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하루에 한번쯤은 조용히 혼자 생각해본다.
나는 살아있다. 과연 살아있다고 말을 할 수 있을까?
- 나는 의지를 잃었다. 그리고 힘을 얻었다.
- 나는 이성을 잃었다. 그리고 광기를 얻었다.
- 나는 존재를 부정했다. 그리고 내가 저지른 모든 일에 죄책감을 지웠다.
- 나는 나 자신을 죽이고싶다. 그래서 스스로 죽기위해 어디든 달려갔다.
그 어디에도 나에게 '답'이란걸 가르쳐 주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이런 독백에 답이 있을리가 없지만... 난 답을 바랬다. 과연 이것이 옳은것인지 옳지 않은것인지가 아닌 말 그대로의 '답'. 난 끊임없이 답을 갈구했지만.. 나에게 돌아온건 '허무'.
인간이란건 추악하다. 언제나 자신을 위해 행동하며 이익을 따른다. 그 누구도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나도 그랬으며 내 가족또한 그랬고 명목상 나의 친구였던 녀석도 그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그 틀을 깨고싶어졌다. 너무나 깨고싶어서 미쳐버릴정도로... 그래서 미쳐버렸다. 난 그 틀을 깨기 위해 내 정신 자체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그래.. 그것이 일의 발단.
난 결국 틀을 깼다. 하지만... 난 곧 그 '틀' 이라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판단이라는 것. 나에게는 사치.
단지 본능을 따를 뿐이다.
어디에서든 피의 향이 풍겨오는 곳으로 나는 발걸음을 옮긴다.
오늘도... 나 자신을 부정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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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우리는 여기있는 그 이단아를 처단해서 수급을 들고 오면 되는것이라.. 이거지? "
얼핏 보아도 30대는 훨씬 넘어보이는 중년인이 어떤 소년에게 받은 통보를 읽는다. 얼굴에 수많은 흉터와 허름한 가죽방어구에 등에 매고있는 커다란 클레이모어를 보았을때, 그는 모르는 사람이 봐도 검사라는 것을 알 수 있게했다.
"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이단 처단에 의해 들어오는돈의 60%나 먹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기회죠. "
통보를 들고왔던 소년이 조용히 이야기한다. 그 소년도 검사인지 왼쪽 허리춤에 칼집이 존재했다. 글을 읽던 중년인은 곧 가죽방어구를 잠시 정검하더니 통보를 소년에게 돌려주고는 자신과 함께 온 동료들을 불러 모은다.
" 이 앞에 우리 찾는 저주받은 존재들이 살고있다. 최대한 피해 없이 빠르게 끝내자! "
" 오오.. 베르던. 오늘 기운찬데? 이번 일을 해결하면 짭잘한가보지? "
중년인의, 아니 베르던의 동료로 보이는 한 마법사가 그의 정곡을 찌른다. 하지만 베르던은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다음말을 이어갔다. 대부분이 그냥 '힘내자' 라는 뜻의 말이었으나 어느새 10분이 지나가버렸다.
" 자, 그럼 출발하지. "
베르던을 따라 약 6명의 용병이 뒤따른다. 마치 길을 알고있는 듯 한 통보를 가지고 온 소년이 앞장서서 길을 안내하며 계속 걷는다. 그리고.. 얼마나 걸었을까. 작은 언덕 위에 낡은 집이 보였다.
" 아마.. 저기일겁니다. 사악한 네크로멘서가 있다는곳이. "
소년이 기다렸다는듯 말을 꺼냈다. 소년에 말에 몇몇 용병들의 안색이 나빠진다. 네크로멘서. 말로만 들어왔던 존재가 지금 그들의 눈 앞에 있을것이라는 소년의 말이기 때문이다.
" 잡깐, 네크로멘서라는 이야기는 안했잖아? 이단이라고 해서 더러운 마술을 쓰는녀석인줄 알았더니... "
" 저는 이단이라고만 했지 더러운 마술을 쓰는 녀석이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네크로멘서 또한 분명한 이단이지요. "
소년의 담담한 대답에 용병 일행은 말없이 전투준비를 한다. 네크로멘서든, 흑마술사든 그들은 돈만 받고 일만 진행하면 되는것이다. 더군다나 이번에 잡으러 가는 이단은 정상적이 아니라는 말도 입수해놨기 때문에 별 걱정이 없는듯 했다.
" 아, 대장. 근데 네크로멘서가 뭐에요? "
이때 뜬금없이 눈치없는 한 용병이 베르던에게 질문을 한다. 순간 싸늘해지는 일행.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일행의 유일한 마법사인 한명이 그 질문에 대답해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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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멘서.
