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부터 2009년 2월까지 그리고 2010년 9월부터 2011년 7월까지 청년부 리더를 했던 유정훈입니다. 제가 사랑의교회 건축 초기에 원조 백기사들에게 호되게 당한 사람이다보니, 요새 곳곳에 출몰하시는 신종 백기사들도 낯설지가 않네요.
지난 금요일 저녁 교회마당 기도회에 갔습니다. 한눈에 보더라도 청년들은 그리 많지 않더군요. 사랑의교회 청년부는 3천명이 넘는 규모라 다 알기는 어렵지만, 저도 나름 청년부 생활을 오래 한 편인데도, 제 지인은 같은 시기에 청년부에 있던 친구 1명을 만났을 뿐입니다. 그리고, 10년 이상 청년부를 섬긴 선배리더 한 분이 조용히 뒤에 와서 기도하고 돌아가시는 모습을 봤습니다.
청년부에서 알던 몇몇을 더 만나기는 했는데, 모두 금요기도회로 향하는 발걸음이었습니다. "너 사랑의교회 나간 걸로 알고 있었는데, 여긴 어쩐 일이냐?"며 놀라는 분도 있더군요.
왜 청년부는 이렇게 조용한지, 왜 젊은 사람들이 건축이나 표절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는지 물어보시는 분이 많습니다.
사실 저도 무척 궁금합니다. 안타깝기도 하구요.
실제로 사랑의교회 청년들이 잠들어 있는 상태는 심각하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묵묵히 기도하는 청년들, 교회의 회복을 소망하며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섬기는 청년들이 있다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할 문제가 아니지요. 청년부에서 건축이나 표절 얘기 꺼냈다가 이상한 사람 취급당했다는 증언을 제가 한두 사람에게서 들은 것이 아닙니다.
일단 예전 선배들에 비해 저희 세대나 그 아래 세대 청년들은 불의에 대해 목소리를 내려는 자세나 용기가 많이 부족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사랑의교회 청년들은 사실 "옥한흠을 모르는 세대" 아니겠습니까. 저만 해도 옥 목사님 시절의 사랑의교회를 다닌 것은 채 2년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일반적인 경향성의 문제를 논외로 하면, 청년들이 침묵하는 이유는 사랑의교회 교인들이 침묵하거나 오정현 목사에게 소극적 또는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직접적으로 자기 일이 아니라 생각하여 별다른 관심도 없고, 건축이나 표절 문제에 관해 누구 말이 맞는지 골치 아프게 따져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오 목사 설교는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 건축이나 표절 관련하여 뭔가 문제가 있다 보다"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이 나설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교회를 위해 안타까워 하며 기도하고 있다"라고 말이라도 하는 정도면 그나마 나은 경우이지만, 그런 청년들이 솔직히 몇 %나 될까요. 이건 우리가 정직하게 그리고 심각하게 직면해야 할 문제입니다.
아예 오정현 목사를 옹호하고, 권영준/고직한/옥성호는 사탄의 무리라 생각하는, 저보고 "당신은 청년부에서 누릴 건 다 누리고 왜 그러냐?"라고 하는 상당수에 대해서는 별로 길게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만날 때마다 얘기도 하고, 이런저런 방법으로 뭐가 문제인지 알려 주기도 하고, 페이스북에 글도 쓰고, (현역 리더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인) 사임리더 몇몇과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의도 계속하고 있지만, 저도 참 막막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제가 접속할 수 없는 청년부 리더 게시판에, 저를 대신하여 이런 글을 올려 주겠다는 후배리더 하나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제 현실이기도 합니다. 올려봐야 금방 삭제당하겠지만.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이고(어느 분이 이 말씀을 하셨더라....), 한편으로는 건축 초기부터 강경반대파로 낙인이 찍힌 탓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지난 금요일 늦은 밤까지 교회 마당을 지키신 은퇴장로님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을 보면서, 외국에서도 사회넷과 하우사랑을 통해 사랑의교회 소식을 접하고 기도하며 그것에서라도 도울 길이 없을지 고민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그냥 이렇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현재 사랑의교회 청년부에 속한 분, 그리고 청년부 출신 자매형제들에게 부탁 드립니다.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이 그분의 때에 그분의 방법대로 역사하실 것이라는 말 뒤에 숨어 있지 마십시오. 기도는 역사하는 힘이 있지만, 사실 신앙생활의 기본 중의 기본일 뿐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시기 위해 그분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신 것입니다.
