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정모여행기

[황제폐하]

평안하십니까?

대구의 황제폐하입니다.

논산정모에 아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참으로 유쾌한 모임이었습니다.

글로만 뵙던 분들을 직접 얼굴을 대하는 영광도 누렸습니다.

한산 소곡주(앉은뱅이 술), 가야곡왕주, 100년 전통 양촌막걸리 등에 심취하여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실감한 날입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십시오.

대구 금호강변에서 홍석영 드림.

논산정모여행기

16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인터넷으로 기차표를 예매하였다. 

전 날까지 동행인원이 결정되지 않았고 늦게까지 외출하고 올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천부인 과 천부경 카페의 정기모임에 참석하기 위하여 아들과 둘이서 집을 나섰다. 동대구역까지는 아내가 차를 태워주었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간식거리를 사고 표를 찾아서 플랫폼에 서니 새삼 즐거운 기분이 든다. 

전날 미리 준비한 팔공산 막걸리 두병이 배낭 안에서 헤헤거린다. 차를 가져가면 한말 정도를 가지고 갈 수 있지만, 기차버스택시에 관광을 더해야 하는 처지이고, 우리님 할배께서 늘 하시는 말씀이 나줄 1병만 더 들고 오시라는 것을 핑계 삼아 아내 몰래 두병만 배낭에 넣었다. 

카페에서 2월 16일에 논산에서 정모 한다는 소식에 단번에 가족여행을 생각했지만, 시간이 나는 사람은 나와 아들 2명이다. 그래서 아들의 중3졸업여행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09시 25분 대전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자동차를 가지고 갈까 하였지만, 기차 타는 것을 좋아하기에 기차타고 택시타고 버스 타는 맛있는 여행을 하기로 하였다.  

참 세상 좋다. 1시간 남짓 오니 대전역이다. 이리저리 물어 보고 대전서부시외버스터미널까지 택시를 이용하였다. 11시 출발 시외버스를 타고 논산을 향하는데 일부러 맨 앞자리에 앉았다. 승객은 7명, 대전을 벗어나니 외지인인 것이 표가 나는지 운전기사가 말을 건다. 대구에서 왔다하니 말문을 연다. 

사는 게 힘들어 인심이 예전만 못하여 외지인이 와도 반기는 기색 없이 그저 왔는가 가는가 하는 표정에 실망을 마시라며 논산을 소개한다. 충청도 사람의 기질과 정치색 등을 얘기하는데 응대를 하다 보니 벌써 논산 외곽지역이다. 저기가 황산벌, 계백장군의 무덤도 있고, 관촉사 은진미륵불도 소개를 한다. 벌써 시외버스 정류장이다. 

시내버스를 타고 관촉사를 갔는데, 산비탈에 위치한 절이라 일주문 다음부터는 계단으로만 다니게 되어있다. 생각보다 절의 규모는 작았지만, 결코 작은 절은 아니었다. 먼저 가본 곳은 대웅전 옆의 윤장대 이다. 윤장대를 책에서만 보았는데, 이렇게 직접 돌려 볼 수 있게 된 것에 매우 반기며 아들과 함께 가족 수만큼 네 바퀴만 돌리며 소원을 빌어보라고 하였다. 손잡이를 잡고 밀며, 國泰民安과 가족들의 건강을 빌었다. 아들의 소원은 무엇일까? 옆의 샘물로 목을 축이고 있으니, 광장 옆에는 교과서에서 보아왔던 은진미륵불이 거대한 모습으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교과서의 부처님은 엄숙미가 더하여 좀 무거운 표정이었는데 오늘 직접 보니 온화한 표정의 부처님이시다. 37년의 공사 끝에 1006년에 완성된 관촉사 미륵불은 두 개의 큰 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미륵불에 눈길이 쏠려 바로 앞에 있는 석등이 이제야 눈에 들어오는데 석등 또한 불상에 걸맞게 대단히 크다. 석등 앞에는 귀한 배례석이 있는데 연꽃 문양 또한 이채롭다. 종루를 돌아 나오는데 불이문 같은 곳이 있어 들어가니 좀 이상한 돌문이다. 문을 나오니 관촉사 해탈문이다. 보통 돌로 만든 문들은 아주 짧은 문인데 이문은 터널형식으로 만들어진 문이다. 

