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자 교리를 시작한 지도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가톨릭시보 771호에 처음으로 얼굴을 내민 지 1백13번, 장장 152주라는 세월이 흘렀다. 때로는 시보사 사정으로 쉬기도 했고 때로는 필자의 사정으로 쉬기도 했다. 3년이란 세월동안 도중에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 든 때도 한두 번이 아니었으나 애독자들의 열렬한 격려와 찬사에 힘을 얻어 오늘까지 이어왔다. 내용이야 이것으로 어찌 예비자 교리로 완성품이 되겠는가마는 제목마다 운만 떼어놓았을 뿐이다. 그러나 그것마저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땐 오히려 애독자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하기야 이 예비자 교리로써 전반적인 교의를 알 수는 없다 하더라도 교회가 이런 것이라는 것의 윤곽은 잡혔으리라 믿는다.
첫째, 순서를 다른 교리서에서와 같이하지 않은 것은 내 나름의 사목 경험에서 얻어진 결론이다. 한국과 같이 유교 문화권에 속해 있는 사람들로써는 유교의 영향을 안 받았을 리 없고 3강 5륜의 가르침을 안 들어본 사람도 없을 줄로 믿는다. 그러기 때문에 교리 처음에 인생문제를 말하고 즉시 천주십계를 말한 것은 이미 젖어온 우리 생활 양식이 윤리 생활이라는 데 이유가 있다. 사람이란 습성 이외의 것을 시작하려 할 때 즉시 회의를 느낀다. 그회의는 곧 거부현상을 일읰게 하므로 천주교교리가 우리생활과 동떨어진것을가르치는것이 아니라는것을말해줫을때 쉽사리 호감을 갖게 한다. 그래서 타교리서와는 그 내용 순서가 달라진 것이다. 그리고 가급적 우리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연관시키려 했다.
그리고 가급적 그리스도교의 중심 사상을 일깨워 주려는 데 주력했다. 그러기 때문에 교리 설명 자체에는 부족함을 느낀다.
애독자 여러분의 요구도 있고 해서 한 묶음의 책으로 발간하려 하나 부족한 점이 많아 주저한다.
지금까지 시간을 맞추어 원고를 보내 주지 못해 애태우신 편집부 여러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애독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지면으로 인사드리고 다음 또 지면으로 여러분들을 찾아뵙기를 희망하면서 이만 그친다. 하느님의 은총이 여러분들 가정에 풍성하기를 빌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