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儒城)의 가을
장상현 / 수필가
가을이 시작되었다.
이 깊어가는 가을이 비단 유성뿐이겠는가?
그러나 계룡산의 무한한 정기와 함께 맞는 유성의 가을은 화려한 봄보다 오히려 풍요로움이 넘쳐 마음까지도 여유로움을 느끼게 된다. 유달리 이 가을! 넉넉함을 자랑하는 천연의 자연환경을 가진 유성이 일회성 축제에 의존하는 다른 도시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지리적으로도 영산(靈山) 계룡(鷄龍)의 힘찬 기운이 갑하산(甲下山), 우산봉(雨傘峰), 빈계산(牝鷄山)의 허리를 타고 내려오다가 갑천(甲川)과 어우러져 천혜의 복지(福地)를 이루었으니 그 속에 녹아있는 자연과 인심(人心)이 어찌 복되고 평화롭지 않겠는가. 또 유성(儒城)은 이름에 걸맞게 인재양성의 요람이 아닌가. 유성에는 5개의 국립 및 사립대학이 있고, 조국간성의 교육중심지인 교육사령부에 육. 해. 공군대학을 포함해 의무, 통신, 군수 등 국가가 절명의 위기에 있을 때 조국을 지킬 훌륭한 인재가 배출되는 곳 또한 유성이다.
유성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인재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인재 집결소이다. 여기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비롯하여 13개의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한국전력 공사 등 공기업연구소, 삼성중공업, LG화학을 포함한 대기업 연구소가 위치하여 국제과학 비즈니스 밸트 거점으로 대한민국이 세계로 뻗어 나아가는 동력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이제 이 복된 땅 유성의 산하(山河)도 이미 가을로 접어들었다. 산(山)은 단장을 위한 마지막 채색 준비를 마쳤고, 들판도 황금색으로 치장할 준비가 끝났다.
산과 들과 온천수가 유림공원과 함께 어우러지는 곳 유성. 높은 인품과 인정이 함께하고, 첨단과학과 5일마다 열리는 재래시장이 4일과 9일에 열리는 곳 유성.
공원이 있고, 산책로와 갑천변이 어우러진 곳. 이른 저녁 족욕탕에 발을 담그고 있노라면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씻겨져 단잠을 이루게 해 주는 곳.
유성을 대표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온천’이다. 요즘 유성온천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유성온천족욕탕이다. 온천 물에 발을 담그며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설계된 족욕탕은 봉명동 계룡스파텔 인근에 위치해 있다. 유성을 찾은 관광객은 물론 대전 시민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41℃ 안팎으로 설정된 100% 천연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앉아 친구·연인 등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피로는 이미 저 멀리 사라져버린다. 이 족욕탕은 비가와도 족욕을 즐길 수 있도록 지붕까지 갖춰져 있다. 고맙다. 이런 설계를 해 유성구민은 물론 대전 시민들에게 제공한 분에게 고마운 것이다. 경관조명과 물레방아, 분수, 산책로 등 다양한 시설까지 설치돼 있어 ‘추억만들기’에 안성맞춤인 곳이 바로 유성 족욕탕 인근인 것이다.
족욕을 마치고 ‘전주명가 콩나물 국밥집’(042-825-3819)에서 먹는 콩나물 국밥 한 그릇은 진미 중에 진미인 것이다. 미모의 여주인이 미소까지 듬뿍 담아주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취해 있노라니 옛 고려 때 문신(文臣) 이지심(李知深)이 가을을 노래한 시(詩)한 구절이 생각난다.
안원응연호(岸遠凝煙皓) : 멀리 언덕 가 안개 엉켜 뿌옇고
루고산취량(樓高散吹凉) : 높은 곳에 사니 부는 바람 흩어져 시원 하구나
반천명월호(半天明月好) : 하늘 반쪽에 밝은 달빛 좋을시고
유실조휘광(幽室照輝光) : 그윽한 방에 휘황하게 비치는구나.
첫댓글 십여년전 계룡산이 눈앞에 선해오네요
언제 다시가서 유성의 인재들 만나보나요?
다음에 함께 갈까요?
거기 온천에서 느긋하게 몸도 풀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