1시가 넘어 절 아래를 돌아보니 문을 연 곳은 간단한 기념품 파는 술집 밖에 없다. 

절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간판을 따라 돌고 도니 손자짱집이 있다. 자장과 짬뽕을 시켜 맛있게 먹고 다음 행선지인 백제군사박물관을 향하려니 차편이 마땅찮다. 주위에 물어보니 모두들 설명이 곤란하다. 

마침 관촉사에 들린 택시가 있어 불러 타고는 박물관을 향하는데 운전기사가 논산을 소개한다. 논산딸기가 4월이 제철인데 벚꽃과 함께 참 좋다며 봄에 한번 들리면 좋고, 한우고기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 맛있는 식당, 황산벌에 대한 소개 등을 하면서 가능하면 탑정호 안내와 양촌면 행사장까지 모시고 싶다고 제의를 한다. 불편한 교통, 모임에 지각을 하지 않을까하는 걱정, 친절한 운기사의 말솜씨 등에 그만 허락을 하는데, 백제군사박물관 주차장에 도착한다. 

우리뿐인 전시장에 문화해설사가 따라붙는다. 한 전시관을 지나는데 친절한 해설은 좋지만 한 과정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것 같아 우리 둘이서 편안하게 보겠다며 돌려보내고, 전시품을 보는데 눈에 드는 것이 있다. 

박물관 보기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다른 지역에 가면 꼭 보는 것이 박물관인데 매번 아쉬운 것이, 고대유물전시를 보면 녹슨 유물이 있는데 모조품이지만 같이 재현을 해놓으면 이해가 더 쉽지 않을까 했는데 이 박물관에는 창, 칼, 도끼가 같은 실물크기로 제작되어 있어 현실감이 뛰어 났다. 안내장의 박물관 개장년도를 보니 2005년이다.

다음 전시관에는 이층 누각이 있어 올라서니 성루였고 인형들로 만든 수많은 신라군들이 성을 빼앗기 위하여 공격해 오고 있었다. ‘내가 만약 백제의 장수라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고 방송이 나오고 양군의 함성이 들린다. 현장감 좋다. 

한쪽에는 칠교놀이 판들이 다양하게 있고, 갑옷입어보기, 무기들을 모형이지만 직접 만져볼 수 있게 만든 곳도 있었다. 

제3전시실에는 기획전시실로 조선후기의 장수인 이삼장군을 소개하는 곳이다. 

조선 숙종 영조 간에 살았던 장군으로 후손들의 귀감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시장 바깥에는 여기저기 좋은 휴식공간들이 있었고, 국궁 장을 향하는데 커다란 장기알과 장기판이 있다. 제일 작은 졸이 500g 이상 나갈 것 같다. 두 손으로 들기 편하게 고리가 달려있다. 흐트러진 장기 알을 옮겨서 바로 놓고 나니 두어 보고 싶었지만 전시관을 보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하여 지나친다. 작은 성곽이 있어 올라보는데 국궁장이다. 

성은 판축공법 쌓기로 한 과정을 보여 주는 계단을 올라 사대에 오르니 저 멀리에 과녁이 있는데 아쉽게도 활과 화살이 없다. 다음 일정을 생각하여 계백장군의 묘소도 생략하고 주차장으로 향한다. 개인적으로 계백장군이 가족들을 죽이고 전장에 나선 점이 못마땅하다.  아무리 수적으로 열세였지만 훌륭하게 싸운 백제군이지만, 먼저 마음속으로부터 지고 들어간 전쟁터에서 무엇을 얻으려고 했단 말인가? 

