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남편 잘 지내고 있지? 너무 너무 보고싶다. 이렇게라도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여보 입대한 날부터 모아서 주려고 썼는데 너무 길면 인쇄할 때 좀 그러실까봐 최대한 줄였어. 인편 열리면 그걸로 더 쓸게.
입대 전 날, 인생에 단 한 번인 군대를 나랑 같이 준비해서 또 내가 잘 배웅해줘서 좋다고 했지. 준영아 나도 살면서 한 번뿐인 군 생활에 내가 함께할 수 있어서 기뻐. 분명 힘든 시간들이겠지만 우리라서 정말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시간들이야. 앞으로도 우리 인생에 한 번일 일들, 인생의 변곡점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일들 참 많겠지. 그런 소중하고 중요한 날들에 서로가 함께 하고 그럴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해하자. 서로의 삶을 사는게 부부래. 그래서 나는 준영이의 삶을, 준영이는 내 삶을 감당하고 같이 경험하는게 자연스러워. 또 그게 우리가 같이 살아가는 삶이 될테니까 우리가 늘 그래왔듯이 경험으로도 많이 배우고 느끼고 성장하자. 준영아 내가 많이 사랑해 여보한텐 내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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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또 언제 찍어놔서 와이푸 울리고 그래. 영상에서 여보 표정이 너무 슬퍼서 꽉 안아주고싶어. 오늘 여보 보내고 계속 멍하네. 너무 내 거인데 확 뺏겨버린 느낌이야. 집에 왔는데 내가 여보 만난게 꿈이었나 싶어. 정말 꿈이라도 꾼 것처럼여보가 없으니까 같은 공간인데도 느낌이 확 달라졌어. 근데 집이 정말 다 여보라 너무 눈물나 보고싶어. 그래도 아직 여보 냄새 남아있어서 포근하다.
오자마자 힘 하나도 없어서 그냥 그대로 누워버리고 싶었는데 여보랑 약속 지키려고 우리 약속 종이 냉장고에 잘 보이게붙이고 바로 씻고 옷도 걸었어요. 할머니가 보내주신 반찬들도 도착했는데 머릿속에 ‘할머니 음식 오면 꼭 바로 넣고!’ 여보 목소리 떠올라서 바로 가져왔어. 그리구 냉동실에도 그냥 넣으려다가 안에 마카롱 부스러기나 자잘한 것들 있어서 샤워기로 다 씻어서 깨끗하게 해서 다시 넣었어. 밥 잘 챙겨먹으려고 닭가슴살이랑 계란도 주문했오. 그리고 티비도 켰어. 우리 항상 같이 보던 톡파원 25시 틀고 쇼파에서 여보 옷 킁킁 꼼지락거리고 있오. 여보 묵주도 유리 보관함에 넣어뒀다가 꺼내서 손목에 했어 이러면 손잡고 있는 기분이야. 여보 말대로 이렇게 하니까 집 분위기가 훨씬 낫다. 근데 이따 어떻게 자야할지 걱정이야.
잘 때 되니까 빈자리가 확 느껴져 쭌아. 진짜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나 이제 어떻게 지내지. 여보도 내 생각 엄청 하고 있겠지? 우리 자기 전에 계속 대화하다가 빈틈 하나 없이 꼭 껴안고 서로 숨소리 느끼면서 자야하는데 그치. 여보도 나 너무보고싶겠다. 어떤 생각하고 있는지도 궁금하고 어제 제대로 못 잤는데 우리 여보 잠은 잘 잘지 좀 괜찮은지 걱정돼. 이 상황이 너무 무섭고 답답하고 불안해.
