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망막병증 7문 7답
01 당뇨망막병증은 어떤 질환이며, 원인은 무엇인가요?
당뇨병은 미세혈관계에 병변을 일으키는 대사성 질환으로 눈을 포함한 전신 조직에 광범위한 장애를 일으킵니다. 망막병증은 우리 눈의 망막에서 발생하는 병을 말합니다. 망막이란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얇은 신경조직으로서 눈의 뒤쪽 내벽에 붙어 있습니다.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각막과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우리 눈의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에 상을 맺게 되고 그 상이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됩니다. 당뇨가 있는 환자에게서는 망막 미세혈관의 허혈로 순환장애가 생기는데 이를 ‘당뇨망막병증’이라고 하며, 당뇨병성 신경병증, 당뇨병성 신증과 함께 당뇨병의 3대 미세혈관 합병증 중 하나입니다.
02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방문해야 하나요?
당뇨망막병증의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시력도 정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1형 당뇨병을 처음으로 진단받은 경우 보통 첫 5년간은 당뇨망막병증이 없으므로 초기 안과 검사는 당뇨 진단 5년 이내에 받으시면 됩니다. 하지만 제2형 당뇨병의 경우 정확한 발병 시기와 유병 기간을 알 수 없으며,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을 때 이미 당뇨망막병증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처음 당뇨병 진단 시에 반드시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증상이 나타날 정도가 되면 이미 당뇨망막병증이 아주 많이 진행되어 있어 치료해도 정상적인 시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03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자가 진단할 수 없습니다. 또한 진행된 당뇨망막병증에서도 황반부종이나 유리체 출혈이 없는 경우에는 시력이 좋게 나올 수 있고 초기라 하더라도 황반부종이 있으면 시력 저하를 느끼게 됩니다. 정확한 진단은 안저 검사를 포함한 기본적인 안과 검사 및 형광안저혈관조영술(Fluorescein Angiography)과 빛간섭단층촬영(OCT)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이루어지며 정밀검사 결과에 따라 2~12개월마다 꾸준히 정기검진을 받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별다른 이상이 없더라도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안과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04 당뇨망막병증에 걸리면 실명할 수도 있나요?
당뇨망막병증은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실명을 야기하는 질환으로 성인 실명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당뇨망막병증은 망막 내 신생 혈관 발생 여부에 따라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구분합니다. 전체 환자의 80%를 차지하는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에서는 황반부의 허혈 및 황반부종으로 심각한 시력저하가 발생될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와 당뇨 조절로 시력을 유지 및 관리할 수 있습니다. 증식성 당뇨망막병증 또한 실명 위험이 있으며, 황반부 허혈, 신생혈관에 의한 유리체 출혈, 견인 망막박리 등이 주된 실명의 원인입니다.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을 앓는 환자라도 중심 망막(황반)에 장애가 없으면 시력이 정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태일지라도 주변에 증식 병변이 있다면 언제라도 출혈이나 견인 망막박리로 인해 치명적인 시력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05 당뇨망막병증에 걸렸을 경우 꼭 수술을 해야 하나요?
안과적인 치료로는 레이저 치료, 주사 치료 그리고 수술이 있습니다. 레이저 치료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신경과 황반 중심을 제외한 나머지 망막 부위를 레이저로 치료하는 것입니다. 이 치료의 목적은 시력 호전이 아니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레이저 치료 후에도 당뇨가 조절되지 않으면 당뇨망막병증이 계속 악화될 수 있습니다. 당뇨망막병증 환자에게서 황반부종이 발생했을 경우, 국소 레이저 치료와 주사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국소 레이저 치료는 황반부의 누출점을 찾아 직접 응고하는 치료이며, 주사 치료는 일명 ‘항체주사’로 불리는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또는 스테로이드를 눈 안에 주사해 부종을 가라앉게 하는 것입니다.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해 유리체 출혈이나 증식성 막, 망막박리 등이 생기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06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이 당뇨망막병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나요?
경구혈당강하제 중에 치아졸리딘디온(Thiazolidinedione)이 황반부종을 유발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본원에서 처방되는 치아졸리딘디온 약제로는 듀디에정, 엑토스메트정이 있으며, 상기 약제를 복용하는 중에 시력 저하 등 안과적인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안과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07 평소에 당뇨망막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혈당 관리입니다. 많은 연구에서 혈당을 엄격하게 조절할 경우 당뇨망막병증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고,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뇨병 초기에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당뇨망막병증의 빈도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혈당이 낮아져 저혈당에 빠지는 것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혈당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외에 고지혈증·고혈압 관리 및 금연이 당뇨망막병증의 발생 또는 진행을 낮출 수 있으므로 식습관과 생활습관 교정, 적절한 내과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아주대학교병원, 안과 이기황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