택시로 탑정 호를 돌아보는데 8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인공호수로서 그 크기가 우리나라 세 번째라고 하는 만큼 참으로 크다. 주변에 큰 강이 없는 논산으로서는 좋은 수원지 역할과 더불어 주민들의 여가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단다. 운전기사의 사는 얘기를 들어가며 움직이니 4시가 조금 넘었는데 양촌면 소재지이다. 

소개된 길안내에 맞게 택시기사에게 풍류도예술원을 이야기하니 이분은 모른단다. 법계사라고 하니 알기에 길을 따라 가보니 → 운주․대둔산 쪽으로 2km 가면 우측에 주유소가 보이고 500m 직진하면 → 법계사 돌 간판 과 풍류도예술원 표지 → 풍류도 표지판 따라 오시면 됩니다. 풍류도 예술원 간판에서 2km 산 쪽으로 올라오면 황산벌 목장 입간판 → 계속 직진해서 오시면, 길 막다른 끝 지점에서 노랑물통 쪽으로 우회전으로 들어오시면 풍류도 입니다. 곳곳에 적정하게 풍류도예술원 표식이 있다. 

풍류도예술원 마당에서 택시와 헤어져 안내에 따라 방에 들어가니 외부 손님이 있어 다시 바깥에 나와 둘러보는데 사방 빙 둘러 산인데 이곳만이 아주 적당하게 그렇게 경사가 급하지 않은 공간이 있어 좋아보였다. 솟대가 많아 세어 보니 32개 정도다. 

다시 방안에 들어가니 외부 손님이 나가신다. 안쪽 방으로 초대를 해서 들어가서 인사를 올렸다. 밝달님과 마당쇠(?) 심전사성님과 여수에서 오신님들이시다. 얘기를 나누는데 또 손님들이 오신다. 평창과 제천에서 오시는 분들이시다. 

인사를 나누고 차를 한잔하다가 모두들 바깥에 나오니 먼저 오신 심전사성님께서 길안내와 주변경치 얘기를 하신다. 

이곳은 예전에는 절터였는데, 5년 전에 밝달님께서 터전을 정하였고, 대둔산의 뒤쪽 부분이며, 이곳 황산벌은 삼국시대 백제의 계백과 5천결사대 뿐만 아니라, 조선 말엽의 수천 동학군들이 죽은 곳이며, 6.25동란 때에도 수천 명이 죽은 곳이기에 원혼들이 많은 곳이라 오늘 우리들이 신명나게 놀아서 해원을 하여야 한다고 하신다. 국조단군상 옆에는 예전 절의 산신당으로 모시던 곳에 환인 환웅 단군 세분을 모신 삼신전이 있어 모두들 사배를 올리고 나왔다. 

연이어서 전국 각지에서 객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대구의 ‘좋아’님도 오셨다. 5시까지 모두 15명의 이름표를 만들어 달고 우리님 할배를 기다리리며 삼삼오오 모이는데 우리님 할배 오시기 전까지 얼추 26명 쯤 된다. 

좀 늦었지만, 우리님 할배의 ‘밝달춤 > 풍월도 > 풍류도’ 에 대한 강의가 시작되었다. 

“시간은 살아있는 것들을 위하여 존재하는 곳이다.” “자연의 섭리에서 인간은 생명이다.” 

“생물 > 생명 > 생식의 변화, 그래서 우주의 중심은 우리 사람인 것.” “나와 니가 합친 우리가 주인이 것”에 대한 얘기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날 바로 풀자. 무엇으로? 오도방정 춤인 ‘밝달춤’으로 풀자.” 

