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낚시와 인생의 쓴맛이라는 안주를 맛보고...
“고맙다 친구야! 사랑한다 친구야! 오늘은 술이 너무 달다”
동기, 용우, 영빈이가 짐운반꾼(셰르파) 역할을 해준 덕분에 다른 친구들이 맛나게 먹었다. 둘이는 체육인인데 동기는 평상시에 산을 많이 댕겨서 山 체육인?? 우짜던동 고맙다 친구야!!!
다시 산행팀은 땀을 스리살짝 훔치며 산행을 계속한다. 크게 가파르거나 무리한 구간은 없고 여유롭게 즐길수 있는 멋진 섬 산행코스이다. 섬의 풍경이나 탁 트인 바다가 여간 멋지지 않아 발걸음이 자주 멈추곤 한다. 정기는 힘을 한껏 준 파마머리와 멋진 라이방(선그라스)을 끼고 내리막은 쉽게 잘도 내려간다.
욕지도란 섬 이름만큼 졸라, *발을 아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경락이도 한 웃음꺼리를 내주네.
산길과 도로를 따라 걷다가 도로 옆 휴게소에 도착해 고메(고구마)도넛과 얼죽아(얼어죽어도아이스아메리카)를 마시며 주변을 둘러보니 이제야 욕지도에 와있음을 느낀다. 워메... 시원한겨~~~. 도넛도 달달구리 한 것이 맛나서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워버렸다. 동기는 생맥주를 찾았지만 하절기 메뉴라서 꽝!!! 낚시팀에게도 맛을 보여줄려고 도넛을 사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섬대장 영빈이의 치밀함과 세심함이 돋보인다.
오솔길을 걷다 영규가 식물에 대해 궁금해한다. 궁금하면 5백원! 부열이가 이빨에 땀이 나도록 설명을 해준다. 부열이는 식물도감이 아닌 부열도감! 덜익은 보리수 열매도 먹어보고, 사위 뭐시기 나부랭이 풀(사위질빵), 며느리밑싯개, 독초인 천남성, 토종민들레, 서양민들레, 둥굴레, 방풍나물도 먹어보고...
욕지도에는 출렁다리가 3개 있는데 맨 처음 출렁다리를 건너면 멋진 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사진 몇장을 찍고 다시 이동하니 두 번째 출렁다리가 나오네. 별다른 이유없이 관광용으로 만든 것인 듯 하다. 누군가에게 분명 ‘욕지도는 돈이 남아도나’ 하는 소리를 들을 것 같다. 3번째 출렁다리가 보이고 낚시부대 친구들이 패전병처럼 철수를 하고 있다. 섬투어 하면 항상 낚시가 떠오르는데 뭘 제대로 잡아온적은 없다. 오늘도 역시나 개뿔~~~ 기대도 안했다. 하지만 소주낚시와 인생의 쓴맛이라는 안주를 맛보고 있는 친구들의 얼굴은 그저 즐겁다. 에헤라 디야~~~ 오늘이 좋다~~~
3번째 출렁다리는 만든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 하다. 출렁다리를 건너니 바로 숙소다. 먼저 복귀한 낚시팀 친구들이 앉아서 손을 흔들어 주고 있다. 산행간 친구들중 몇 명이 힘들다고 숙소에 남고 나도 숨을 잠시 고르고 있는데 천왕봉 정상을 가자고 한 친구들이 안보인다. 그때 정석이가 정상가는 친구들이 먼저갔다고 하길래 나도 산을 타면 일단 정상을 밟아야하는 고리타분한 신념 때문에 숨 돌릴틈도 없이 물 한병을 들고 급하게 계단을 새(혀바닥)가 빠지게 올라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데 선락이와 통화가 됐다. 숙소에서 이제 출발한다고 해서 내려다보니 동기, 선락, 용우가 올라온다. 이런 스와로브스키같은 정석이...
그렇게 4명이서 다시 출발한다. 모노레일 하부 승강장을 지나 새천년기념공원까지 1.2km정도를 걸어가서 산길로 올라간다. 새천년기념공원에서 뒤돌아 본 풍경은 정말 멋지다. 안 올라와 봤으면 말을 하지 말더라고... 날씨가 좋았더라면 대마도도 보인다고 카니. 탁 트인 태평양 바다를 보고 있으니 가슴이 뻥 뚫린다.
‘얼마나 걸어왔을까 내 삶들을 버린채로, 얼마나 지나쳤을까 내 젊음의 초상들은, 매일 쳇바퀴 돌 듯이 살다보니 내 청춘이 가버렸다’ 김건모의 남자의 인생(금영노래번호: 87139)을 되새기며 대기봉에 도착한다. 대기봉에서 바라본 올망졸망한 섬들, 멀리보이는 바위의 절벽은 아찔하지만 욕지도를 대표하는 가장 멋진 풍경인 것 같다. 햇살이 비춰 보석처럼 보이는 바다 풍경도 정말정말 좋구요. 대따 멋있었다. 따봉!!!