나는 결국 못 잤네. 이제 낮인데 아직도 잠이 안 와. 여보 품에서 여보가 쓰다듬어주면 바로 잠드는데... 잠 안 와도 괜찮다고 달래주고 안아주는데 내 여보 보고싶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울 수 있나. 아까는 소리내면서 울다가 이제는 그냥 물 틀어놓은 것처럼 주륵주륵 나. 근데 아무리 울어도 여보는 못 오니까 그게 또 더 서러워. 와서 빨리 나 그만 울라고 눈물 닦아주면 좋겠어. 너무 힘들어서 그냥 여보 잠깐 판교 간거거나 가족여행 갔다고 생각도 해봤는데 그렇게 하니까 좀 괜찮은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어떻게 생각하는게 더 나을지 모르겠어서 이랬다 저랬다 하고있어. 쭌아 너무 보고싶어 진짜마음이 찢어진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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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잠들었다가 두시쯤 어머님 전화에 깼어요. 잠도 못 자고 우느라 목소리도 다 갈라져서 목소리로 못 알아보시더라ㅎ…. 당황하셔서 다현이 번호.. 맞나요? 하셨어ㅠㅠ 바로 다시 예쁜 목소리 내니까 웃으셨뎌. 어제 소화도 안 되고 갈 때도 울고 버스도 혼자 태워서 보내서 잘 올라갔나 걱정돼서 전화하셨대. 나도 어제 잘 들어가셨나 싶어서 연락 드리고 싶었는데 나는 번호가 없어서 연락을 못 드렸었거든. 이렇게 먼저 연락 주실 줄 몰랐어서 정말 감사했어. 어머님 아버님이랑 준성이는 10시에 도착했다고 하시더라고 내가 놀라니까 휴게소 많이 들르면서 와서 그렇다고 하셨어. 아버님 운전 오래하셔서 피곤하실 것 같아. 준성이가 괜찮을지 모르겠네. 여보 앞에서는 완전 괜찮은 척하더니 여보 가고나서 나 우는거빤히 보다가 애기도 울었어. 나 휴지 주고는 내 손 잡고 엎드려서 훌쩍이더라. 계속 나한테 우는 모습 안 보이려고 하구 다컸어 우리 준성이. 내가 터미널 가는 길에도 끅끅 울었거든. 그래서 안 울려고 했는데 죄송하다고 하니까 아버님이 막 아니라구 하시면서 달래주셔따. 나 내릴 때 준성이한테 씩씩하게 지내고 있으라고 하이파이브! 했는데 아버님도 나도나도~ 하시구 하이파이브했어ㅎㅎ 어머님은 내려서 배웅해주셨는데 안아드리고 싶기도했고 안기고 싶기도 했어서 와이푸가 한번 안았어용. 맞아 나 혼자 기다리는거 아냐 나한텐 준영이 가족분들도 있어! 하고 생각했어. 어제 가족분들 있어서 정말다행이었어. 다 너무 다정하고 좋으셔 내가 오히려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못한 것 같아서 걱정이네.
전화로도 내가 상태가 너무 안 좋아보였는지 어머님이 엄청 위로해주셨어. 여보 잘 할거니까 너무 걱정하지말고, 준영이없어도 꼭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으라고 하셨어. 그리고 여보 군입대 배웅해줘서 고맙다고 다현이가 함께 해줘서 준영이가 마음 든든하고 덜 슬펐을거라고 하셨어. 눈물 꾹 참고 전화 잘 마무리하고 울었어. 어머님 연락이 너무 힘이 됐어. 와이푸 그만 울고 강해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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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 시에 깼어요. 근데 그냥 머리로 와이프 괜찮아 괜찮아 자동 재생 중이야. 잠 안 와서 억지로 안 자고 여보 옷 안고군대 공부 중. 군인 분이 직접 쓴 글들도 봤어. 공군은 사회에서 가져온 물품 돌려보낼 때 귀여운 박스에 보낸대. 