“밝달춤은 정신적 물질적 병의 자연치유력의 원천이다.”와 

천부경의 한구절 人 中 天 地 一 에서 一은 ‘하나’가 아니라 ‘한’이라는 해석과 

녹도신지문자의 ‘한’자 풀이를 하시는데, ‘한’은 한민족으로, ‘하늘의 햇빛을 받는 민족’임을 열강을 하시는데, 

아쉽게도 중요한 뒷 일정에 밀려 나중에 모닥불놀이의 자유토론으로 넘겨졌다. 

옆의 식당에서 뷔페만찬이 열리는데 소박하지만 맛있는 시간이다. 밥과 나물반찬 두어 가지와 김치, 딸기(심전사성님께서 논산특산물인 딸기를 사오셨다.) 4개를 접시에 얹저서 식탁에 앉는데, 식탁에는 동태찌개가 있다. 술은 나중에 한다는데 우리님 할배께서 반주한잔을 청하니 모두들 좋아한다.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져줄줄도 아는 당신 멋져!!!

'당신멋져!'라는 밝달님 건배구호 설명에,  

(앞소리) 당신!   (따르는소리)멋져!!!

마침 논산에 계시는 분(수친구님?)이 한산 소곡주 댓병을 가져오셔서 맛을 보는데 ‘오메 기가 막히는’ 맛이다. 하도 맛이 있어서 일어설 줄 모르는 술이어서 일명 ‘앉은뱅이 술’이라지 않은가! 이 맛을 모르는 이들이 건배한다고 받고는 그냥 놓은 술 종이컵 두 잔도 내차지다. 빈 그릇을 들고 설거지 통 앞에 가니 니꺼는 니가 씻으란다. 머 평소에 하는 거라 문제가 없다. 

다시 풍류도 밝달춤과 풍물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 풍류명상을 위한 강의가 밝달 신현욱 선생님께서 하셨다. 대부분 초면인 사람들을 모아놓고, 몸을 움직이며 수업에 동참해야하는 쉽지 않은 시간인데도 밝달님 특유의 웃음과 끌림으로, 모두들 춤추고, 북을 쳐서 땀이 온몸을 적신다. 

다음으로, 광장 한 곁에 준비한 모닥불놀이(어려운 말 쓰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를 camp fire라고 한다.)를 한다며 모두들 둘러 모여 섰다. 

혼자서 가만히 옛날 우리 동네 풍습처럼 달집태우기를 할 때 짚으로 달을 둥그렇게 만들어서 얼른 대나무가지에 걸었다. 

간단한 제상이 마련되고 촛불을 붙여 초헌관 밝달, 아헌관 우리, 종헌관 심전사성님을 정하고 술을 올리며 달집을 태운다. 

아헌을 올리고 우리님의 제문 암송도 곁들여져 더욱 분위기를 올렸다. 음복을 하는데 100년 전통 양촌막걸리도 맛있다. 

달집에 불을 붙이고 약간의 등유를 뿌리고 하니 불이 세차게 붙는다. 참나무가 타고 생대나무가 타니 대나무 폭죽소리가 제법 세다. 오늘 이 행사를 축하하는 소리이렷다. 또 한쪽에는 다른 상이 차려진다. 드럼통과 철망이 갖추어진 불판이 놓여진다. 

하늘에는 달집 위로 달이 중천에 높게뜨서는 지가 거슬리는 줄도 모르고 내려다보고 있다. 

우연히 고기가 있는 곳에 있는데 집게가 있어 집어 드니 고기 굽는 이로 낙찰된다. 

그래 준비된 불과 고기 굽어 이웃들을 먹이자는데 어려울 게 무어 있어 하며 고기를 숯불에 놓고 있으니 오늘의 마당쇠님이 거든다. 참도 부지런하시지.  

술이 몇 순배 도는데 누군가 ‘온 나노 있쇼’ 노래를 우리님께 청한다. 

심전사성 마당쇠가 먼저 공부해온 온 나노 있쇼를 부르고 평을 받겠단다. 

