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중국조선족 전통 결혼식과 돌잔치를 하고자 하는 동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변 연길에서 온 이동호(37, 사진)씨의 말이다. 이동호씨는 중국동포 MC로 한국에 와서 최초로 중국조선족 전통문화를 살린 결혼식과 돌잔치 등 행사를 맡아 진행해주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동호씨는 직접 상차림을 해주고 행사를 진행한다. 그리고 중국동포 연예인들로 구성된 밴드, 가수 등을 섭외해 결혼피로연을 중국 연변에서 하는 것처럼 즐겁게 해준다. 중국조선족 전통의 결혼피로연을 요구하는 동포들이 많아지자, 최근에는 중국동포 연예인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전문 기획 연출팀을 구성하기도 하였다. 주요 멤버로는 최근 동포가수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문진수 씨를 비롯해 김월자, 김경애, 조흥주, 연변가무단 출신 성악가 안영란, 영등포구 편에서 전국노래자랑 최우수상을 받은 이희야, 그리고 구로구에서 오랫동안 라이브카페, 행사장 등에서 밴드팀을 구성해 활동하는 장용환 단장이 함께 한다. 이동호씨는 최근 가리봉동에 진달래웨딩홀을 오픈했다. 조선족 전통 결혼식과 돌잔치 뿐만 아니라, 평일에는 동포연예인들의 연습장소로 활용된다. 지난 5월 14일 동포세계신문 허광옥 발행인이 펠리시티컨벤션(보라매 웨딩홀)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웨딩박람회 개최 때 이동호 팀은 중국조선족 전통 결혼피로연을 선보였다. 150여명의 중국동포들이 참여한 가운데, 10여명의 동포연예인들이 대거 참가해 결혼피로연 시연회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특별히 연변 코메디언 이동훈(떼떼부부)씨까지 참석해 주목을 끌었다. 예능계에서 이동호씨의 인맥이 두텁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행사였다. 조선족 전통 결혼식은 한국의 결혼식과 무엇이 다른가 묻는 질문에 이동호씨는 “상차림부터 진행방식 등 모든 것이 다르다”고 답한다. 피로연 장소에서는 입담좋은 MC가 연변말로 진행하며, 가수들이 부르는 연변노래에 맞춰 신랑 신부, 혼주들이 하객들과 어울려 흥겨운 결혼피로연을 연다. 중국동포들이 중국조선족 전통 방식을 찾는 이유에 대해 묻자, 이동호 씨는 “한국 결혼식은 너무 단초롭고 재미없다, 반면 조선족 전통식은 모처럼 시간내어 결혼식에 참가한 손님들도 즐겁게 놀게 해주어 모두가 만족스러운 결혼식이 된다”며“생활수준이 높아진 중국동포들이 점점 더 조선족 전통의 결혼피로연을 원하는 추세이다”고 말한다. 이동호씨는 연변 연길에서 3년 동안 개업식, 환갑, 돌, 결혼식 행사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2013년 한국에 와서는 처음에 건설현장 등을 돌며 일을 했지만, 2년전 한국에서 결혼식도 올리고 아기 돌잔치도 하면서 그때 조선족 전통식과 한국식에는 많은 차이가 난다는 것을 느끼고, 1년 전부터 중국조선족 전통의 결혼식과 각종 문화 행사를 진행하는데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 1년간 50여 차례 결혼, 행사 등을 진행했다. 그만큼 조선족 전통의 결혼식 행사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알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 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