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행복을 잊고 살았던 선희 씨 | ||
"얼른 나아 가족과 함께 있고 싶어요" | ||
자궁경부암 재발로 힘든 투병 겨우 찾은 아버지도 장애인 돼 | ||
4살 때 부모님이 이혼한 이후 선희씨는 어린 나이에 시골에 있는 할머니집과 고모네를 전전하며 자랐습니다. 부모님과 다른 사람의 사랑이 어떻게 다른지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그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어른들로부터 세세하고 자상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어린 선희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친구들과 어울려 유희의 세계에 빠졌습니다. 중학교 졸업 이전에 이미 가출을 경험했고, 그 때부터 가족이라는 단어와는 담을 쌓았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예민했던 청소년기에 따뜻한 관심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 어려움을 스스로 이겨내지 못한 것이 너무나 큰 후회로 남는다고 합니다. 젊은 나이에 혼자서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그럭저럭 살아가던 지난 2006년께 선희씨는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알고 지내던 고향 언니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완치가 된 줄 알았던 자궁경부암이 최근에 재발한 것입니다. 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한 차례 더 수술을 받았지만 말기 상태이기 때문에 투병 생활은 힘겹기만 합니다. 두 번째 수술 이후 기초생활수급자 보호를 받고 있지만 매달 40만원 이상 들어가는 병원비는 늘 선희씨를 불안하게 합니다. 질병이 점점 악화되고 의지할 곳이 없게 된 선희씨는 할머니의 장례 때 잠깐 만났던 아버지를 다시 찾았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도 오래 전에 감전 사고를 당해 지체장애인가 되어 기초수급자 보호를 받고 있는 신세였습니다. 어렵게 만난 딸이 질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는 아버지는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는 자신의 신세가 너무 한탄스럽습니다.
선희씨는 그나마 고통스러운 질병이 10년 넘게 잊고 지내던 가족을 만나게 해준 계기가 됐다며 애써 아버지께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이영혜·부산 사상구 괘법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327-3001. △지난 10일자 희정이 이야기 43명의 후원자 155만3천원.
↓ 이렇게 됐습니다 '사랑의 징검다리'를 통해 사연이 소개된 이후 은영이에게 127만5천원의 성금이 전달됐습니다. 대학 진학 여부를 두고 고민하던 은영이는 결국 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민들의 성금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입학금 마련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대학 진학을 격려해 준 주위 이웃들에게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은영이는 지난 목요일 대학수능 시험을 치렀습니다.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디자이너라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합니다. 은영이는 대학생이 되면 열심히 공부해 장학금도 받고, 아르바이트도 하며 남들보다 훨씬 부지런히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