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를 실전 혹은 신체단련을 위해 하는지, 정신수양을 위해서 하는지 궁금하십니까?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예전에 어느 분의 글에 댓글을 올린 게 있는데 다시 올리겠습니다.
-펀 글-
두분 다 옳습니다.
그러나 흑백논리는 옳지 않습니다.
예전에 제가 어차피 언젠가 갈 거라면 군대 자원입대 한다니까 예비역 병장 선배가 그랬습니다.
"그래, 잘 생각했다. 남자는 자고로 현역을 다녀와야 남자다. 당장 잃는 것도 있겠지만 더 큰 것을 얻어올 수 있다. 나는 병장계급장이 자랑스럽다. 너도 그럴 것이다."
다른 날, 다른 예비역 병장 선배가 그러더군요.
"야, 씨발 나도 현역으로 강원도에서 *뺑이 치고 왔지만, 군대는 갈 게 못된다. 방위로 뺄 수 있으면 빼면 좋고, 면제는 더 좋다. 3년(그때는 체감년수가 약3년이었음) 동안 대가리 썩고 허송세월 보낼래? 있는 빽 없는 빽 다 동원해서 뺄 방법 연구해봐라. 그 시간에 할 공부가 얼마나 많은데... 천하에 쓰잘데기 없는 데 현역이다."
저는 그때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예비역이 되고나서 저는 그 두가지 조언이 모두 옳았음을 깨달았습니다.
첫번째 선배는 현역복무기간동안 허송세월 보내지 않고 뭔가를 얻어가지고 나왔고, 두번째 선배는 허송세월만 보내다 제대한 것입니다.
그러니 현역입영에 대해 이렇듯 상반된 견해를 보이지만, 나름대로 다 99.9% 뼈저린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므로 99.9% 맞는 말이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부대가 다르고 보직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줄 압니다만, 똑같은 부대 같은 보직을 가지고 같은 업무에 종사하면서도 위와 같은 상반된 군대생활을 하다가 눈물을 보이며 제대하는 사람을 보았고, 침을 뱉으며 제대하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자기가 어떻게 군대생활을 했느냐에 따라 값있는 경험일 수도 허송세월일 수도 있는 것이죠. 물론 첫번째 경우가 바람직하다고들 생각할 것입니다. 후자는 속으로 "에이구 못난 놈"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군대생활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경우와 부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다를 뿐 이 두 사람은 다 옳은 얘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현역입영은 경우에 따라 남자에게 있어 무한한 영광일 수도 있고, 청춘을 갉아먹는 좀벌레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왜 갑자기 군대 얘기냐구요?
현역입영이 사람에 따라 좋은 수도 나쁠 수도 있는 것처럼 검도에서 신체단련을 추구할 수도 정신수양을 추구할 수도 있는 것이지 정답은 없다는 것입니다.
검도가 뭡니까? 검도를 왜 하십니까?
기본을 중요시하는 검도?
그럼 검도의 기본, 아니 무술의 기본으로 돌아가 봅시다.
아니아니, 여기에 "道"를 좋아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武道라고 합시다.
무도가 뭡니까?
여기 계신 분들 다 아시겠죠. 무도의 근원은 원시시대 동물이나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호신기술에서 유래했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부족사회가 커지면서 개인의 호신술에서 부족간의 전쟁기술로 발전.. 국가간의 전쟁기술 및...화기의 등장으로 냉병기 시대가 가고 무술은 무도로서 발전되어...어쩌구저쩌구... 다들 아는 뻔한 역사죠.
현대 사회에 있어 무도란 무엇일까요?
과거의 호신, 살상, 전투기술이었던 무술이 법치국가의 성립과 화기의 등장으로 살상기능과 전투기능은 사실상 상실했다고 보면 맞을 것입니다.
오로지 남아 있는 것이 적극적 전투기술이 아닌 소극적 호신기능....
거기에 플러스, 신체단련 및 사상 철학 등등 각종 수식어를 다 갖다 붙인 소위 말하는 정신수양.
저도 초등학교 때 중국무술에 입문한 이래, 뭐 하나 제대로 이룬 것은 없지만 취미로나마 항상 무술을 가까이 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분이 아래와 같이 말씀하신 현대사회에서의 무술(무도)의 의의(혹은 기능)... 그 이상 가는 답을 구하진 못했습니다.
