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집, 지구- 교황회칙『찬미받으소서』로 살기Ⅱ
36. 건전한 겸손, 행복한 절제
【시작기도 :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온 세계에 계시며
가장 작은 피조물 안에 계시나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온유로 감싸 안으시는 하느님,
저희에게 사랑의 힘을 부어 주시어 저희가 생명과 아름다움을 돌보게 하소서.
저희가 평화로 가득 차, 한 형제자매로 살아가며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게 하소서.
오 가난한 이들의 하느님, 저희를 도와주시어
저희가 하느님 보시기에 참으로 소중한 이들,
이 지구의 버림받고 잊힌 이들을 구하게 하소서.
저희 삶을 치유해 주시어
저희가 이 세상을 훼손하지 않고 보호하게 하시며, 오염과 파괴가 아닌 아름다움의 씨앗을 뿌리게 하소서.
가난한 이들과 지구를 희생시키면서 이득만을 추구하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주소서.
저희가 하느님의 영원한 빛으로 나아가는 여정에서 모든 것의 가치를 발견하고 경외로 가득 차 관상하며
모든 피조물과 깊은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깨닫도록 저희를 가르쳐 주소서.
하느님, 날마다 저희와 함께해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비오니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위한 투쟁에서 저희에게 힘을 주소서.
아멘.
222항
그리스도교 영성은 살므이 질을 이해하는 다른 방식을 제안하고, 소비에 집착하지 않고 깊은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예언적이고 관상적인 생활 방식을 돌려합니다. 우리는 성경을 포함하여 다양한 종교 전통들 안에 담겨 있는 오래된 가르침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곧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라는 확신입니다
Q. 겸손과 절제의 생태적 의미는 무엇입니까?
A.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피조물로서 우리의 한계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삶의 조건은 무한한 것이 아님을 인식하고 "건전한 겸손"으로 살아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하느님께서 정해 주신 한계선을 벗어나서도 삶이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은 큰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하느님 창조 세계 안에서의 겸손 곧 '생태적 겸손'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여러 가지 길이 있겠지만, 『찬미받으소서』회칙이 제안하는 기본적인 실천 사항은 개인이 자발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에너지 사용이든 상품소비이든 스스로 한계를 정하고 자제력을 발휘함으로써 지구에게 적은 부담을 끼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러한 '생태적 절제'가 현대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육이나 단식같은 종교적 행위가 여전히 의미 있는 실천이듯이, 찬소 단식, 비닐 단식, 택배 단식처럼 의식적으로 실천하는 절제는 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저 쓰레기를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삶의 속도를 늦춰, 작은 것들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게 하고 소박한 삶을 즐길 수 잇는 내적 여유를 준다는 것이지요. 이런 점에서 생태적 겸손과 절제를 실천하는 삶은 사람의 안녕과 지구의 건강을 챙기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여정에 함께 합시다. 없는 대로, 부족한 대로, 불편한 대로!
한걸음 더
미니멀라이프(minimal life)
최근 미니멀라이프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미니멀라이프란, 자발적으로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과 등을 줄여 본인이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사는 삶을 말합니다. 물건을 적게 소유하면, 생활이 단순해져 우리의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는 것이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는 이들의 주장입니다. 미니멀라이프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에는 환경을 중시하는 듯한 모습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소비를 경계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며, 필요 없는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환경에 관심이 없는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의 경우 오히려 일회용품을 더 많이 사용하고, 친환경적이지 않은 물건들을 사용합니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듯, 건강한 우리 삶에도 다이어트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건강한 삶을 위한 다이어트라면, 환경을 생각하는 다이어트가 되어야 하지 않을 까요?
【마침기도 : 그리스도인들이 피조물과 함께 드리는 기도】
하느님 아버지,
모든 피조물들과 함께 찬미하나이다.
전능하신 성부께서 손수 빚으신 모든 피조물은 아버지의 것이고
아버지의 현존과 자애로 충만하나이다.
찬미받으소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
만물이 당신을 통하여 창조되었나이다.
성자께서는 성모 마리아께 잉태되시어
이 땅에 속하셨으며 인간의 눈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셨나이다.
성자께서는 오늘도 당신 부활의 영광 안에서
모든 피조물 안에 살아 계시나이다.
찬미받으소서!
성령님, 성령께서는 당신의 빛으로
이 세상을 아버지의 사랑으로 이끄시며
고통 가운데 신음하는 피조물과 함께하시나이다.
성령께서는 또한 저희 안에 머무르시며 저희를 선으로 이끄시나이다.
찬미받으소서!
삼위일체이신 주 하느님,
무한한 사랑의 놀라운 공동체를 이루시니
만물이 하느님을 이야기하는 '세상의 아름다움 안에서
저희가 하느님을 바라보도록 가르쳐 주소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존재를 통하여
저희의 찬미와 감사를 일깨워 주소서.
존재하는 모든 것과 친밀한 일치를 느끼도록
저희에게 은총을 내려 주소서.
사랑의 하느님,
이 세상에 저희에게 맞갖은 자리를 보여 주시어
저희가 이 땅에 있는 모든 것을 위한
하느님 사랑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하느님께서 기억하지 않으시는 존재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옵니다.
권력과 재물을 가진 이들을 깨우치시어
무관심의 죄에 떨어지지 않게 하시고
공동선을 사랑하며 약한 이들을 도와주고
저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돌보게 하소서.
가난한 이들과 지구가 부르짖고 있나이다.
주님,
주님의 힘과 빛으로 저희를 붙잡아 주시어 저희가 모든 생명을 보호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마련하여
정의와 평화와 사랑과 아름다움의
하느님 나라가 오게 하소서. 찬미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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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종
그는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그런데 우리는 그를 벌받은 자,
하느님께 매맞은 자, 천대받은 자로 여겼다.
그러나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
(이사 5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