오정현 집권 10년 동안 장로님들로부터 청년들에 이르기까지 알면서도 침묵한 결과가 지금 우리가 보는 이 참담한 꼴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옥 목사님의 편지가 예전보다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하고 귀를 열게 만들기는 했지만, 사실 거기 써있는 얘기는 알만한 사람은 알고 있던 것 아닙니까? 상암, 장충, 잠실 등 이젠 다 기억도 안 나는 수많은 운동장에서 청년부가 도맡아 대규모 행사를 치르면서 이유도 모른 채 밤도 새고 힘든 일도 많이 하고 욕도 엄청 했지만, 사실 우리 중의 누구도 앞으로는 이런 이벤트성 행사는 그만 둬야 한다고 문제제기를 하지도 않았고, 다음 번에 그런 이벤트 있으면 또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손가락질 하는 교회, 예컨대 세습하는 교회는 어느 한 순간 그리 된 것이 아닙니다. 담임목사가 은퇴 앞두고 한순간 마음을 잘못 먹어서, 하필 그 때 교인들이 동조 내지 침묵하는 바람에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랜 세월에 걸쳐 고착화된 담임목사의 독단을 용인하는 문화와 구조, 교인들에 대한 우민화의 최종 결과물인 것입니다. 세습을 감행해도 대부분 따라온다, 반대파는 충분히 진압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 좀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분위기를 다 만들어 놓은 후에, 그 때 감행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오정현 목사와 당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폭주하는 것을 막아서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상상 이상의 것을 보게 될지, 2027년에 무슨 일을 겪게 될지, 얼마나 더한 수치를 당하게 될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저는 내일도 퇴근하는 대로 교회 마당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다들 바쁘시겠지만, 단 5분이라도 동참해 주시길, 내일 못 오시면 주일 아침이나 다음 주 금요일에라도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음을 모아 주시는 것도 감사한 일이지만, 현장에서 몸으로 함께 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제가 사랑의교회 청년들에게 이런 호소를 할 위치나 입장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지금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미국의 민권운동을 성공으로 이끈 것은, 링컨 기념관에서 "I have a dream"이라며 사자후를 토했던 마틴 루터 킹이 아니라, 그 아래를 까맣게 메웠던 일일이 이름을 기록할 수도 없는 30만의 사람들이었다고 믿습니다.
첫댓글 사랑의 교회 청년들이 깨어나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 교회는 물론이고 한국교회의 앞날은 참으로 어두운 시절을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깨어나 일어나 주십시요.
내일 대학부 지체들 몇몇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따뜻하게 맞아주세요..
감사합니다. 행동하는 청년들이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겁니다. 솔직히 제가 청년으로 있던 80년 대와 비교하면, 지금 청년들은 유약하기 짝이 없는 온실 속의 소녀들 같아요. 아니면, 자기에게 직접 해가 되지 않으면 그냥 방관하고, 강건너 불구경 하듯 처신하는 약간은 이기적인 모습들이어서 안타까운데, Sagen 님 처럼 함게 참여 하겠다는 대학부 지체들 있으니 내 생각을 조금은 바꿔 보고 싶은 생각이 살짝 드네요. 고마워요
어서 오세요
형제님의 글을 읽고 청년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 교회마당에서 함께 기도합시다. 고맙습니다.