나도 이거 박스 받을 때 가족분들 너무 슬프면 어쩌지 했는데 박스가 귀여워서 그나마 낫대. 편지도 보낸다고 하니까 가족분들한테 애정표현 많이 담아서 보내요. 침구류 정리법은 자대에서 상점이랑 포상휴가로 연결되니까 꼭 자세히 알아둬야한대. 근데 듣도보도 못한 방법으로ㅋㅋㅋㅋ 갠다고 하는데 나도 나중에 알려조. 5일차에 탈락자들이랑 자진 귀가자 집에 보낸다는데 글에서 ‘본인 동기 중에는 여자친구가 보고싶어서 자진 귀가를 택한 미친놈도 있었다.’ 이거 보고 몇 초 멈칫… 안된다ㅎㅎ 나도 군대 용어를 많이 알아야 여보가 얘기하는거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꼼꼼히 읽었어. 그리고 오늘무슨 훈련 받고 이런 것도 웅… 찾아봤어. 오늘은 피 뽑고 약복이랑 전투모 사이즈 체크하겠네. 오늘 소변 검사도 하네....훔..나는 피 뽑는거 싫은데 여보는 헌혈도 하고 그랬으니까 괜찮게따. 우리 애기 약복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아 진짜 완전 멋지겠다. 빨리 보고싶다. 어디 숨겨놓고 나만 보고파. 나 무슨 맘카페 이런거랑 그냥 개인 블로그 있잖아 ㅇㅇ학원 원장, ㅇㅇ가게 사장 이런 분들이 쓴 글까지 싹 다 보고있어ㅎ… 시간 너무 안 가는데 혼자 울고만 있는 것보다 차라리 이런 글찾아보는게 제일 나은 것 같아 그리고 은근 웃겨. 맘카페 댓글에서 ‘사람맘이 참그르네요. 그렇게 보고싶던아들인데 계속컴퓨터하면서 날 새는거 일주일보니까 또 울화통이 터지더라고요ㅋㅋ’ 이러고ㅠㅠㅋㅋㅋㅋ 여친인 척 곰신 카페 가입했다 이런 얘기도 있구. 다들 신기해하시더라 요즘은 꾸나 곰신이라고 하는군요~ 하시면서 구남친 현남편 곰신 했다 이런 얘기 되게 많네. 그때는 진짜 어떻게 기다렸을까 지금 훈련소만 핸드폰 없는 건데도 죽을 것 같은데. 막상 하면 나도 하게 됐으려나? 어후.. 다들 기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계시는지 ‘정말 오래전 추억인데 덕분에 기억에서 꺼내보아요~^^’ 이러셔. 우리도 지금은 너무 힘들지만 나중엔 분명 이 시기가 좋은 시절로 남겠지? 이 생각 하니까 좀 덜 힘들다. 맞다 여보도 할아버지 전략 사용해. 나 요즘 맨날 할머니 전략 쓰거든. 할머니가 돼서 내가 지금 이 때를 떠올리면 너무 좋을 때잖아. 사랑하는 사람의 가장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내는 게 얼마나 멋지고 행복해. 우리가 언제 이렇게 서로 떨어져서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겠어. 절대 그럴 일 없어 앞으로는 떨어지는 일 없이 항상 꼭 붙어서 소중함 느낄거야. 훈련소 시기의 이답답함과 애틋함을 사랑하려고 노력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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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무너지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 보고싶어서 너무 힘들어 쭌아. 내가 불안해 할 때 꽉 안아주고 왜 기분 안 좋은지 내가하는 생각들이 왜 쓸데없는건지 말하는 여보가 없으니까 정말 더 힘들어. 여보도 힘들텐데 찡얼거리기 싫지만 괜찮은 척하기도 싫어서 그냥 다 얘기할래. 보고파 여보 옷 입고 자고 싶은데 내 냄새가 너무 섞여버려서 여보 냄새가 안 날까봐 입지도 못하겠어. 손에 쥐고 생활하구 잘 때는 안고 자. 지인짜 잠깐 입어보고 그러는데 그럼 여보랑 연결돼있는 느낌 나서좋아. 내가 보고 듣는게 다 공유됐으면 좋겠다. 나도 여보가 보는거 듣는거 생각하는 것도 다 알고파.