현대인은 무술에서 무엇을 얻는가(구하려 하는가)?
1. 건강
2. 무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
3. 약간의 호신능력
저는 위의 견해에 99.9% 찬성합니다.
정신수양은 2번 항목에 포함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심적 측면이니까요. 예를 들면 초보수련생님이 나는 검도인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불필요한 폭력행사를 자제하신 것은 바로 나는 무술을 그것도 검도를 하는 검도인이다라는 자부심에서 나온 것이며, 결국 이런 것들이 다 정신수양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검도는 싸우려고 배우는 게 아니예요. 정신수양하려고 배우는 것이지...
검도는 道니까, 싸움에 써먹는 것은 옳는 것이 아니죠.....
도대체 이게 뭡니까?
검도랑 태권도랑 싸우면 누가 이겨요?
검도를 배우면 싸움을 잘 할 수 있나요?
이따위 초딩 저학년 수준 질문에 대한 답이 고작 이것이라면 이런식의 답변은 초딩 고학년 수준밖엔 되지 않는 것 아닌가요?
싸우려고 배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안배우는 것보다는 싸움에 당연히 도움이 됩니다.
그게 뭐가 잘못됐다는 겁니까?
배워서 쌈질하는 것은 나쁩니다. 범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부밖에 모르고 싸움 못해 기를 못펴고 사는 범생이가 싸움에 도움이 될까싶어 검도 배우는 게 뭐가 그리 죽일 노릇입니까? 검도 수련이 깊어고 사고가 깊어지면 싸움을 위해 배우던 것이 어느던 신체단련, 정신수양의 수단으로까지 발전할 수도 있는 겁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이 똑같은 검도에서도 신체건강을 추구할 수도 있고, 정신수양을 추구할 수도 있는 것이지 정신수양만이 마치 본질인양 얘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저로 말씀 드릴 것 같으면 제 나이 어언 30대 중반 한 가정의 가장이며, 이나라 범죄척결의 최일선에 있는 형사입니다. 무술에 입문한지는 20년이 넘었으며,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꾸준히 수련하여 한 경지를 이루지는 못하였으나 항상 무술에 관심을 갖고 살아서 비록 공력은 없을지라도 안목은 있으며, 사범자격증은 없으나 1,2단 단증은 수두룩합니다. 그러나 20대 초반이 되어 잡은 죽도를 군대시절에도 잊지 못해 제대 후 지금까지 휘두르고 있는 자이올시다. 결혼하고 나서부터 오히려 본격적으로 무도(당연히 검도 포함)를 수련하고 있습니다.
저도 회사 내에서는 나름대로 엘리트로 통한답니다. 전에는 공부만 잘하면 뭐든 되는 줄 알았습니다. 대부분의 어른들이 그렇게 말했구요. 저도 나름대로 문무를 겸비했다고 생각하지만 주로 文에 치중했습니다. 그러나 어쩌다보니 오히려 武에 가까운 직업을 갖게 되었습니다. 무의 세계에서 나름대로 갈고닦은 문은 빛을 발했습니다. 물건 하나 들어왔다. 역시 엘리트야. 등등..
역겹더라도 양해바랍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직장생활이 안정되고, 한 가정을 책임지는 위치에 서고 보니 그동안 학업 마치랴, 취업하랴, 사회생활에 적응하랴 게을리 했던 ‘운동’을 다시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주로 하고 있는 운동이 검도입니다.
직장에서 업무로 인정받으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도 제가 하는 일에서 일인자가 되어 명수사관이 되고 싶은 적도 있었습니다. 또한 업무와 직접 연관은 없다하더라도 외국어 하나를 잘해서 인정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도 학생 때 외국어 공부를 나름대로 열심히 한 덕분에 그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으며 업무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친김에 업무나 외국어나 집중적으로 노력해서 더욱 실력을 쌓아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저도 그런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지만 그 시점에서 이상하게도 운동을 해서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결심이 섰던 것입니다.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그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 남들 하는 만큼 성실하게 할 뿐 특출나게 잘 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이라고는 할 수 없겠죠. 다른 기업체와 달리 이 점이 공무원의 장점입니다. 특출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강박관념이 그나마 적은 곳이 공무원 조직입니다. 업무로 인정받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외국어를 못하면 갑갑하겠지만 네이티브 수준이 좀 못된들 어떻습니까? 성실히만 업무수행하면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그러나...
