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초콜릿 케이크나 단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초콜릿을 파는 가게나 맛있는 냄새가 풍겨 나오는 빵 가게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계속해서 단 음식을 찾고, 이를 자제하지 못해 걱정하기도 한다.
영어권에서는 이들을 ‘스위트 투스’(sweet tooth)라고 부르기도 한다. 직역하자면 ‘달콤한 이’라는 뜻인데, 이는 단 것을 많이 먹어서 이에서도 달콤한 맛이 난다는 뜻이다. 이렇게 단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단 음식을 찾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초콜릿과 같은 단 음식에 중독된 사람들은 두뇌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를 통해 2013년 4월 발표된 이탈리아 피사에 있는 임상생리학 연구소(Institute of Clinical Physiology)의 연구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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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콜릿과 같은 단 음식을 끊임없이 찾고, 이를 자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제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단 음식에 중독된 사람들은 뇌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연합뉴스 |
연구팀은 단 음식에 대해 사람의 두뇌가 어떻게 다르게 반응하는지를 자기공명영상장치를 통해 관찰했다. 먼저 참가자들의 입 속에 초콜릿을 넣어주거나, 참가자들에게 초콜릿 케이크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뇌 반응을 촬영하였다.
그 결과, 어떤 이들은 초콜릿을 먹거나 혹은 초콜릿 케이크 사진을 봤을 때 특히 강렬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에게서는 뇌의 통제기능이 약화되는 공통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사진을 보거나 초콜릿을 먹어도 똑같은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를 통해 단 음식 자체에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이 있어 사람들이 중독되는 것이 아니라, 두뇌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에 중독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단 음식에 대한 중독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두뇌라고 할 수 있다.
단 음식 과다섭취 할 경우, 건망증 생길 수 있어
단 음식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또 있다. 단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건망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뉴롤로지(The journal Neurology)를 통해 발표된 독일 베를린의 래치트 대학병원 소속 아그네스 플로엘 박사의 연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연구팀은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증이 없는 평균연령 63세의 성인 141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 결과, 혈당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은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반면 혈당 수치가 낮은 사람은 기억력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혈당이 높은 사람들은 일정한 단어를 듣고 난 뒤 30분이 지나면 15개 정도의 단어조차 기억하는 것이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포도당과 결합한 혈색소의 비율을 반영하는 당화혈색소(HbA1c)가 7mmol/mol 증가할 때마다 기억할 수 있는 단어의 개수가 2개씩 감소한다는 것도 밝혀졌다.
이 연구는 혈당 수치가 정상범위에 있어야 나이가 들어도 기억력 및 인지력이 감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2형 당뇨병이 치매 증상을 가중시키는 위험 요인이라는 것이 잘 알려져있지만, 이번 연구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도 혈당 수치가 높으면 기억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혈당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이 그들의 식습관이나 복용하는 약을 바꿔야 할 지에 대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가 더 이루어져야 한다.
단 것 좋아하는 아이, 시력에 이상증세 보일 수도
단 음식은 비단 뇌뿐만이 아니라 시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요즘 초등학생 절반가량, 유치원생 3명 가운데 1명꼴은 안과 이상 증세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근시를 앓고 있다. 근시의 원인으로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그 중 과도한 당분 섭취가 주범이 된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그간 식생활과 시력 관계에 대한 연구는 일본에서 비교적 활발히 이루어졌왔다. 일본 누마타 이사무 박사는 조기 시력장애의 원인으로 설탕의 과잉섭취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는 아동 근시 발생률이 충치와 마찬가지로 설탕의 1인당 소비량 변화에 따라 움직였다는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아나기사와 도미오 박사의 경우, 혈액 산독증 이론을 통해 이와 같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산성식품인 정제당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체내 산 염기 평형이 깨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망막의 시세포에도 산성 물질 유입이 늘어나게 되며, 이로 인해 안막이 얇아져 근시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식원성 증후군>의 저자인 오사와 히로시는 설탕 같은 당분을 대사하는 데에는 비타민 B1이 필요한데,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비타민 B1이 부족해지면서 눈이 나빠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분이 체내 칼슘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하며, 칼슘이 부족하면 안구를 형성하는 공막의 탄력이 떨어져 축성근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눈 건강을 위해 제철 나물과 과일을 많이 섭취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특히 냉이는 채소 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고 각막을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A와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C, 결막염을 막아주는 칼륨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취나물 또한 비타민 A, 칼슘, 칼륨이 풍부해 눈 건강에 좋다. 이와 함께 샐러드로 즐길 수 있는 양배추와 브로콜리에는 대표적인 눈 건강 영양소인 루테인이 많아 시력회복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