마침 주머니에 있는 가져간 노랫말을   옆에서 펴주고, 

“가이라레 나이노 / 고노모네 이따이 / 온~ 나 데스모노 나니모 이엣나이 / 고꼬로노 이따 미요 히도리 다끼 / 쯔라이 진~ 세이 사마요노~ / 아~ 다이마쇼 나미다데 / 오크로 온~나노 온나노 잇쇼” 하며 합창을 했다. 

우리님 왈 가사는 맞는데 음정이 불안하단다. 

정확하시다. 가사는 보고 부르니 틀릴 수 없고, 잘 모르는 노래니 음정이 맞지 않을 수밖에, 

이어진 우리님 할배의 후창 역시 MP3에서 듣던 음정이다. 우레와 같은 박수. 

누군가 술을 권한다. 검정콩 막걸리다. 입안에 들어오니 콧속에는 고소한 콩 볶은 냄새가 진동을 한다. 

꼭 미숫가루 향이다. 맛도 좋고, 고기가 익으니 모두들 흥이 난다. 그런데 내 생각에 모두들 노래를 듣기만 좋아한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 사가 몇 곡을 불렀다. 

술도 한 잔 더 권하기에 마셨다. 내가 청해서 주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다. 

소곡주 한잔, 검정콩 막걸리 한잔, 양촌 막걸리 한잔 잘 들어간다.

문득 아들 생각이 난다. 고기 몇 점 먹는 것을 보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다. 꼬이는 발걸음으로 방에 가보니 자고 있다.  벌써 잠자리에 든 사람들이 몇 사람들이 있다. 착한 사람들이다. 

다시 불 옆에 와서 한잔 또 한잔하니 그 기세 좋던 불도 많이 사그라졌지만 불담은 여전히 세다. 준비한 고기를 다 굽었다. 

또 누군가 술을 권하고 마시는데, 나를 부축하고 숙소로 가기를 청한다. 좋아님 같기도 하고 심전사성님 같기도 하다. 

자다가 보니 속이 편하지 않다. 심봉사 눈뜨듯이 번쩍 눈을 뜨고 보니 식당 방이다. 급하다. 

식탁 위를 기어서 넘고 화장실에 가서 변기에 토했다. 후와 몇 년 만이야 술을 먹고 토하다니, 거의 30년 만이다. 의사가 쪼매만 더 살라마 술을 끊어라 케서 안 묵은지 십사년인데 어느 한 순간 소위 말하는 처음으로 ‘필름이 끊겼다’. 

한순간 누군가의 얘기를 앉아서 듣고 있는데 또 토가 나왔다. 자리를 옮길 새도 없다. 눕힌다. 누군가 뒤처리를 하는데 속수무책이다. 또 좋아님 같기도 하고 심전사성님 같기도 하다. 자고 있는데 손가락을 따고 있다. ‘딸 필요가 있남’ 하면서 자는데 또 토가 나왔다. 이번에는 화장실에 갔다가 제자리에 왔다. 

자고 있으니 식당 아침 준비를 한다 해서 밖으로 나와 쑥대머리를 비누 칠해 감았으나, 

몸과 맘이 편칠 않다. 오른 눈썹 끝부위에도 쳐박힌 건지 내가 박은건지 아님 무에 찔린 건지 원인모를 숭이 져있다. 

아들을 찾으니 잠자리를 정돈하고 있었다. 하이고 착한 거! 

씻고 나서 모두들 아침식사를 하는데 국물이나 한 모금 할 까 했는데 너무 짜다. 

물 한 잔으로 아침을 때우고 이어지는 우리 할배님의 해오름관법을 들어야 하는데 자신이 없다. 

지난밤에 과음한 이가 나 말고도 또 있어서 같이 옆방에 누웠다. 

자미 깨미 하는 중에 자기소개 시간인가 보다 우리 아들도 외로이 자기소개를 하는데 끝까지 외면할 수가 없어서 일어났다. 강의 장에 들어가서 물 두 잔하고 나니 중국에서 오셨다는 구리님의 소개가 있고나서 내 차례다. 직업과 별명소개 카페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을 말하고 앉았다. 

