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두천 ‘장림재’ 편
사랑하는 사람들과 평생 함께 할 누군가의 보금자리를 계획하는 일은 아마도 가장 뜻깊고 보람된 일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렇듯 공간을 계획하는 일은 언제나 설레는 작업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집’이라고 표현하는 공간은 매물, 물건, 재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건축가는 이를 ‘작품’이라고 부른다. 천편일률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나는 공간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의 긴 시간과 수많은 고민을 담아 땅 위에 정성스럽게 앉히는 과정은 마치 예술가들의 작품활동과 같기 때문이다. (건축가)
진행 남두진 기자 │ 글 김선용(레이어드 건축사사무소 소장)
나무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박공지붕의 단층주택이다.
나무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박공지붕의 단층주택이다. 자연에 어우러진 단층주택
건축주 부부는 단순한 형태의 단층 주택을 요청했다. 나무들 사이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높게 짓는 것이 아닌 나지막한 박공지붕으로 자연 속에 묻어나길 바라는 부부의 마음이 담긴 형태였다. 형태를 간소화하면 외피 면적이 줄어든 만큼 집의 단열효과가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 모서리가 적다 보니 유지보수가 쉽고 부지를 차지하는 면적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단순한 형태는 자칫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오히려 계절에 따라 변하고 하루 중에도 바람과 햇살에 드리우는 그림자와 자연을 더 마주하기 위한 좋은 선택이 된다. 대신 형태에서 오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현관 볼륨에 차이를 두고 자연스럽게 지붕을 내밀어 처마를 형성해 입구성을 강조했다. 이로써 장림재는 햇살과 그림자가 그리는 자연의 그림을 받는 한 폭의 도화지가 된 셈이다.
남향의 파노라믹한 풍경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침실에 코너창을 설치했다.
남향의 파노라믹한 풍경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침실에 코너창을 설치했다.
프라이빗한 안마당을 볼 수 있는 욕실 남향 배치 더욱 살린 창 계획
남향으로 조망이 트여 창으로 멋진 풍경과 채광까지 담을 수 있다 보니 남향 배치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가장 주가 되는 공간인 거실과 2개의침실을 전면에 배치했다. 그리고 채광을 집 안 깊숙한 곳까지 끌어들이기 위해 창은 되도록 높고 넓게, 특히 두 침실은 파노라믹한 풍경을 위해 코너창으로 계획했다. 거실은 바닥까지 오는 통창으로 외부와 직접 동선을 연결했다. 현관을 거치지 않고도 마당의 햇살을 직접 받을 수 있고 지붕에서 남쪽으로 뻗은 처마 덕분에 비 오는 날은 문을 열어도 들이치지 않는다.
두 침실의 창은 거실 창보다는 바닥에서 높게, 일반 방들의 창보다는 낮게 계획해 걸터앉는 의자가 되면서도 침대에 누웠을 때는 멋진 하늘과 푸른 풍경을 두 눈에 담을 수 있다. 건축주 부부의 요구사항인 남향 배치와 더불어 주변 환경에 맞춰 디테일한 부분을 다듬어갔다.
주방과 연결된 다용실은 세탁실과 보조주방으로 공간의 이용성을 높였다.
특별히 넓게 계획한 안방 드레스룸 통창 있는 욕실과 일상 품은 안방
건축주 부부는 안방에 넓은 드레스룸과 연결되는 욕실을 바랐다. 그리고 프라이빗한 안마당이 보이는 욕조를 요청했다. 안방에 드레스룸과 욕실로의 동선을 연결해 하나의 마스터 영역으로 계획했다. 드레스룸은 다른 프로젝트들에 비해 좀 더 큰 면적으로 할당하고 한쪽 면은 환기나 채광을 위한 창을 계획했다.
안방은 그냥 잠시 머물러 있는 공간이 아닌 일상 속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사유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계획했다. 일과를 시작하거나 끝낼 때 건축주 부부의 취향이 가득한 공간에서 새로운 도전에 마주하거나 조용한 휴식을 즐기는 것은 삶의 한 장면을 더할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
거실에서는 바닥까지 내린 통창을 통해 외부로 나갈 수 있다.
거실과 주방은 블랙 앤 화이트 톤으로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했다 두 사람 취향 담긴 섬세한 인테리어
장림재에는 영역별로 건축주 부부의 취향과 개성이 섬세하게 담겨있다. 특히 공용공간인 거실과 주방은 블랙 앤 화이트로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했고 지루함을 덜기 위해 조명과 천장 루버로 디테일한 포인트를 주었다. 천장에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 문선과 벽체선들을 최대한 숨겨 자칫 복잡해 보일 수 있는 공용공간을 깔끔하게 정돈하고 세련되게 표현했다. 침실에는 포인트 색상으로 오렌지를 선택해 패브릭을 활용한 더욱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건축주 부부의 선호와 취향을 최대한 반영해 수전이나 거울, 드레스룸에서는 이와 어울리도록 브론즈 톤을 선택함으로써 공간에 통일성을 주었다.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에서 지내왔다. 장림재 프로젝트는 주변 환경을 최대한 살리면서 건축주 부부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반영한 특별한 공간으로 계획됐다. 튀거나 돋보이지 않도록 존재감을 낮춰 주변 환경 속에 묻어나는 장림재에는 건축주의 따뜻한 삶이 담겨 있다./모셔온자료입니다 |
첫댓글
공간 활용을 잘하면
참 멋질것 같아요
맞아요
내가 머무는 공간이 편하고 예쁘면 삶에 질도 ㅎㅎ
포커스님
고마워요
오늘하루도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