몸 한번 망가지면 끝장이라는 생각이 그때 당시 절실하게 들었습니다. 이 몸 하나 건강하다면 독하게 맘먹고 공부를 다시해서 뭔가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머리가 안 돌아가 공부는 이제 못하겠다 싶으면 하다못해 벽돌이라도 짊어지고 내 식구 먹여 살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이 심하게 망가지면 제 아무리 좋은 직장이 있다한들 출근은 어떻게 할 것이며 일은 어떻게 합니까? 돈이 많은들 치료비로 다 들어가고 돈 쓰러 다닐 기운조차 없는데 어떻게 합니까?
그래서 저는 운동을 선택했고 그 중에서도 무술을, 그 중에서도 주로 검도를 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의 수단으로 검도를 택했습니다. 정신수양이 아닌 신체단련의 수단으로 말입니다. 이런 제가 잘못되었나요? 검도는 원래 정신수양을 위한 것인데 제가 너무 육체적 측면만 강조하고 있나요?
저도 한때 킥복싱, 권투 같은 운동도 했습니다. 10대의 영원한 화두 ‘실전’이라는 것 때문에요. 그 시절의 실전이 뭡니까? 애들이랑 시비 붙어서 싸우는 게 그 나이대의 실전아닌가요? 솔직히 말하면 몇 년 수련하고 딱 한번 싸웠습니다. 싸움에 상당히 도움이 되더군요.
그러나 이제 이 나이에 이 신분에 남들하고 싸울 일은 있겠으나 더 이상 주먹다짐할 일은 없습니다. 웬만하면 저는 제가 먼저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하고 사과하며 몸을 사립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상황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종료됩니다. 제가 비굴해서도 아니고, 약해서도 아닙니다. 초보수련생님의 행동에서처럼 무도인으로서 수사관으로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겸손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점잖은 말이 안 통하는 양아치들이 있습니다. 이때는 신분증 확 까버립니다. 그럼 꼼짝 못하더군요.
이러다보니 저는 싸움을 할 일이 없습니다. 따라서 싸움과 스타일이 흡사해서 싸움에 도움이 되는 소위 말하는 ‘실전무술’이 제겐 별로 필요치 않습니다. 제겐 싸움기술보다는 건강이 더 중요합니다.
오히려 제게 필요한 기술은 제압술 내지 체포술입니다. 그래서 유도나 합기도도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범인이나 경찰이나 상당히 점잖은 편에 속합니다. 신분증 보여주며 같이 가자고 하면 대부분 그냥 수갑 찹니다. 그러나 반항하면 넘어뜨리고 팔 꺾어 수갑 채웁니다. 몸싸움 과정에서 작은 상처라도 날라치면 국가인권위원회에 고소를 한다, 모가지를 짜른다 오히려 정당한 법집행을 하는 공무원을 협박하며 난리가 나는 게 2004년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입니다. 이것이 현재 30대 중반의 평범(?)한 어느 직장인의 ‘실전’입니다.
내가 다쳐서도 안 되지만 범죄자 역시 다치면 큰일 납니다.
서로 피 보는 일 없이 점잖게 상대를 사무실로 모셔오는 것이 제겐 곧 실전이며, 격무에 시달려 지쳐가는 몸을 단련하여 스트레스, 질병, 각종 사고와 싸워 제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제겐 목숨을 걸고 겪어야 하는 ‘실전’인 것입니다.
여기서 정신수양은 덜 돼서 공자님, 맹자님 소리는 듣지 못할지언정 씩씩하게 일하는 사람이라는 소릴 듣고 싶어서 신체단련의 수단으로 검도를 수련하면 덜 떨어진 놈이 되는 걸까요?
또한 저는 검도를 최후의 호신술로 생각하고 죽도를 들 힘이 남아있는 한 수련할 것입니다. 아무리 험한 범죄자를 상대하는 일일지라도 솔직히 말해 특별한 호신술이 필요한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대한민국은 그래도 아직까지는 점잖은 나라입니다. 제가 일부러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한 호신술을 쓸 만큼 위험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조폭이나 마약사범 같은 경우는 좀 위험하죠. 칼을 들고 반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총 쏘면 되잖아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뭘 모르는 분.... 총? 함부로 못 쏩니다. 잘못하면 뉴스에 나갑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일단 말로 설득합니다.