우리님의 끝마무리 말씀이 있고, 밝달님의 논산관광안내를 끝으로 모두 단체 사진 촬영을 마치고 나니 모든 일정이 끝났다. 

짐을 꾸리고 나니,  모두들 會者定離하며 去者必發한다는 데도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심성사성님의 배려로 창원 가는 길에 대전역에 우리를 데려다 주신단다. 

운전 심정사성님, 그 옆에 좋아님, 뒤에 구리님, 옆에 나, 옆에 아들 5명이 풍류도예술원을 떠난다.

근처 그 문창살로 유명한 쌍계사에 들렀다. 터전은 관촉사보다 넓어 보였다. 

대웅전 문창살은 과연 이름이 날만하게 소목조각의 정수를 보여 주었다. 

어찌 절문에 이다지도 화려한 꽃무늬 창살을 새기도록 하였는가 싶다. 

꽃 꽃잎 과일 그리고 가지를 연결하여 이루어진 꽃창살무늬를 생각하고 실천한 소목장도 대단하고, 이를 허락한 스님도 대단한 분이시다. 언젠가 새 단청을 입혔다는 소문이 들리면 반드시 다시 한 번 찾아야지 하는 마음을 먹는다. 

대웅전을 한 바퀴 둘러 보는데 기둥이 유난히 굵어 보인다. 안아보니 두 아름은 족히 되겠다. 문득 서울의 ‘숭례문’ 생각에 가슴이 싸하다.  어디서 이런 재목을 구해서 숭례문 복원을 다시 할 것인가? 하는 생각에 맘이 불편하다. 

아들이 대웅전의 주춧돌과 기둥울 보고 묻는다. 저런 걸 무어라고 하느냐고, 

‘그랭이 기법’이다. 돌을 다듬지 않은 자연석에 기둥나무를 그 돌의 요철에 맞게 깍아서 세우는 기법은 우리 조상들의 훌륭한 건축법 중의 하나이다. 자연을 거슬리지 않아서 좋고 지진에도 강한 공법이란다. 쌍계사 절집에는 대부분의 기둥이 그랭이 기법으로 이루어져있다.  

쌍계사 뜰에는 벌써 이름 모를 봄나물들이 연두 빛을 뽐내며 움트고 있다. 

절 양옆으로 계곡이 있어 쌍계사인가 하고 심정사성님이 묻는다. 

조상들의 이름 짓는 것에는 함부로 붙이지 않는다는 설명에 모두 동감하는데 땅을 볼 때는 겨울철에 봐야 올바로 볼 수 있다는 땅 보는 얘기가 이어지는데 모자란 잠이 이어가자고 청한다. 잠이 오락가락 하는데 차는 대둔산을 끼고 열심히 달린다. 

구리님의 공기엔진이야기가 흥미를 끈다. 공기엔진이 상용화되면 가히 ‘에너지혁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산유국, 에너지로 힘쓰는 세계적인 기업들 너거 이제 다 죽었어’ 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먹거리산업이 우리나라에서 시작된다니 기분이 좋다. 구리님 부디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승용차 뒷좌석의 가운데 끼여 한자세로 대전역까지 오니 허리가 아플 쯤에 대전역에 도착했다. 

좋아님과 나와 아들이 내리고, 심전사성님게서 고속도로 나들목을 향해 가신다.

이 은혜를 어이 할꼬! 

차표를 끊고, 대합실에서 동작이 느려 좋아님이 사주신 콩나물국밥을 점심으로 맛있게 먹고, 

대전 발 하오 2시 7분 무궁화 기차에 몸을 싣는데 또 잠이다. 이러다 밤에 잘 잠이 있으려나 걱정이다. 

