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랑의 어학적 의미는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이고
첫은 맨 처음을 의미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상상이던 실제적이던 성적인 접촉을 배제하고서는
'첫사랑'의 정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그러한 관념을 따져 나의 첫사랑을 말하라면
아마도 중2때 만난 그녀일 터이다.
3.
우선 그녀를 처음 만난 과정은 이렇다.
근동에 살며 제법 어른 흉내를 내며 촐랑거리는 초등 여자 동창이 있었는데
그 친구의 생일날에 초대 비슷한 것을 받아서 밤중에 동네 친구 서너명이 논을 가로 지르고
개울을 건너 그 여동창의 집에 갔었다. 그때 여자 동창의 중학교 친구 세 명이 축하겸 방문해
있었는데 그곳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다. 그 세 명의 여자중에서 그녀가 제일 이뻤고 차분하고
요조스러웠으며 무엇보다 여성의 2차 성징이 가장 뚜렷하거 드러난 학생이었다. 이를테면
적당하게 볼록한 똥배와 안반대기 같은 엉덩이가 선정적으로 다가왔고 남라르게 묵직하게
달고 있는 가슴이 육감적이었다.
나는 흔히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 가능하다는 걸 그때 경험했다. 그날 그 여동창 집의
사랑방에서 나는 최대한 그녀의 눈에 들고 싶어서 안달을 했는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과장된 언행과 위선섞인 가식을 떨었다. 생각해 보니 어떤 말이나 행동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내숭이나 차분함 같은 것으로 어필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 그런 아양이나 교태가 비단
나만의 행동이지는 않았다. 함께 간 녀석들도 안그런 척 나와 비슷한 심정이었다는 것은
그들의 어색한 언행에 뚜렸히 드러났다. 물론 나의 언행은 그들에게 부자연스럽게
비춰졌을 것이고...
어벙하거나 순박해 보였을 우리들과 달리 그 여학생들은 남달리 발랄하고 조숙했다.
우리들이 민망해하는 행동을 서스럼 없이 하는 것은 물론이요, 청소년기에 금기시된 말들도
아무런 거리낌없이 했다. 그때 생각으로는 그러한 언행들이 너무도 어른스러워 보이고
당당하게 여겨져 부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발랄함이 발랑까진 것이고 조숙함으로
여겨진 것은 비행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어렴풋 하였으나 그 생각은 잠시 뿐이었다.
여동창과 그 친구 네명중에서 그녀는 다른 그녀들과 달리 제일 차분하고 단정한 용모에
그나마 중2 다운 청초미가 풍겨져 나왔기에 그녀에게 몰입된 내가 다른 여학생들의
일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몰입이
함몰로 이이지며 나의 시선이 그녀를 비추는 스포트라이트가 되어
주위를 의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돌이켜 보면
중2 밖에 안 된 여학생이 아무리 친구집이지만 외박을 한다는 건 그때 내 관념으로는
얼핏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으나 그때는 아름다운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보니
그러한 것 또한 납득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
함께 갔었던 우리가 늦은 밤 돌아오는 길에서 앞다투어 대화를 나누었다.
누구할 것 없이 내가 지목한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는 듯했다. 아무리 견물생심이라
했건만 언감생심 저것들이 뭘 믿고 촐랑대는지...친구 아니라 원수처럼 여겨졌다.
그날 밤 나는, 스쳐 지나듯하여 모르는 사람과 다름없는 여인을 그리워 하느라
어디가 아픈 사람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 다음날부터 나는 이름과 사는 동네 하나를 갖고 그녀와 소통할 수 있는
일을 꾸미느라 한동안 바빴다. 전화번호를 알아야 하고, 주소를 알아야 편지를 쓸 수
있었으며 쪽지라도 전하려면 창구가 필요했기에 내가 들인 정성은 절실했고 빈틈 없었다.
그랬던 나의 노력은 헛되지 않아 멀지 않은 시간에 결실을 맻었다.
4.
