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산양읍 영운리 17번 버스 종점. 큰길가에 절로 들어가는 안내석과 표지판이 유난히 눈에 띤다. ‘불교세계전도협회 한국본부 미륵도 용궁사’. 거창한 이름이 더욱 흥미를 끈다. 남쪽 해변가에 이런 국제적인 불교 조직체가 있다니.
좁은 골목길을 올라 얕으막한 언덕 절 입구에 다다르니 ‘아마타불을 본존불로 모시는 정토도량’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절이지만 주산을 뒤로한 용궁사 옥상에는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서 계시는 해수 관음상 즉, 바다를 지켜 주시는 관세음보살상이 모셔져 있다.
관음상에서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호수 같은 잔잔한 바다 건너에 마주하는 종현산엔 거북바위와 촛대바위, 오른쪽엔 범 바위, 왼쪽으로 용 바위, 10시 방향에는 입맞춤하는 쌍봉황 바위, 저 멀리 거제도가 시야에 들어오고 그 너머 안산도가 아스라이 떠오른다.
법당 안에 들어서니 아미타부처님을 중심으로 좌 우 벽면에 용왕, 산신, 신중, 칠성 탱화가 나란히 있어 불교와 우리민족의 고유 신앙이 융합된 조화와 포용성을 읽을 수 있었다.
불가에서 용궁은 대승불교 경전이 보관 돼 있는 곳을 일컫는다. 진리를 담고 있는 거룩한 곳이다. 하지만 바다 수호 선신인 용왕은 계셔야 할 용궁이 있어야 하는 법. 그래서 절 이름도 ‘미륵도용궁사’다. ‘미륵도’는 섬 자체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부처님 성호가 들어가는 유일한 지명이기도 하다.
2001년3월 주지로 부임한 종민스님(세속이름은 이협우, 법호는 월명)이 종전에 심불사, 지장사 등으로 불려 지던 절 이름을 그해 11월15일 미륵도용궁사로 바꿔 현판을 내 걸면서 오늘에 이른다. 종민스님은 군종장교 출신. 2001년1월31일 소령으로 예편하면서 아예 통영에 정착, 이 절을 맡게 됐다. 12시 낮 예불을 막 끝내고 법당을 나서는 스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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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김주호 종교 편집위원(오른쪽)이 미륵도 용궁사 주지 이종민 스님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불교세계전도협회의 ‘전도’란 일반적으로 기독교에서 사용하는 용어 아닙니까. 왜 포교라고 하지 않습니까. “전도라는 말은 원래 기독교 용어가 아닙니다. 팔만대장경에 나오는 용어 입니다. 법화경(제19, 법사품)이나 장아함경(제2), 유행경 등에 전도 또는 전도전법이란 말이 나옵니다. 장로란 말도 ‘장로 수보리’라 하여 금강경에 나오는 용어입니다. 불제자 중 덕 높고 깨달음에 이른 어른을 장로라 부릅니다.
하느님(하나님)이란 용어도 기독교가 유입되기 이전에 오랜 옛적부터 우리민족이 호칭해온 순수한 우리말이지요. 지금에 와서 세력이 커진 기독교가 많이 사용하니까 처음서부터 교회 용어인양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일본에 불교전도협회란 단체가 있는데, 직접 관련은 없지만 ‘전도’란 용어를 참고 했습니다.”
-법회 중에 하느님이 들어간 애국가를 불교인이 부르는 것은 좀 특이한데요. “애국가 가사 중에 부르는 그 하느님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유대민족의 신 여호와가 아닙니다. 삼국유사에서 분명히 전하고 있는 제석천 환인 하느님(Deva)을 뜻합니다. 단군 국조께서 고조선을 여실 때 제천보본 하셨는데 이로부터 이어져온 경천사상은 뿌리 깊은 전통이지요. 우리민족을 보우하시는 하느님을 공경하는 이 사상은 어떤 경우라도 계승돼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법회의례 순서에 넣었습니다.”
-불교전도협회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아직까지는 불교성전 보급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군부대, 교도소, 학교, 신자가정 등에 보급하면서 불심을 일으키고 있지요. 아직 전국적 조직으로 확대되진 않았지만 400여명의 불교성전보급회 회원들이 곳곳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가 혼란을 극복하고 화합해 나가자면 어떤 자세가 필요합니까. “손가락이 여러 개로 갈라져 있지만 손목 아래로 내려오면 하나로 만나요. 산에 가면 소나무 감나무 밤나무 등 여러 나무가 함께 있듯이 구원에도 해탈이라는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아줘야 합니다. 감나무라 해서 배척하고 뽑아버리려 해선 안 되지요. 나완 좀 다르더라도 틀리지는 않다는 자세, 열린 자세로 품어 나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마음을 사로잡는 말씀이 있다면. “재세이화(在世理化)라는 말이지요. 진리는 세상을 변화 시키면서 세상과 함께하는데 의미가 있지요. 또 유마경에 ‘번뇌 즉 보리’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치열한 번뇌의 현장 속에서 깨달음이 있다는 것이죠.” ◇종민스님 약력 ▲학력: 속리산 법주사로 출가, 오고산 대종사를 은사로 득도, 해인사 승가대 대교과 졸, 동국대학교 불교대 선학과 졸,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수료(불교학전공). ▲경력: 육군 군종장교(중위)로 임관, 군종법사 및 한국 군승단 사무총장, 국군불교총신도회 결성에 헌신, 신편 국군법요집 집필 및 편수작업, 호국사 진격사 관음사 등 군 사찰 창건, 50사단 군종참모, 소령 예편. 현재- 불교세계전도협회 한국본부 미륵도 용궁사 주지, 통영 거사림·룸비니회 지도법사(현재), 충무불교교양대학 강사(현재), 통영경찰서 경승(현재), 통영구치소 교정위원(역임). |
첫댓글 스님, 위 기사 내용을 금당으로 스크랩할수 있게 본문설정을 허용으로 클릭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스님의 하시는 일에 금당에서 물질적으로 보시를 올릴 형편은 못되지만 대신에 인터넷상으로 스님의 불사와 포교활동에 도움이 될수 있도록 홍보를 하고 시간되는대로 동참하며 스님과 정진의 뜻을 같이 하고자 합니다 .()..()..().
고맙습니다. 경남투데이의 허가가 결정되는 대로 그렇게 해 드리겠습니다. 제우스 님, 오늘도 부처님 가호 속에서 더욱 행복하세요!
2009-10-07(수) 14:00경 경남투데이 김주호 편집위원으로부터 기사본문을 카페에 올려도 된다는 승인사실을 유선으로 통보받았습니다. 이에 관해 궁금하셨던 회원 여러분께서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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