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공고 총동창회는 축구장에서 |
지난달 출범 축구발전후원회, 재학생과 효창운동장 단체 응원 |
한양공고는 올해로 개교 70주년을 맞았다.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그들이 첫 손에 꼽는 자랑거리가 있다. 축구부와 밴드부다. 1945년 개교와 동시에 탄생한 두 부서 역시 지난 70년 간 학교의 이름을 드높였다.
특히 축구부는 태극마크의 산실이라 불릴 만큼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대표 3인방인 강창기 우상권 함흥철을 비롯, 최은택 김정남 이세연 신현호 유동춘 이관우 유경렬 등이 대표적인 이름이다. 이들의 활약 속에 한양공고는 1949년 제4회 중ㆍ고 전국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50차례 이상 국내 정상 고지를 정복하며 축구 명문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관우(1996년 졸업)와 유경렬(1997년 졸업)을 마지막으로 20년 가까이 국가대표 명맥이 끊어졌다. 팀 역시 지난 2013년 백록기 우승을 차지하며 햇수로 10년 만에 전국대회 정상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과거의 위세와는 차이가 있다. 지난해 최고 성적도 전국대회 8강이었다.
안타까움을 느낀 졸업생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27회 이광모 동문을 필두로 지난달 21일 한양공고축구발전후원회가 탄생했다. 현재 약 150명의 회원이 가입한 후원회는 선수단 학부모의 부담을 덜고 유망주를 성장시키는 이른바 ‘한양공고 국가대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후원회의 첫 활동 무대는 당연히 경기장이었다. 지난 3일 고등리그 개막전이 열린 효창운동장에서 한양공고 선수단을 응원했다. 재학생도 합류하며 약 1000명에 가까운 단체 응원단이 조직됐다. 전통적으로 축구부 응원을 주도했던 밴드부도 OB 졸업생과 현역이 한데 모여 화음을 맞췄다.
밴드부 출신 홍순중(59) 부회장과 축구부 출신 유영빈(59) 사무총장, 27회 졸업 동기의 감회는 특히 새로웠다. 40년 전에도 바로 이날처럼 유 사무총장은 축구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그라운드를 누볐고, 홍 부회장은 밴드부장으로 스탠드에서 색소폰을 연주했다. 두 사람은 “재학생들까지 함께하는 한양공고 총동창회”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수업을 마치고 단체응원에 나선 재학생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2학년 서유상 군은 “학교가 아닌 곳에서 이렇게 전교생이 다 모이기 힘든데 오늘은 대선배님들도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자랑스러워했다. 3학년 이현우 군도 고개를 끄덕이는 한편 “지난해 4월에도 단체응원을 왔을 때 3-0으로 이겼다”며 축구부 친구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이날 후원회와 재학생들은 열띤 응원으로 승리를 기원했다. 한양공고엔 성원을, 상대팀 중대부고엔 야유를 쏟으며 경기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비록 한양공고는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졌지만 응원단은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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