모노레일 상부에는 백패커 일행이 텐트를 치고 저녁준비를 하면서 테라맥주를 들이키는 모습이 졸라 부럽다. 잠시 경치를 감상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정상인 천왕봉으로... 마지막 계단을 숨을 헐떡이며 올라가니 천왕봉이다. 이런 니꺼루... 기대했던 정상석은 온데간도 없고 나무데크에 천왕봉(392M) 정상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몇몇 친구들은 지리산 천왕봉(1915M)을 생각하며 추억에 흠뻑젖는 놈들도 있을끼다. 정신챙기고 단디 봐라... 여긴 욕지도 천왕봉이다!
천왕봉의 완전 꼭대기에는 3함대에서 설치한 군 시설이 있어 올라갈수 없었다. 정상에서 동기한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니 “손많이 가고 귀찮게 하네” 투덜투덜 하면서 사진을 찍어준다.
해발 392M의 낮은 봉우리이지만 수평선이 보이는 0M에서 걸었으니 만만하게 볼수는 없었다. 헥헥~~~ 정상 인증샷을 찍고 숙소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내려오는 산길 중간에 집을 지어놓고 바다를 배경삼아 분위기 있는 음악을 들으며 고기를 굽고 있는 커플들을 보고 있자니 세상의 욕심 모두 버리고 이곳에 터를 잡아 바다를 실컷 보면서 몇일 푹 쉬고 싶은 욕심이 울컥 솟아 오르네.
이곳 섬 이름은 ‘욕지도’ 조금 투박하지만 트래킹하기에 참 아름다운 곳이다.
내려오는 길에 장개이(무릎) 통증이 있어 중간중간 쉬다 내려와 새천년기념공원에 물고기 포토존이 있길래 사진찍어 달라고 하니 또 투덜투덜... 투덜이 스머프 양동기! 스머프는 눈이 큰데 동기 스머프는 눈이 많이 작다. 그래도 천리안이라고 우긴다. ㅋㅋ.
숙소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나오니 식탁이 차려지기 시작한다. 통영에서 공수해온 회, 충무김밥, 한라산, 좋은데이, 카스, 막걸리, 양주, 와인이 줄줄이 준비되어 지고, 정석 쉐프는 싱크대에서 열심히 솜씨를 발휘한다. 김치부대찌개를 한다라이 끓여 내온다. 다들 숟가락, 젓가락이 바빠진다. 이번 행사에 찬조해준 친구들에게는 박수를, 멀리서 와준 도현이와 경락이에게는 반가움의 박수를... 섬투어를 준비한 영빈이의 건배사, 부열 회장의 격려사, 섬투어 막내 회종이와 학철이의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 간다. 이것먹고 안하면 안된다는 민물장어, 부열이의 쪼물락 쪼물락 회초밥, 정석이는 감자를 그렇게 찾더니 나온 요리가 감자볶음, 해장을 하기위해 푹 고아낸 지리와 함께 술이 술술 들어가고 분위기는 무르익어 간다.
앗, 그런데 성배가 6시 30분도 안되었는데 소파에서 코를 골면서 곯아 떨어졌다. 해도 안떨어졌는데 성배가 뻗은 모습은 다른 친구들도 처음보는 모습에 놀란다. 세상에 이런일이, 진기명기한 장면이다. 이제 나이를 속일수는 없는건지, 술을 속일수는 없는건지... 속고 속는 세상, 즐겁게~~~
친구들이 기다려온 아기다리고기다리던(생각하며 읽어라) 경수의 노래가 드뎌 시작된다. 동네꼬마 녀석들로 시작하는 노래 <연>을 시작으로 녹색지대의 <준비없는 이별>, 안치환의 <오늘이 좋다> 또 몇곡이 더 있는데 기억이 안난다. 노래방을 얼마나 다녔길래 가사를 다 외우는 경수가 대단하다. 저 머리로 축구를 하지말고 가수를 시켰어야 하는데...
경수의 계속 이어지는 노래. 소명, 김정호의 <최고친구>, 시린가슴에 바람이 분다... (간주 점프) “고맙다 친구야! 사랑한다 친구야! 오늘은 술이 너무 달다” 친구들과 섬에서 마시는 술은 술이 아니라 우정의 샘물과도 같다. 진짜 시원하고 달다. 난 번호만 외울뿐(90752)~~~~
노래가 끝날때마다 선락이가 술이 얼큰하게 취하면 나오는 특유의 웃음소리가 너무나도 정겹게 들린다.
밤이 깊어질수록 한, 두놈 이방 저방으로 뻗기 시작한다. 영빈, 용우, 학철, 나 이렇게 4명이서 새벽 2시까지 열띤 토론과 담소, 약간의 또라이 짓으로 오늘을 마무리 한다.
Good night!
3편 완결편에서 계속...
와따라. 힘들다!
2편에서 완결할라 했는데 또 실패다.
후기글 읽으며 주말 잘 보내길...
3편은 주말에 스타벅스에서 작성해 볼까나?
첫댓글 재밌네...3편 기대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혀~ㅋㅋ
갑자기... 뭔 말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