘 깊이있는 후기를 남겨주셔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할 기회를 선사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3층이어서 뵙질 못한거군요... 솜사탕분들 찾아다니고 있었는데 ㅎㅎ..
공연장 3층 즉 건물기준 4층 로비는 너무 조용해서 혼자만의 시간갖기에 너무 좋더라구요. 자판기에서 음료 하나 빼먹고 잠시 앉아 있다가 공연보러 들어갔슴다. 먼길 갔다 오셔서 피곤하실텐데, 푸욱 쉬시길 바랍니다~~~
제가 3번째 관람한 듯한 생생함이 넘치는 후기입니다. 생각을 글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재능이 부럽습니다^^.
읽기는 편한데 생각할거리를 투척하셔서 나름 생각숙제를 해야겠네요~.
전 연극이나 공연에는 완전 문외한이라 이런저런 다른 얘기만 늘어놓는 것 같슴다. 행복한 일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후기글 감사요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용
편안한 일욜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