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3. 금요일. 경기도 동두천시 칠봉산 506m
동두천시에는 6산이 있다. 시내가 여섯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전철역에서 바로 오를 수 있는 산이 세 군데이다. 소요산과 마차산, 그리고 칠봉산이다. 이번에 칠봉산에 다녀옴으로 세 산을 모두 올랐다. 다른 3산은 버스를 이용해야 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이미 오른 3산을 오른 것으로 만족하려 한다.
칠봉산은 1호선 지행역 3번 출구를 나서면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산이 바라다보이지만 등산로 입구를 찾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3번 출구를 나가서 산이 보이는 좌측으로 큰 도로를 따라 지행초등학교가 있는 곳까지 가서 등산로를 물어 보았다.
거리에 사람이 드믈어 겨우 만난 사람에게 물었으나 애매했다. 슈퍼에서도 그렇고 경로당 노인들도 그랬다. 초교 앞 도로가 확장되어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것 같은 큰 도로를 따라 직진하라는 말을 듣고 도로 끝에 가서 만난 사람에게 다시 물으니 왔던 길을 되돌아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로 앞 산을 넘어서 가도 된다고 했다. 되돌아가기가 싫어 산을 넘어가니 마을과 함께 큰 도로가 환히 나타났다. 새로 만들어진 도로로 자동차 통행이 거의 없는 도로였다.
도로를 따라가니 도로 끝에 대도사 안내표시가 있었다. 반가웠다. 이후부터 산행은 순조로웠다. 대도사까지 세멘포장길을 오르는데 주변에 농토와 목장이 있고 약수터도 있었다.
대도사는 작은 절이었다. 각황전이라는 건물 하나와 조그마한 범종각이 있고 밖에 불상과 작은 탑이 있는 절이었다. 각황전 문은 잠겨 있고 스님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적막이 감도는 절이었다. 절 바로 아래 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새로 지은 것 같이 깨끗한 집이 있고 젊은 여인이 애완견 두 마리와 함께 있었다. 대도사가 비구니 절이라 한 것과 모두 관련이 있을 것 같았다.
대도사 우측 좁은 길에 계단을 따라 오르니 산신령을 모신 기도처가 있었다. 바위 구멍에 산신령 상을 만들어 놓은 것이 장관이었다.
칠봉산 일곱 봉우리 가운데 맨 먼저 만난 봉우리가 매봉이다. 봉우리마다 임금과 관련된 설명문이 있었는데 어느 임금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매봉(응봉)→대도사삼거리→칠봉산삼거리→깃대봉→칠봉정→석봉→6.25전사자유해발굴지→투구봉→헬기장→말봉을 거쳐 정상인 돌봉에 이르기까지 능선길이고 봉우리들이 높지 않아 오르기에 어렵지 않은 산이었다. 숲이 욱어졌지만 능선 길이기에 숲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조망도 시원함을 주었다. 특히 정상 가까이 말봉과 정상에서의 조망이 환히 좋았다.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회천읍(?)은 푸른 지붕의 긴 건물들이 많이 보여 공장지대인 것 같았다. 일곱 봉우리 중에 6봉우리를 지났고 나머지 하나 솔리봉(수리봉)은 장림고개 쪽으로 하산하면 만나는 봉우리이기에 나는 그 쪽으로 가지 않아서 만나지 못했다. 능선 길에 이름 없는 상당히 높은 봉우리도 몇 개 있었다.
하산은 되돌아 내려오다가 6.25전사자유해발굴지 삼거리에서부터 MTB(산악자전거)코스를 따라 왔다. 산허리부분을 따라 내려오는 쉬운 길이었다. 산 길이 끝난 곳에 버스정류장이 있고 천년된 보호수 은행나무가 있었다. 산 아래 포장길은 거의 직진이었고 지행초교옆 ‘행선로2’라는 안내표시가 있는 곳에서 처음에 갔던 큰 길과 만났다. 처음부터 알았으면 하산 길을 따라 반대로 등산을 했으면 가장 쉬게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길인 것 같았다. 도로변에 안내표시가 전혀 없는 것이 아쉬웠다. 산악자전거로 산행하는 사람들만 알고 다니는 길인 것 같았다.
5시간 정도 걸었다. 숲길에 선선한 바람도 불어주는 길을 가면서도 힘들었다. 경사가 급하지도 않은 길이었다. 더운 여름인 탓인가 하다가, 나이가 많아져서 그럴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믿을 수 있는 것을 믿는 것은 믿음이 아니고, 믿기 어려운 것이나, 믿을 수 없는 것을 믿는 것이 믿음이라고 어디서 들은 말을 음미해 보았다. 자신의 건강에 대한 것에도 적용을 해 보려고 했다. 지금까지는 건강하다고 믿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건강하다고 믿는 마음을 가져보고 싶어서---.
(관련 사진은 사진 1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