지금 세상은 '마술', '신력', '마법'. 이 세가지의 구성으로 돌아가고있다. 모든 이치는 이 세가지 안에 전부 정의가 되며 이 세가지의 힘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지금 존재하는 3개의 제국. 브로더리크, 메레디스, 토바이어스. 사람들은 대부분이 이 안에 모든 삼라만상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큰 오산. 단지 제국이 삼분열 되어있을뿐, 그 세 제국안에 속하지 않은 여러 왕국들은 언제나 그들의 지각에서 제외되어있다. 네크로멘시는 그 왕국들 중 '폴리스' 라는 작은 왕국에서 만들어낸 일종의 '마법'.
흑마법을 파종하여 만들어낸 이 네크로멘시는 특이하게도 마법이면서 마술과 같이 '매개물' 이라는 존재를 필요로 한다. 문제는 그 매개물. 네크로멘시는 '시체' 라는 매개물을 사용함이 가장 큰 문제가 됬다. 그 시체를 사용한다는 면으로 인해 신력의 사용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공적이 되어버렸으며 그 후 차례로 마술사와 마법사들의 공적이 되었다. 심지어 같은 흑마법사들 조차 네크로멘시를 피하게 되는 경위가 바로 매개물.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시 폴리스에서 네크로멘시의 개발을 총 책임지던 상당한 실력의 네크로멘서 '페르시앙'이 일을 저질러버린것이다. 그들이 행했던것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과감한 프로젝트. 드래곤의 시체를 이용하여 꿈의 존재. '본드래곤'을 만들어내는것이 그들의 프로젝트였다. 그로 인해 모든 생물들에게 네크로멘시는 저주의 대상이었고, 평등하던 정령들조차 네크로멘시를 배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 드래곤 프로젝트가 끝나기도 전에 당시 세력이 가장 컸단 세 제국. 그들이 손이라도 잡은듯이 거의 동시에 네크로멘시를 탄압했고, 제국 아래에 있던 왕국들또한 배척했다. 수많은 정벌대가 폴리스에 들이 닥쳤고, 살아남은 생존자또한 수많은 용병과 정예기사들에 의해 도륙당했다.
시체를 사용한 '마법' 네크로멘시. 그 존재는 약50년간 잊혀진듯 했다. 아니, 실제로 그 파장은 서민들에게까진 튀지 않았고 고위급 왕족이나 신력 사용자들 사이에서만 논란이 되었기 때문에 잊혀져있었다. 단지 '네크로멘서가 있었구나' 하는 정도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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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이제 알겠어? "
설명이 끝난듯 한 마법사. 용병도 이해한듯 '아~' 거리더니 제자리로 돌아가서 준비한다. 순간의 적막. 그 적막을 꺤건 다름아닌 길안내를 했던 소년이었다.
" 저기... 저거 누구죠? 여기는... 그 네크로멘서 외에는 없는지역일텐데... "
소년이 가리킨 방향의 들판에서는... 핏빛 기운을 뒤집어 쓴 한 소년이 걸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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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보인다. 나의 사냥감. 나를 피의 향기속으로 안내해줄 저 '인간' 이라는 존재. 손이 떨린다. 오늘도 전율을 느낄 시간이 다가온다. 즐겁다. 희열이 느껴진다. 오늘... 오늘도 미친 피의 향연속에서 즐길 수 있을것같은 예감과 동시에 쾌감이 나의 몸을 감싸안는다. 마치 나를 발견한 듯 나에게 삿대질을 하는 소년. 역겹다. 하찮은 미물주제에... 하지만 걱정은 없다. 죽여버리면 그만이다. 모두들 나를 보며 항상 이름을 묻는다. 왜? 이름이 무슨 상관일까? 죽이고 죽는 이세계에서..
하지만 저녀석들도 분명히 물어볼것이다. 그래.
나의 이름은 카라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곧 죽을놈들이 알 필요는 없을것이다.
나의 어깨에서 오늘도 나의 애검 '브레이크'를 꺼내든다. 자, 미물들아. 오늘도 나에게 쾌감을 주며 공포스러워 해라... 킥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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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크리스님의 Give&Take의 '다른' 시점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크리스님의 허락은 받았어염)
세계관은 Give&Take와 동일. 따라서 '이미 원작에 나온 설정을 다시 설명하진 않습니다.'
첫댓글 잘쓰시네요 ㄷㄷ 원작보다 잘쓰시는건? ㅠㅠ
헐, 크리스님. 그건 아니잖. 저보다 우월하신분이 왜 그런말을 입에담으심,..?
두분다 대단하신듯...
나도 그정도 되려면 어느정도나 해야하는거지?
헐, 크리스님은 대단하지만 전 대단하지 않아요, 비루할뿐. 이미 Apoly님은 절 초월하신듯
근데 난 5월 배소인 투표에 언급도 않된 잉여인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