그녀가 사는 동네에 먼 친척이자 한 해 후배인 녀석 하나를 알아낸 후
그 녀석을 통해 어떤 실마리를 풀어보려는 심사였다. 그다지 건전하지 않은 간계가
숨어 있는 접근이긴하였으나 그녀와 같은 동네에 산다는 것 만으로도 나는 알 수 없는
친근감이 느껴졌다. 쉬는 시간이면 달려가 유대감을 쌓았고 때로는 매점으로 데려가서
뇌물 공세를 퍼부었다. 샤프심을 사 준다던가 보름달에 우유를 사 주는 식으로
내가 알고 싶은 것을 향해 접근을 시도 하였더니 그녀석도 어느 순간, 느닷없는
호의와 배려에 대한 의구의 벽을 허물어 주었다. 그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나의 정성들인 쪽지가 전달되고, 세번째 쪽지에서 답장을 받아오는 쾌거가 있었고
그 후 주소를 알아내서 편지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번호까지
받아내는 성취를 일구었다.
쪽지를 보낸 사연 하나를 소개하면 이렇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 아마 지금의 내 생각이 많이 편입되어 그때의 나를
변호하거나 미화했을지도 모르나 이쁜 편지지에 내가 그린 나뭇잎 속에 적은 글은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솔직히 그날 널 보는데 깜짝 놀랐어. 넌 너무나 특출해서 꿈인가도 했어.
그게 꿈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리는데 나는 얼마건의 시간이 필요했거든. 왜 그런 상황있잖어.
'꿈속에서 이건 꿈이 아니야'라며 꿈을 꾸는 그런 꿈처럼 여겨졌기 땨문이었지.
... ... 너와 단 둘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워진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 난 그날 이후로
그리움이란 증세가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 알았어. ... ... >
우리가 만난 건
내가 그녀를 처음 본 그날 이후 두 달을 넘기지 않은 어느 초가을이었지 싶다.
그때만 해도 사회 통념상 남녀 학생이 단둘이 만나는 게 교칙 위반을 넘어 경범죄 취급을 받던
시절이었고 사회 분위기도 어수선하기 이를데 없던 시기다. 대가리 까진 그 양반이
국정책임자로 자리잡은 터라 온나라가 군기에 바짝 들어있었고 사회 문화 전반에
총칼이 난무하는 때여서 어린 남녀 학생 둘이 버젓히 만난다는 것은
불용하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만났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그 장소에서...
간이역 수준을 간신히 넘긴 역사 옆에는
아름드리 플라타너스와 포플러가 여러그루 심어져 있고
중간 중간에 벤취가 놓여 있었다. 그 작은 공원처럼 꾸민 테두리는 회양목으로
울을 만들어, 지금 떠올리면 낭만있는 장소였는데 그때는 가로등도 없었고
열차가 끊어진 시간이면 인적마저 드물어 차가운 느낌마저 드는
그런곳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그녀는 하얀 칼라가 어깨까지 깜싼 교복을 입었는데 어찌나 단아하고
안성맞춤이든지. 좁다란 어깨어서 흘러내린 부드러운 곡선은 가슴께에 이르러면서
완만한 곡선을 만들고 나서 가파른 굴곡의 미를 드러냈고 겨드랑이에서 허리로 이어진 잘록함은
온갖 맵시를 내고 엉덩이에 머물렀으며 엉덩이에서 장딴지로 이어지는 자태는 풍년이 든
들판과 같고 잘 익은 과실과 다름아니었으니 그 윤곽은 마치 비현실처럼 여겨졌다.
나도 교복을 입었다. 일본 헌병을 연상캐하는 목에 후크달린 그 교복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아도 용모나 차림새가 민망하기 그지 없다.
엄마는 내가 부쩍부쩍 클 줄 알고 큰 교복을 사서 입혔는데, 바지야 단을 줄여 입었으니
모양은 빠지더라도 그만이지만 윗도리는 그럴 형편도 못 되어 끝단이 궁둥이를 덮었고
소매는 긴팔 원숭이 팔마냥 길어 코메디 바보 분장을 해 논 듯한 꼬락서니였다.