그래도 안되면 그냥 가라고 합니다. 그리고 뒤통수에다 대고 기껏 한다는 말이 “너 이 새끼 다음에 걸리면 죽어(구속 시킬거야).” 그래도 안가고 나를 해치려 한다면 내가 도망가야 합니다. 그러나 내가 도망도 못갈 상황이라면?
그때는 너죽고 나죽자 하고 싸워야 합니다. 범죄자와 경찰관의 관계를 떠나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입니다.
내가 이겨도 상대는 죽지 않지만 내가 지면 나는 죽습니다.
그러니 내가 이기는 것이 여러모로 남는 장사이기에 나는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연장을 든 범죄자를 1:1로 맨손으로 멋지게 제압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나도 뭔가 들어야 합니다. 삼단봉이건 작대기건.....아, 진검은 곤란합니다. 죽도를 가지고 있다면 금상첨화겠네요.
제가 알고 있는 한 작대기(?) 싸움에서의 최강자는 검도입니다. 왜냐? 맞아보고 때려봤기 때문이죠. 움직이는 상태에서 거리를 맞추고 기검체일치로 정확한 격자를 매일 연습하는 것이 바로 검도입니다. 겁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죠. 그러나 서로 연장을 든 상태에서 대치해본 연습을 매일 하고 있는 우리 검도인은 다른 무도인에 비해 상대의 연장에 대해 거부감을 덜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뭐같은 상황에서 나를 구해줄 최후의 히든 카드는 합기도도 냉동검법도 아닌 오로지 검도라고 생각합니다. 지나친 제 억측일까요?
자, 얘기가 길어졌습니다만, 정리해보면...
저는 주먹 쓰는 무술은 이제 필요가 없습니다. 싸움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더라도 주먹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제게 당장 유용한 기술을 제공해주는 무술은 유도, 합기도와 같은 제압술 위주의 무도입니다. 그러나 고수가 될 정도로 숙달되지 않아도 별 상관이 없더군요. 지금상태로도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습니다.
저는 검도를 신체단련의 수단으로 삼는데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검도는 너무나 좋은 ‘운동’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 세상 하직하는 날까지 한번이나 있을까 말까한(제 직업을 고려하여) 목숨을 건 싸움에서 제 목숨을 구해줄 수 있는 것은 다른 무술도 아닌 오로지 검도라고 생각하고 고수가 될 때까지 수련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수적으로 검도를 수련하다보니 정신수양이 솔직히 많이는 아니고 좀 되는 것 같습니다. 시혼님이 이미 좋은 말씀을 많이 올리셨듯이 호면 벗고 묵상하는 것이 아닌 검도장에 가는 것, 가서 연습하는 것, 연습 끝나고 정리하는 것 이 모든 과정이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것이고 아울러 상대를 배려해야 하는 것이고.... 이런 것들의 총체가 바로 인격수양 내지는 정신수양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검도에서 다음과 같은 것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1. 건강
2. 호신능력
3. 검도인으로서의 자부심, 정신수양의 효과 기타 등등 정신적 만족감(행복감)
1과 2는 제가 기필코 달성하고 싶은, 아니 달성해야만 하는 지상의 과제이고, 3번 항목은 저절로 따라오는 부수적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습니까?
이런 제게 돌을 던지시렵니까?
검도는 道인데, 저 따위 저차원적이고 형이하학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고요?
정신수양에 좋은 무술을 추천합니다.
태극권이 아주 죽여줍니다. 움직이는 禪이랍니다. 무술이라기에는 뭐하지만 국선도나 단학은 정신수양에 더 좋습니다.
아니, 정신수양이 목적이라면 뭐하러 연장들고 사람 난도질하던 검술에서 비롯된 검도를 하십니까? 왜 상대를 때려가며, 베어가며 정신수양을 합니까? 살벌하게시리....
정신수양해서 뭐하시게요? 착한 마음으로 이웃 사랑하고 이웃과 더불어 잘 살아보자고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 이웃을 사랑하고 더불어 사는 것을 직접 가르치고 실천하고 있는 종교를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가까운 성당이나 교회, 아니면 사찰을 찾아 당장 등록하십시오. 공짜입니다. 헌금은 내기 싫으면 안내도 됩니다. 정신수양에 종교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제가 최후로 지키고 싶은 것이 건강이라고 했는데요. 이것은 결국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허접스런 욕망에서 비롯된 나약한 정신상태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돈도 명예도 건강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끝내 돈과 명예에 대한 집착은 끊은 것처럼 보이나 무병장수에 대한 대단한 집착을 보여줍니다.
