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너드 코헨을 좋아하던 사람 / 김광욱
그대여.
봄비를 좋아하던 그대여.
초록색을 좋아하던 그대여.
기차 여행을 좋아하던 그대여.
레너드 코헨의 노래를
끔찍이 좋아하던 그대여.
음악을 들으며
혁명의 시를 쓰던 그대여.
레너드 코헨을 들으며
반역의 시를 읽던 그대여.
지금 나는 단지 사무적인 이유로
우리가 언젠가 밤새운
그 바닷가로 달리는 기차에서
차창 밖에 내리는 봄비를 보며
이 시를 쓴다.
레너드 코헨의 아임 유어 맨 들으며
반란의 시가 아닌
사랑의 시를 쓰고 있다.
등대처럼 갑자기
내 마음 해역에
찬란히 비춰 오는 그대여.
찬란히 살아 오는 그대여.
나는 사무 서류를 내던치고
그 모래사장으로 달려간다.
시린 언덕에 기대어
초록빛 새싹이 움트는 소리를 듣겠노라.
사랑의 숨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