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무엇을 원할 때 그것을 의욕이라 한다. 확실히 말한다면 인간지능이 무엇엔가 목적을 두고 그것을 인식한 다음 그 목적에 대한 의지의 행위를 의욕이라 한다. 의욕은 반드시 인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모르는 것을 원할 수는 없다.
그래서 진정한 의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①마치 어떤 일에 있어 원인이 결과를 낳듯이 의지의 움직임에서 나와야한다. 가령 내가 원수의 죽음을 원하고 있었는데 나의 협력없이 다른 사람이 다른 문제로 그를 죽였다면 그 원수의 죽음은 나의 단순한 소원이다. 내가 의욕한 바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즉 나의 의지가 그 죽음의 원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의욕이라 할 수 없다.
②지능이 내가 해야 할 목적만 알 것이 아니라 그것을 왜 목적으로 삼는지 알아야 하며 그 목적 달성에 적당한 방법까지도 완전히 인식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런 인식도 없으면 무의식 상태나 다름없기 때문에 의욕이 성립되지 않는다. 따라서 윤리적으로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동시에 반의식 상태의 인식이라면 소죄로밖에 간주할 수 없다.
ⓑ또한 어떤 행위의 정상을 몰랐다면 정상에 대해서는 의욕적이 아니다. 단순히 여자와 음란한 죄를 범했다면 음란죄뿐이겠으나 남의 아내인줄을 알았다면 간음죄가 성립된다.
이렇게 의욕이란 반드시 인식을 전제로 한다. 의욕의 분류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독자에게는 지루할는지 모르겠으나 인간이 인간다운 행위를 말할 때 의욕에 대해서 확실히 말해두는 것은 옳은 일이라 하겠다.
또한 이런 원리들을 앎으로써 우리의 의식적인 행위가 어느 부분에 속해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호에는 지면관계상 다만 분류만을 적고 다음호에 설명하겠다. ①완전한 의욕과 불완전한 의욕 ②직접 의욕과 간접 의욕 ③적극 의욕과 소극 의욕 ④현실적 의욕 잠정적 의욕 이미 갖었던 의욕 해석적 의욕 등이 있다. 또한 특수 의욕에 있어 ①직접원인 간접원인 ②근인과 원인(遠因) ③자인(自因)과 우인(偶因) 등 의욕에 있어서는 복잡하고 까다로움이 수반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잘못한다 해도 그가 가지는 의욕이 어떤 것이냐에 달려 잘못의 경중도 결정된다. 예를 들어 인식하기는 했으나 무식했기 때문에 잘못 인식한 것도 있을 것이고 무식에도 여러 가지 분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