종교는 무병장수의 집착마저도 끊어버립니다. 살아서 보다 죽어서 행복해짐을 확신하는데, 죽어서 구원받음을 확신하는데 당장 죽은 들 무엇이 아쉽고 두렵겠습니까?
이것이 종교의 위대함이며, 설령 종교에서 말하는 내세나 구원이 전부 거짓말이었다 할지라도 이러한 ‘믿음’리라고 하는 마음상태는 검도가 아니라 검도 할애비라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고도의 정신수양의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부동심의 경지를 논할지라도 검도인은 종교인에 비해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무병장수의 집착에서 벗어난 정신수양의 고수는 아니라서 어쨌거나 검도를 통해 건강을 유지해서 제 아내와 아들을 위해 한 평생 봉사하고 싶고, 만에 하나 있을 교통사고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듯이 업무상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칼부림에 대비해(이것도 결국은 건강을 지키는 일) 보험에 가입하는 셈치고 검도를 열심히 수련하고 싶은 것이 제 심정입니다. 그리고 검도를 수련하다보니 부수적으로 행복하고, 마음이 굳건해지고 그럼으로써 오히려 타인을 대할 때 부드러워지는 저를 느낍니다.
검도는 무도이므로 신체단련이나 기술습득을 추구할 수도 있고, 정신수양을 추구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설령 정신수양에 치중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비난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어느 관장님이 그랬습니다. 정신수양 없이 기술만 배우면 그것은 칼잡이라고... 그러나 어느 검도인이 검도 배워서 사시미 휘두를 사람이 있던가요?
제가 만난 검우들은 검도장에 다닌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들이었습니다.
어느 분이 무도를 통한 정신수양을 2순위에 두었던 것을 저는 오히려 3순위에 둔 것이 매우 잘못된 것일까요? 왜냐 하면 저는 무도의 본질, 무도가 주는 혜택을 최대한 누리고 싶었던 것이고, 정신수양의 측면은 종교가 주는 은혜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 분야는 종교에서 더욱 추구해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겐 분명히 검도는 약간의 정신수양과 커다란 신체적 건강을 주고 있기에, 그리고 종교도 학문도 아닌 무도가 주는 특혜는 바로 이러한 신체적 단련이 보다 앞선 본질이라고 여기기에....
즉, 현대사회에서 무도수련은 웰빙 바람이 괜히 부는 것이 아니듯 첫째 신체단련을 통한 건강의 유지가 그 첫번째 덕목이요, 험한 세상 내 몸하나 혹은 사랑하는 사람 정도는 지킬정도의 기술습득이 두번째 덕목이요(나의 침해를 소극적으로 방어하자는 뜻이지 적극적으로 타인을 공격하여 침해하자는 얘기가 아님은 잘 아시죠?), 이 두가지를 갖추고도 인격형성이 안돼있으면 곤란하므로 더불어 정신수양(혹은 거창하게 정신수양 내지 인격 수양이라고 하지 않아도 그냥 스트레스 없는 마음의 평정 정도도 무방하리라고 봅니다)이 세번째 덕목. 이 세번째는 적극적으로 추구하거나 혹은 추구하지 않더라고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효과라고 생각하는 것에 문제가 있는지요?
대추나무는 유실수이므로 그 열매인 대추만 따먹으면 되지, 무슨 대추나무로 도장을 판단 말인가?라고 꾸짖는 사람이 혹시 있을까 두려워 하는 말입니다.
대추나무가 주는 혜택은 이렇게 다양한데, 그 열매를 취하든 나무를 취하든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 맘 아닌가요?