유정훈 형제님의 글 읽으면서 청년부 선배로서 공감이 됩니다 저도 친한 후배들에게 교회 상황을 이야기하면 십중팔구 안타깝지만 하나님께서 처리하실거다는 뻔한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심각성을'그다지 느끼지 못합니다 내가 지금 뭘하고 있나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감사 합니다 제가 우리교회 청년들에게 쓴소리 하우사랑에 올렸다가 강퇴된 글 올리려다 몇일 더 참게 하셨어요 ㅎㅎ내일 봅시다 기도 합시다 침묵하는 기도도 천둥 소리입니다
2년 전 삼일교회 게시판을 보면서 절망했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젊은이들이 모인다는 교회. 그 교회의 게시판은 거의 상상초월이었지요. 사랑의교회도 별 다르지 않습니다. 사실 당회의 결정보다 더 암담한 것이 청년들의 모습입니다. 그들이 당회를 구성했다면 결과가 오히려 더하지 않았을까? 목사를 성공한 롤모델로 바라보고, 더 과감하고 더 생각없고 무식하게 하나님의 종이라며 추종하는 그들이 바뀌려면 도대체 무엇이 필요할까? 표절 목사 교회를 다니는 경우 취업이 불리해지면 좀 바뀌려나? 그러면 이 문제를 좀 자신들의 문제로 보려나? 예수를 믿는다면서 점점 더 자기들의 이익 외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
부부 세미나에서 뵈었던 정훈이 형 맞지요? 안녕하세요. 이석찬입니다. 친분이 두텁지는 못해도 청년부에서 그리고 부부 세미나에서 뵈었던 분이라 저를 기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내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는데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긴 합니다.) 아는 사람의 이름 석자가 댓글을 달게 하네요. "왜 청년부는 조용한지.. 왜 젊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지.."라는 질문에는 모든 청년들의 생각은 알수가 없기 때문에 개인적인 얘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일단 제 주변에는 크게 세 부류의 청년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오정현 목사님의 광팬입니다. 오정현 목사의 표절이 드러났음에도 목사님께서 무슨 사정이 있으셔서 그러했을 것이다. 우리 목사님이 그럴리가 없다. 지금 오정현 목사님께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모두 사탄의 꾐에 넘어간 것이다. 건축을 앞두고 힘을 합해야 하는 시기에 분열은 절대 안된다. 네.. 이 부류의 청년들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진리.. 아니.. 지켜져야 되는 상식 앞에서 교회 건축과 오정현 목사는 이미 그들에게 신앙이 된 듯 합니다. 귀를 닫고 있으니 말을 해도 안되구요. 오정현 목사의 목회 스타일에 가장 큰 희생양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관심이 없거나. (직접적인 내 문제가 아니므로).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니까 다 잘될거야 라고만 생각하는 청년들입니다. 오정현 목사를 맹종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문제가 심각하지도 않습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지요. 그들에게는 지금의 일이 피부로 와닿지 않습니다. 간혹 이 문제에 관해서 얘기를 해도. 그랬구나.. 아 그런거였어? 이게 전부입니다. 큰일이네. 하지만 기도하면 되지 뭐.. 한 마디로 고민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가 한국교회.. 한국기독교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고민이 없습니다.
세번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물로 탄식으로 지내는 청년들입니다. 네.. 저를 포함한 몇몇 친구들의 얘기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올라오는 분노 때문에 넘어지고.. 넘어진 그 자리에서 무릎 꿇고 울고.. 어디다 얘기할 데도 없어 혼자 끙끙 앓고 있는 청년들입니다. 그와 동시에 행동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지금의 교회 상황을 내 죄로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방관해서 내가 기도하지 않아서 내가 복음에 철저히 매달리지 않아서.. 내가 이렇게 죄인인데.. 어떻게 남에게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생각들이 행동으로 나서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마 현재 가장 심적으로 괴로운 부류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 현재 벌어진 교회의 일의 결론이 자기 정죄로 이어지고 있으니까요.. 정말 바라기는 누군가가 이 청년들에게 “네 죄가 아니야”라고 위로해주었으면 합니다.
모든 사람의 얘기가 아니라 제 주변의 얘기 때문에 일반화는 힘들겠지만 일단 제가 겪은 제 주변에 대해서만 얘기해봤습니다. 신앙의 본이 되신 기성세대의 그 야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선배들에게도 죄송하고 하나님에게도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유약하기에 다시 그러한 자각이 더욱 청년들을 위축하게 만드는 것이 지금의 현실 같습니다. 참으로 답답합니다. 핑계같지만 배운 적도 없고 겪어본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울기만 합니다.
석찬 형제, 반갑고 고맙습니다. 석찬 형제가 나눈 세 부류는 저도 똑같이 보고 있는 것이구요, 세 번째 부류의 청년들에 대해서는 좀더 고민을 해보게 되네요. 오랜 기간의 잘못된 또는 부족한 신앙훈련의 탓일텐데,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지금 앞에 닥친 것이 워낙 급한 수술을 요하는 것이라... 세 번째 부류, 바라기는 나아가 두 번째 부류의 청년들까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처한 참담한 현실을 직면하게 할지 그리고 진실을 위해 일어서게 할 수 있을지 저도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늘 기도 시간에 만나 허심탄회 하게 이야기 나누시길
얼마나 오랫동안 한국교회가 복음을 가짜로 가르쳤는지 이런 문제앞에 진리와 거짓도 구별못하고 구별 한들 진리앞에 행동도 못하는 크리스챤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종교가 기득권의 권세가 된 지금은 교회안의 문제들앞에 치리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이비 종교와 무엇이 다릅니까... 한국 교회를 이지경으로 복음을 비진리로 만들어버린 교회 지도자들에게 정말 분통이 터집니다. 성령하나님께서 사랑의 교회의 이 어려운 상황가운데 교회개혁의 매를 드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