애들한테 힘들다는 소리 잘 안 하는데도 눈치 채더라. 잠을 잘 못 자서 현지랑 준서가 많이 걱정해. 현지가 언니 잠이 안와? 이러고 준영이는 지금 벌써 다 적응해서 배 긁으면서 쿨쿨 자고 있을거라고 언니도 빨리 자라고 ㅎㅋㅋㅋ 웃긴데 그래도 안심됐어. 잠 안 올 때 현지가 많이 연락해주고 있어. 다나카상 영상 보내주고 고양이 사진 보내주고… 준서는 낮에 전화해서 자기 얘기로만 두시간은 떠들어준 것 같애. 허전할 때마다 그냥 연결해두래. 만나자고 하는데 내가 그냥 밖에 나가서 누굴 만날 힘이 없다고 하니까 너 그 날 이후로 햇빛 본 적 있냐길래 없다했더니 집에 박혀있을수록 더 안 좋다고 억지로라도 하루에 30분씩은 햇빛 받으래. 그래서 전화로 나가는거 인증하고 시장 쪽 내려가서 다이소도 가고 올리브영 구경도 하고 들어왔어요. 화요일에 다른 언니도 독감 걸려서 결국 휴강했거든. 근데 이 날 휴강 아니었으면 나 갔어도 어차피 제대로 못 했을 것 같아. 바깥공기 맡고 기분 좀 나아졌는데 시장 내려가니까 여보 생각이 또 너무 나서 길에서 눈물이 왈칵 났어. 다 여보랑 간 곳이야. 처음 알게된 곳들도 다 여보랑 구경하고 그런 곳들이고. 맨날 여보랑 같이 다니던 길인데 혼자 걸으니까 갑자기 확 슬펐어. 누가 들으면 웃기다고 하겠지만 사이다만 봐도 슬퍼. 여보가 냉장고에 뒤집어서 넣어둔 사이다 보고도 울었어. 그리고 사이다 내가 닫았다가 나중에 다시 먹었는데 김 다 빠져있어서 그것도 슬펐어. 맨날 여보가 꽉 닫아놨던거구나 느껴져서 아맞다 지금 준영이 없지 이게 너무 와닿았어. 여보 입대하면 나도 내 나름대로 열심히할 일 하고 바쁘게 지내야지 다짐했는데 막상 여보가 없으니까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히고 너무 무기력하다. 입대 전에 여보랑 있을 땐 아쉬울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갔는데 입대 후에는 시간이 그냥 멈춘 것 같아. 군대 어플 까려고 했다가 내가 맨날 들어가서 그거 보고 있으면 시간이 더 안 갈 것 같아서 그냥 안 깔았어. 좀 나중에 깔아야지. 그래도 좋아하는 만큼 힘든 건 당연한 것 같아서 내 사랑의 크기에 열심히 맞는 중야. 여보도 여보 사랑의 크기에 많이 맞고 있어? 여보 나 엄청 보고싶어 하고 그래야해. 그래서 만났을 때 그만큼 왕창 예뻐해줘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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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가 있다가도 없는 사람인 것 같아. 자고 일어나는 것도 마음이 아프다. 집에 여보 흔적이 많아서 그런가 그게 한편으로는 안정감을 주면서도 또 힘드네. 너무 허전하고 집이 조용해. 그래도 여보 영상 내가 많이 찍어둬서 그거 보면서 겨우버티는데 영상 보면 또 너무 보고싶어서 눈물나. 근데 안 보면 더 힘드니까 맨날 보고있어. 얼굴도 만지고싶고 손잡고 안기고싶다. 여보도 나 많이 보고싶지. 사진 넉넉하게 챙겨가서 다행이다 안 뺏겼을라나… 우리 사진 보면 우리 너무 예쁘고서로 너무 많이 사랑하는게 눈에 보인다. 여보도 내 사진 보면서 항상 힘내고 있으면 좋겠다. 안에서 다들 경쟁하고 스트레스 받고 힘들겠지만 그래도 와이프 생각하면서 잘해서 꼭 가까운 자대로 와줘. 진짜 자주 봐야 내가 살 것 같아. 곰신 블로그 보면 기다리는 사람한테도 훈련소가 제일 힘들다는데 그 말 믿고 꾹 참고 버틴다...
와이푸 이제 언넝 나가서 인편 올려야겠다. 내 노트북 충전기 여보가 착각하고 판교집에 가져간건지 집에 없어 그래서 피시방 가야대ㅠㅠ 종교편지 마감 금요일이거든 주말에 내 편지 보고 힘내구 내 생각 많이 많이 하고 잘 지내다가 월요일부터는 인편으로 만나 제일 사랑해 내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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