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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휴암의 용왕단에서. 자연에 대한 경외감으로 |
[한국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새해가 시작되었다.
그 새해는 사실 사람이 정하기 나름이지만,
그 정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올해 을미년에 들어서 4번째 새해맞이이다.
새해의 기준은 태양과 달의 변화를 보고
사람의 삶의 변화에 따라 정한 것인데,
먼저 태양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겨울철 태양이 가장 낮아지는 날인 동지가
그 첫번째 새해였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작은 설이라고 알기도 하지만.
다음으로 새해의 첫날은 양력 1월 1일이 있는데,
이날은 동지로 부터 9~10일 뒤의 날이다.
그런데 이날은 태양의 고도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로마시절 1년을 10달로 쓰다가 12달로 변하면서
어떤 황제때 이날을 새해의 첫날로 정하기로 하여 새해의 시작이 되었다.
세번째로 새해의 첫날은 입춘일이다.
입춘일은 24절기중 봄이 시작된다는 날인데,
이날은 태양이 동지로부터 올라오기 시작하여 45일 쯤 지난 날이고,
이제 지구는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는 날로
이 또한 태양과 관계가 있는 날이다.
이날은 양력으로 언제나 2월 4~5일이다.
식었던 지구가 온기를 느끼기 시작한다는 날이다.
네째로는
음력 1월 1일인 한국과 중국등 달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새해의 첫날, 즉 '설'이다.
음력은 달이 지구의 주변을 한바뀌씩 도는 날짜를 기준으로 정한 것인데,
달은 대체로 1년에 12번하고 1/4을 주기로 돌기 때문에,
윤달의 유무에 따라서 때로는 입춘 전에 설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입춘이 지나서 설이 되기도 한다.
올해는 입춘일이 지난 뒤 거의 15일이 지나서 설이 되어 매우 늦은 설이 되었지만....
지구가 태양의 주변을 한바뀌 도는 것을 1년으로 볼 때,
그 1년의 시작을 어디로 할 것인가는
계절의 변화시점을 어디로 정할 것인가에 따라 정한다.
새해의 시작을 태양이 가장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기 시작하는 첫날을 기준으로 한다면 동짓날 인 것이고,
태양의 따스한 기운이 움트기 시작하는 날을 기준으로 본다면 입춘일이 될 것이다.
반면 사람이 눈으로 쉽게 확인 할 수 있는 날을 기준으로 본다면
눈을 들어 하늘을 보았을 때 초승달이 떠오르는,
우리의 명절인 설날 새로운 달이 시작하는 날이 될 것이다.
가정 어정쩡한 날은 양력 1월 1일이지만,
세계는 이제 그 어정쩡한 날을 새해의 시작이라고 정하고
12월 31일 이면 해해맞이를 한다며 북새통을 떨면서 살고 있다.
아무튼 사람은 지구상에 살아가면서 태양의 에너지로 살아가고 있다.
태양이 하루라도 없어져 버린다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당장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 찬란한 태양이 없어진다면 빛이 없어서 뿐 아니라,
지구 전체가 영하 수백도로 떨어져 온통 얼음덩어리가 될 것이다.
이 지구상에 살면서 하루도 편하게 살 수 있는 날은 없다.
자연으로부터 태풍 폭설 폭우 화산 지진 등 수많은 위험도 있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있어서도 수많은 갈등이 늘 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동안
사람들이 무사와 행운을 기대하는 것은 만물의 영장이라 할 지라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새해가 되어서 사람들은 절을 찾고 교회를 찾아서 자신들의 소원을 빈다.
또 험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은
바다의 신인 용왕의 노여움에 자신의 안위가 흔들리지 않도록 빌면서 풍어도 함께 빌어본다.
모든 신의 형상은 다 다르지만,
그 형상은 사람이 만들어 보이는 바에 따른 형상만이 아니라
기원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간직한 신성한 존재를 일깨우고 스스로 다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빌면서 자신에 내재되어있는
영성을 일깨워 세상에서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다.
동해 험한 바닷가에 용왕과 관세음보살을 세우고 기도하는 휴휴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