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크래비티
안녕!
최애에게 편지는 처음 써보는 것 같네!
먼저 우리 크래비티가 얼마나 좋은지를 일장설파 해볼게!
좋을 땐 온 세상이 따사롭지만,
정리할 땐 내 세상 전부가 폐허가 되는
그지 같은 연애놀음에 환멸을 느낄 즈음에
우연히 너희를 보았어.
슬슬 친구들 사이의 이슈가 출산과 육아인 시점에 말이지...
노래와 춤 그리고 무대를 젖 먹던 힘까지 짜내고,
숨이 턱 끝에 차도록 가쁜 삶을 사는
너희들이 존경스럽고, 더할 수 없이 빛나 보였어.
각양각색 매력이 넘치고 알수록 유쾌한 남자들이
사력을 다해 춤을 추고 어필을 하는데
빠지지 않을 이유가 없었지.
직장생활을 하는 내 평범하고 단조로운 삶도
나름은 치열했지만
너희의 벅차고 숨가쁜 삶을 동경하게 되더라.
그래서 다음 생엔
세림이의 카리스마와 자상함
앨런의 춤실력과 사랑스러움
정모의 다정함과 무구함
우빈이의 깊은 감성과 가창력
원진이의 쾌활함과 열정
민희의 호쾌함과 외양
형준이의 춤선과 끼
태영이의 눈빛과 재치
성민이의 심지와 매력
이 모든걸 다 갖춘 남돌로 살아보고싶어!
사기캐 아니니!
내가 한창 어리고 아이돌을 좋아했을 시기에는(라떼는 말이야)
지금처럼 아이돌이 많지 않았어.
지금은 참.... 많기도 많더라!
그런 와중에...
세일러문 이라고 아니 애니비티야?
알랑가 모르겠지만 세일러문 한국 주제가에 이런 가사가 나와.
[수없이 많은 별들 중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건 결코 우연이라 할 수 없어]
정말 찰떡이지 않니 바로 내 심정이 그러하다!
그 많은 별들 중에 ^크래비티^라는 그룹을 만나게 된 건
우연 내지 운명 내지 숙명 내지 인연 내지 기적이라고 할만해!
처음엔 십오야 형준이 춤으로 입덕했지만
애정이 쪼개지는 게 아니라 확장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단다.
하나하나 겉도 속도 예쁘지 않은 멤버가 없어!
알면 알수록 정말 빠짐없이 더할나위없이 보석 같은 아이들이 최적의 구성으로 모였구나.
어쩜 이런 조합이 다 있을까 싶어!
(왕년에는) 제법 아이돌을 좋아해봤지만
그룹의 결속과 멤버 하나하나의 매력에
이토록 깊이 감응을 하고 열광하게 된 적은 처음이야.
감명깊게 본 문구를 소개해볼게.
내가 보던 웹소설 중에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이라는
(제목에 큰 진입장벽이 있고 제목만 항마력이 필요한)
작품이 있어.
주인공이 아이돌인데 유치한 제목과는 달리 업계에 대해 꽤나 생생해.
주인공과 주인공이 속한 아이돌그룹을
자꾸 이용하고 시련에 빠뜨리는 시스템이란 빌런이 있는데
후에 이런 대사가 나와!
"그토록 직접적이고 방대한, 살아 있는 감정의 격류가 한 지성체에게로 모이다니. 압도적인 선망과 짓눌려 죽을 것 같은 부담감. 행복, 고통, 왕과 광대. 교단의 교주가 받을 만한 무량무수의 감정들.
우상(Idol)이라는 뜻을 가진 너희의 정체성은 얼마나 많은 숭배와 애정과 증오와 혐오를 동시에 받는지. 정말⋯ 훌륭한 개체야."
너희가 아이돌로 활동 하면서 겪는 환희와 고통, 열정과 좌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는 이유에 대해,
그리고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성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잘 나타낸 대사인 것 같아 소개해봤어!
오직 바라는 것은 별처럼 뜨고 꽃처럼 지는 그룹이 많은 이 시대에
너희는 특유의 그 유쾌한 결속력과 무구함을 잘 유지해서
오래오래 크래비티 완전체를 볼 수 있게 되는 거야.
충분히 소원성취 가능할 케미를 보여주는 너희라
기꺼운 마음으로 입덕을 했어!
난 요새
우빈이 정모 민희가 기타치는 걸 보고
기타를 사서 조금씩 배우고 있고
어울릴 것 같은 컨셉을 보고싶어서
팬아트를 그려보고자 그림 학원도 등록을 했어.
요즘같이 생산적인 나날을 보낸게 처음인 것 같아.
지금쯤 뉴욕으로 날아가고 있을까?
멕시코의 기압과 공기질이 많이 힘들었을 텐데 고생 많았어~!
건강 관리 착실하게 해서 강건하고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오래도록 멋진 무대 보고싶어!
예민하고 말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 조심해야하는
고단한 업계에서 지치고 실망스러운 일들도 있겠지만
무대를 향한 너희의 열망과 진심이 모든걸 극복할 수 있다고 믿어!
그 굳건한 심지가 변치않고 계속해서 타오르길!
그리고 이곳에 올라온 편지글들이 전부 크래비티에게
무한한 위로와 격려, 원동력이 되길 기도할게!
존경합니다 크래비티!
건승하고 오래오래 보자 우리!
살맛나게 해줘서 고마워
사랑하고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