제가 수준 높은 “道”를 너무 격이 낮은 “스포츠”로 과소평가를 하는 우를 범한 것은 아닌지 저를 꾸짖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오히려 검도에서 道라는 한 글자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보라는 달은 못보고 달을 가르키는 손꾸락만 보는 경우도 적지 않으리라 봅니다. 검도수련의 궁극적인 목표는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서적으로 건전한기 위해서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검도]의 라이벌은 찌질이 사이비들 따위가 아니라 유도,태권도와 같은
다른 무도 종목을 넘어 수영,휘트니스 등과 같은 모든 레크레이션 스포츠들이라고 생각합니다.건강해지고 건전해지기 위해 어떤 운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은 사람들이 그 수 많은 운동들 중에서 [검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검도의 매력을 널리 알려얍져..그래도 道..인데..라고 하시는 분들에게는 과연 그 道라는
것이 과연 무엇이냐 반문드리고 싶습니다.뭐라 정의하지도 못할 막연한 개념이 위선을 만들고 허영에 빠지게 합니다.검도는..무도는 예를 중시한다 하지만 다른 스포츠 종목도 예의(매너)를 중시합니다.어떤 운동이든지 규칙을 준수하고 심판의 판정에 복종할 것을 요구하죠.어떤 운동이든 제대로 배우면 그 속에서 삶의
지혜와 철학을 얻습니다.나는 검도를 배우니까..道니까..배드민턴이나 인라인 하는 사람보단 뭔가는 더 우월하고 고상할 것이다..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죠.그런 마음이 든다는 것부터가 이미 오만과 허영에 빠져있다는 거죠.거창하게 道를 수련하고 있다는마음이 스스로 道..라고 여기는 것과는 더욱 멀어지게하죠...
그런 마음 속의 허영심만 잔뜩 키워서 결국은 정서적인 불구자..양아취 세리들..을 양산하는 무도가 사이비 무도들이죠.꼭 냉동 같은 사이비 검도 뿐만이 아니라 이른바 실전 최강이니 뭐니 하면서 이것만 배우면 쌈짱 되삼..이라고 주장하는 무도들 대부분이 사이비들입져.우리가 그런 사이비들과 차별화되기 위해서라도
첫댓글 Let it be~~
공자 할배왈 ; 아는 자 보다 좋아하는 자가, 좋아하는 자 보다 즐기는 자가 선하다.. 머리를 쉬게 두세요.
동감입니다. 현대인들이 무도를 익히는 이유를 잘 말씀해 주신것 같습니다. 특히 정신수양과 종교적인 관점은 공감하는 바가 큽니다. 근데 쬐끔 길어서 읽기 힘드네요. ^^;
오히려 검도에서 道라는 한 글자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보라는 달은 못보고 달을 가르키는 손꾸락만 보는 경우도 적지 않으리라 봅니다. 검도수련의 궁극적인 목표는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서적으로 건전한기 위해서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검도]의 라이벌은 찌질이 사이비들 따위가 아니라 유도,태권도와 같은
다른 무도 종목을 넘어 수영,휘트니스 등과 같은 모든 레크레이션 스포츠들이라고 생각합니다.건강해지고 건전해지기 위해 어떤 운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은 사람들이 그 수 많은 운동들 중에서 [검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검도의 매력을 널리 알려얍져..그래도 道..인데..라고 하시는 분들에게는 과연 그 道라는
것이 과연 무엇이냐 반문드리고 싶습니다.뭐라 정의하지도 못할 막연한 개념이 위선을 만들고 허영에 빠지게 합니다.검도는..무도는 예를 중시한다 하지만 다른 스포츠 종목도 예의(매너)를 중시합니다.어떤 운동이든지 규칙을 준수하고 심판의 판정에 복종할 것을 요구하죠.어떤 운동이든 제대로 배우면 그 속에서 삶의
지혜와 철학을 얻습니다.나는 검도를 배우니까..道니까..배드민턴이나 인라인 하는 사람보단 뭔가는 더 우월하고 고상할 것이다..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죠.그런 마음이 든다는 것부터가 이미 오만과 허영에 빠져있다는 거죠.거창하게 道를 수련하고 있다는마음이 스스로 道..라고 여기는 것과는 더욱 멀어지게하죠...
그런 마음 속의 허영심만 잔뜩 키워서 결국은 정서적인 불구자..양아취 세리들..을 양산하는 무도가 사이비 무도들이죠.꼭 냉동 같은 사이비 검도 뿐만이 아니라 이른바 실전 최강이니 뭐니 하면서 이것만 배우면 쌈짱 되삼..이라고 주장하는 무도들 대부분이 사이비들입져.우리가 그런 사이비들과 차별화되기 위해서라도
고상한 척..신비스러운 척 천지간의 조화를 논하면서 道가 어쩌구 하는 것이나, 양아틱 그 자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실전 어쩌고 하는 것(사이비들의 집단 서식지에 가면 거의 이런 이야기들 밖에 없더라는...)은 지양해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