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緣天里 來相會 [유연천리 래상회]
인연이 있으면 천리가 떨어져 있어도 언젠간 만난다
ASIAN GANGSTAR 02.
[이병헌x유창현]
Written By. 까까
02. 꺾어버린 나뭇가지는 다시 새 가지를 뻗지, 그렇다면 너도 네 목을 꺾어버리면 다시 새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 뭐하는거야, 이게. "
스스로에게 보내는 비소가 그대로 내 심장을 관통했다. 바보처럼 늙고 추한 남자의 말을 올곧게 믿으며 L.JOE라는 남자를 찾아가려고 하는 나는 미친 게 틀림없었다. 걸음을 몇 번이고 멈추고 골똘히 생각해보았지만 지금 당장은 그에게 가는 일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일도 실행할 수 없었다. 내가 길을 멈추고 다시 내 삶의 터전이였던 노숙터로 돌아가려고 하는 때마다 남자의 목소리가 내 머릿 속을 어지럽혔다.
- 그에게 가면 안식을 찾을 수 있을거야.
11살때 이후로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안식이 내게도 다시 찾아 올 수 있을거라는 등신 머저리같은 믿음. 어느 순간 눈커플이 무거워지는 듯 싶더니 눈물샘을 비집고 나오는 눈물들이 아롱져내렸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였다. 갱스터들의 이유없는 반항의 폭동에 내 부모가 목숨을 잃은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나는 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헛된 자기합리화 속에서도 나는 다시 마음을 굳히고 길을 물어물어 걷고있었다.
어느덧 어둑어둑 땅거미가 지고, 안식이라는 그 한마디에 온통 눈물에 젖은 얼굴은 얼룩덜룩한 자국이 하얗게 남아 더러워졌다.약간의 배고픔이 있기는 하였지만,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손에 쥔 종이조각이 뭐라도 되는 듯이 꽉 쥐고 주소를 잊어버릴까 미친놈처럼 입으로 중얼거리고 또 중얼거렸다. 내 걸음이 팔(八)자를 그리건, 갈 지(之)자를 그리건 상관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갔다.
" Reqeuiline street 18. Reqeuiline...14...15. "
드디어 찾았다.
Reqeuiline street 18.
여섯시가 넘은 시각이 되어서야 그가 알려 준 그의 주거지를 찾았다.
L.Joe 라는 남자의 주거지. 초인종을 누르려다가 멈칫 했다. 도대체 이 초인종을 누르고는 뭐라고 해야하는거지. 순간 머릿 속을 표백해낸 듯 새하얗게 변해버렸다. 그렇게 망설이는 순간 초인종 특유의 소리가 났다. 새하얗게 변한 머릿 속 만큼이나 답답한 이 손가락들은 주인의 말을 듣지 않고 초인종을 누르고야 만 것이다.
" 미쳤구나, 제길. "
그렇게 나 자신을 자책하고 있는데 인터폰을 통해 이 단단한 벽 뒤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을 남자의 음성이 부드럽게 벽을 타고 내 귓가를 파고들었다.
- Password.
" ...아. "
- 누구지, 넌. 처음 보는 얼굴인데?
" Miss you, so much. "
의지를 배반하고 튕겨져나간 목소리는 나조차도 당황스러웠다. 마치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 보고싶었다고 말한 내 목소리는 이미 엎지러진 물. 나는 잠시 대답이 없는 상대편에 초조해했다. 차라리 말을 하지 말 것을 그랬어. 그러나 기가 막히다는 웃음과 함께 내게 돌아온 말은
- 처음보는 상대에게 뜬금없이 보고싶었다니 날 죽이러 온 애송이쯤 되는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미친놈이였군.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내릴 듯한 부드러우나 강인한 목소리에 잠시 넋을 잃어버렸던 것 같다.
그제서야 상황파악이 됐다. 안그래도 추운 겨울, 걸어오다 꼴좋게 빙판 길에서 몇번이나 나뒹굴어질 뻔 한게 몇 번인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쌀쌀한 겨울 날씨보다도 더 차갑게 쏘아붙이는 듯한 말투에 나는 잔뜩 날이 선 채로 얼어있다가 내가 문득 잘못 생각했다는 생각에 다시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가려 마음먹었다. 역시 너무 무모했어, 도대체 그런 용기는 또 어디서 난거야. 어차피 다시 보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에 안도하면서 한발자국을 내딛는 순간,
- Come in. 밖은 춥다고.
서릿발보다도 차가워보이던 남자의 목소리가 온화하게 변했다.
有緣天里 來相會 [유연천리 래상회]
인연이 있으면 천리가 떨어져 있어도 언젠간 만난다
ASIAN GANGSTAR 02.