거기다가 교모는 한자로 가운데 중자가 큼지막하게 적힌 모자를 쓰고 다녔는데 두상이 작아서
모자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을 방지하느라 안에 두꺼운 마분자를 접어 끼워 쓰고 다녔으니
그 모양새 또한 방정함과 단정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노골적인 표현을 하자면 얼빵하게 보였을 것 같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왔어.'란 간단한 대화도 않은 채 서로 벤치에 앉아 정면만 쳐다봤던 것 같다.
서로가 서로에게 말을 하면 안된다는 금기사항이라도 있는 듯 한동안 말없시 분위기만
살피다가 그 어색한 침묵을 깬 것은 그녀였다.
첫댓글 첫 짝사랑그녀ㆍㆍㆍㆍ
애가 다섯이랍니다 ㅎㅎ
큰 애는 이모님 애 일지도 모른다는~~ㅋㅋㅋ
그녀는 생산 능력이 출중했군요....
아마도 엉덩이가 태산처럼 컸을 것 같은 예감...ㅋㅋㅋㅋㅋ
더워도 너무 덥따~~~
전기세 애끼지 말고 에어컨 켜라~~^^
등 목욕 해줄까???ㅋㅋㅋㅋ
@법천 보리한테 한대 맞아야 정신 채리려나~~ㅋㅋ
@더하기 빼기 에어컨 빵빵
밖에 잠시라도 나가면 헉~;;;^^
@보리보리쌀 너무 허약한거 아녀?
보약 한 질 해주까? ㅎㅎ
@뽀돌 넘 더워 헼헼 거리겠다.ㅋㅋ
@더하기 빼기 잉~^^;
ㅋㅋㅋ 어설픈 첫사랑의 추억....
간도 못보고 애간장만 태우다가 끝났나요???ㅎㅎ
ㅋㅋㅋ 그러한 경험이 다양하실 것 같은 법천님!!
맨시티-AT마드리드
축구 경기 보러간 딸램이 보내준 사진.
부럽부럽~^^;
@뽀돌 비가 비가 얼매나 왔던지...경기가 40분 연기 되었다고.ㅜㅜ
그랬다 해도 나도 부럽^^
@더하기 빼기 어제 운행중 비많이 와서 개고생했오~^^;
@뽀돌 비 올땐 더욱 안전운행^^
@더하기 빼기 비 많이 오면 차들이 못가서 서행할수밖에없오
@뽀돌 알았오...단디 단디 해^^
뒷편 기대해도 되는거조? ㅋㅋ
다 읽어 보긴 한겨?
@더하기 빼기 그람요.더하기작가님 팬이어요.모르셨어요 ㅋ
@스윗드림 황송하옵니다.ㅋㅋ
너무 더워서 그땐 헛소리한 거였다고 다음에 말하기 없기.ㅋㅋ
@더하기 빼기 에구.. 에어컨 밑에선 헛소리 없조 ㅋㅋ
@스윗드림 에어컨 때문에 전기세 몇 갑절 더 나오지 싶다는...어제밤에도 밤새도록 켰다 껏다 반복했다는...
@더하기 빼기 우리도 안방에 키고 아들이랑 다 모여서 잤어요 ㅋㅋㅋ
@스윗드림 우린 각자 방에서 문 열어두고...에어컨은 거실에서 지 혼자 욕보고~~ㅋㅋ
@더하기 빼기 사실 난 거실서 맨바닥에 선풍기만 키고 자면 등짝시원하고 잘만 하드라구요
@스윗드림 넌 푹신해서 좋겠다.
난 궁디 살이 없어서 맨바닥은 베겨서 못 잠 ㅜㅜ
@더하기 빼기 그니깡 살 많으면 그럴땐 상당히 유리 해여 ㅋㅋ
@스윗드림 부럽군!!
나무 의자도 불편 불편!!!
갑작스레 영화 보자는 권유로~
마눌, 나 각각 kt맴버쉽 월 1회 공짜라,..
재밌게 보셨어요?
밀수 볼까 생각중
첫사랑은 그 기억만으로도 좋은...
너무 더우니 몸이 축 늘어져요
산책이나 가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