동대구역에 도착하니 하오 4시경. 좋아님과 헤어져서 집에 오니 좋긴 좋다.

자고 나니 등이 아픈데 이는 필시 지난밤에 누군가 내 등을 두드려주시거나 지압을 하셨거나 한 영향이리라. 고마우신 분들. 감사합니다. 

[참나지기]

반가웠습니다. 특히 미래에 천부경 정신의 전파자가 될 청년인 아드님까지 데리고 오셨으니 멋진 아버지임에 틀림없으십니다. 은근히 작가적인 풍취도 느껴지구요. 건강하세요.

[유원]

황제님 방갑습니다 자세한 후기글을 올려 주셔서 다시 모임생각이 나네여 잘보았습니다

[산삼]

심전사성님이 님토할때 치우고 닦고 부추기고 깊은감명을 받았읍니다. 그나저나 과음은 절대사절이고 습관적으로술먹는사람이되서는않되겠지요.(술취하지맙시다 ㅎㅎ )

[심전사성(황권수)]

하하하..실수를 해야 사는 맛이 나지요~~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못산다고 합니다!! 물론 적당하게 해야겠지만, 하늘 할배께서 탈나게 만드신 이유가 있을겁니다.똑같은 실수 두번 하지 말거라하는 교훈을 주신 것일겁니다.아무튼 50년만에 동갑나기 친구를 만나해준 우리 할배님께도 감사드리며, 우리의 인연을 소중히 합시다!! 그리고 건배제의 할때의 구호를 빼먹으셨네요!!ㅎㅎㅎ...당신멋져!!! 당: 당당하게 살자! 신: 신나게 살자! 멋: 멋지게 살자! 져: 져주면서 살자!! 눈을 마주치면서 "당신" "멋져"를 외칩시다!!! 늘 멋진 당신에 되시길!!!!

[좋아]

황제폐하 당신멋져요! 당당하셨고, 부자가 신나는 여행 하셨고, 아픈속 부여안고 위 좋은글을 써주시어 읽는이로 하여금 포근한 가슴을 느끼게하는 님은 과연 멋지게 사시는 분이로소이다.

[soochingoo]

와우/ 글 참잘쓰셨네요.멋지셔. 논산에는 별로 멀리 가지 않아도 근처에 볼곳이 많이 있읍니다. 노성산성, 계룡 향적산. 공주경계 계룡산, 강경 옥녀봉.대둔산,흔들바위.연산개태사 철솥, 양촌 곶감. 연산대추,사과 .배, 딸기,복숭아,참외,수박,멜론.도마도.오이,취나물,머위,상추,배..등등 일년 내내 진진합니다. 모든분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참나다지기]

언제 한번 맘 잡고 다시 다녀와얄 것 같네요...

[눈꽃]

닉이 금금하네요...뭐라 부르지요...ㅋㅋㅋㅋ//난 잠자고 왔나봐요..

[송 산]

황제폐하님, 아드님은 당연이 황태자가 될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자리에 벌써부터 참석하였으니 확실한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어쩌면 이리도 한눈에 본것을 작가도 울고 갈 만큼 써내려 가시는지요. 다시 한번 감탄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야만]

ㅋㅋ 이번에 가보고 싶었는데.. 회사 일정때문에.. 발목이 잡혀서.., 쓰여진 글들을 보니 아주 흥이나고 부럽습니다.

[우리]

정말 글도 잘 쓰셨네. 캠코더 필요 없네요.수고 하셨습니다. 근디 쓰신글이 너무 총총 붙는 이유는 글쓰기> 예전 에디트 쓰기 > 에디트 굵은 글씨로 클릭이 되지 않은것 같습니다. 이놈의 다음카페 잘 되던 시스템을 자꾸 바꿔 놔서리...수정 하려면 긁어서 위 순서대로 해 보세요

[눈꽃]

참말로 장문에 글 소상하게 섰씸니더~~

[서박사]

개인사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간접체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황제폐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