[이병헌x유창현]
Written By. 까까
" Welcome. "
갱스터계의 넘버원이 산다기에는 너무 화려하고 큰 규모인 그의 집은 넓다는 말보다는 텅 빈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였다. 물론, 엔틱풍인데다가 동양 특유의 멋을 가지고 있는 브라운 계열들의 가구들은 그나마 사람의 냄새를 가지고 있는 물건들인 듯 했다.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하면서도 어울리는 멋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보다가 내가 마지막으로 그의 얼굴을 보았을 때, 나는 내가 무척이나 그에게 실례했다는 것을 느꼈다. 아니, 그것마저도 어폐가 있는 말이였다. 그리워하는 가족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남자. 만약 나에게 터울 많은 형이 있었다면 있었을 법한 얼굴. 그에게서는 집과는 다른 날카로움이 베어있었으며, 군중들을 사로잡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햇빛 밑에서 타들어가는 것 마냥 붉게 타오르는 그의 머리색. 단단한 골격, 시선을 압도하는 키, 옆에 있는 것 만으로도 느껴지는 위압감. 마지막으로 심장을 멈추게 만들어버릴 듯 그 모든 것들을 잊게 만드는 Dark red eyes.
" Hey. "
" ...아, 네,네? "
" 이름이 뭐야? "
" Ric. "
Ric이라. 조용하게 내 이름을 중얼거리던 그가 엷은 웃음을 띄우며 허밍을 만들어 내는가 싶더니 테이블 위에 올려져있던 커피 포트에 있던 차를 따라 내 앞에 내밀었다. 내가 잔뜩 긴장해서 찻잔을 들고 부들부들 떨고있자니 남자가 피식 웃으며 마시라는 제스츄어를 보내더니 다시 내게 물었다.
" 풀네임이 아닌 것 같은데. "
" Ricky.Yu. "
" 귀여운 이름이네. "
그가 나를 보고 웃었다. 그에 나도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전설의 파이터, L.JOE .당신은 도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잔인하다고 할 만큼 아름다운 RED의 향연으로 나를 꼼짝못하게 해버리는 것인지.
" 왜 나에게 온 거지? "
" 당신과 같은 이유 때문이겠죠. "
" 하하. 명쾌한 대답이군. 난 L.JOE다. 잘해보자, Ric. "
그가 내미는 따스한 손을 잡고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한낮 감정을 비추지 않는 아름답지만 알 수 없는 그 빛깔에 빠져들어가고 있는 느낌이였다. 나와 눈이 마주친 남자는 내 머리를 서너번 정도 쓰다듬더니 내게 말했다.
" 네 갈색 눈은 시트렌 마냥 반들반들 매끄러워 보여.예쁘다, 잘어울려 "
도대체 시원스레 보이지않고 답답하게 동그란 내 눈이 어디가 예쁘다는 건지….
" ...남자한테 그런 말이 어울리기나 한지 모르겠는데. "
" 뭐, 어때. You're really something to me.(넌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있으니까.) "
버림 받은 내가 이번에는 당신을 믿어보죠. 어떻게 결과가 나오든지 이번에는 관여하지 않고 당신을 한 번 믿어볼게요. 물론, 내가 당신에게서 잃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이유기 때문이죠. 그리고, 당신이 나에게 말했잖아요. 당신에게 나는 특별할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처음 만난 아이일테니까.
부디 나약한 나를 강인한 당신처럼 만들어줘요. 더 견고하게, 부서지지 않게.
02. 꺾어버린 나뭇가지는 다시 새 가지를 뻗지, 그렇다면 너도 네 목을 꺾어버리면 다시 새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FIN.
● 블로그 상에선 이미 3편까지 올려놓은 관계로 잠시 2편 올리고 갑니당!
어쨋든 에지스에서 저렇게 자꾸만 나오는 전설의파이터라는 말은 ㅋㅋㅋ...사실은 제가 DJ DOC의 김창렬씨만 생각하면
전설의 파이터라는 말이 떠오르게 쓴 말이에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좀 촌스럽죠.
죄송해영 전 촌년이니까...하..
● Ric이라고 준말을 써서 창현이의 남성다움을 강조해주어야하는지,
Ricky라고 써서 창현이가 '수'로써의 귀여움을 강조해서 써야하는 지 모르겠네요.^^;
릭. 리키. 비슷하긴 하지만 느낌이 굉장히 달라지는 것 같아서요.하하.
드디어 이제 엘조형아를 만난 리키지만 아직 만날 사람은 네명이나 더 남아있다는거어~ 이러고 있습니다.
이제 첫만남인데 굉장히 둘 다 안 지려고 하는 거 보세요 아주 러브러브는 개뿔 찌릿찌릿한 스파크가 튀어오르고있네요.
사실 저번주 일요일에 2편을 올렸어야하는데 제가 준비가 덜 되어서 못 올렸었네요.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꾸준히 올리겠습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첫댓글 와ㅠㅠ 진짜 재밌어요 다음 편 기대되욯ㅎㅎ!
으어 ㅠㅠ 다정한 남자 엘조군요 ㅠㅠ 유리키가 엘조의 곁에서 강인하게 커갈 수 있을까요 ㅠㅠ.... 아 진짜 다음 편이 너무나 궁금해지는 글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 퀘스천 마크 둥둥 ㅠㅠ 부제격으로 나오는 글귀들이 정말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A.G.S.의 매력을 더 돋보이게 해주는 것 같아요 ㅠㅠㅠㅠ 이번 편도 잘 읽고 갑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