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꿈 속에서 레몬 한 더미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연히도 며칠 뒤에 도착한 어느 일본 잡지의 부록, 노란 만년필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https://cafe.daum.net/montblank/Nw1/3793?svc=cafeapi
그래서 레몬을 주제로 정하고 짐을 꾸려나갔습니다. 오래 전에 읽었던 소설을 다시 찾아서 읽고, 수소문해 잡지를 더 구하고, 종이를 골라 노트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이것저것 담으니 무거운 박스 하나가 완성되었습니다~ 박스 안에도 레몬이 한가득, 그리고 다른 가방에는 생각보다 양이 많았던 (과일) 레몬 2kg이 들어있었습니다. 양 손에 레몬을 한가득, 흡족해하며 뒤뚱뒤뚱 전철을 타고선 신당으로 향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예상보다도 많은 분들이 레몬을 좋아하셨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준비한 수량이 많치 않은 탓으로 나중에는 결국 부품 수리용으로 남겨둔 것도 꺼냈지만 역시 부족했습니다 ㅜㅜ
원래 제 몫으로 남겨두려 했던 마지막 레몬을 보내며 모든 만년필들에게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기다린 뒤 그것을 확신한 뒤에는 정말 마지막이었던 부품용 레몬 세트도 마저 포장했습니다. 크래프트 재질의 포장을 건내드리며 무언가 안도되면서도 아쉽고, 또 미안한 마음이 공존했던것 같습니다.
제 데스크에서는 간단한 수리/점검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미니 레몬 만년필의 점검은 물론이고, 가져오신 다른 만년필들의 상태도 살펴보았습니다~ 상태가 다소 아쉬운 만년필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상태가 좋은 만년필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오후 시간이 되어서야, 기억으로는 2시 즈음에 겨우 펜쇼장을 한바퀴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의식적으로 가장 먼저 향했던 곳은 리리티헤난님의 데스크였습니다. 다행히 마음에 드는 도안으로 레몬 만년필에 딱 맞는 파우치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 3년 전의 펜쇼에서는 매진으로 구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구할 수 있었습니다. 사용해보니 정말 편하고 실용적인 파우치였다고 느꼈습니다~~
슈나이더에서 운영하신 부스에서 마음에 드는 잉크 세트를 무사히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피에르가르뎅, 동백문구점에서 운영하신 데스크에서는 마음에 드는 잉크를 찾을 수 있었고, 나중에 대용량으로 주문하기를 벼르고 있습니다~ 신한커머스에서 오셨던 부스에서는 클레르퐁텐 종이가 정말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
(똑딱이는 작동 원리가 여전히 신기한) 캡리스의 곰돌이님. (마찬가지로 쓰면서도 구조가 신기하다 느끼는) 파커 51의 만년필님. 굉장히 많은 잉크와 연필, 그리고 파커45를 가지고 계시던 에이렌님. 원하시는 에버샤프 만년필을 얻으신 네모의꿈님. 옛날 책에서나 볼 수 있는 만년필을 보여주신 영웅펠리칸님. 멋진 펜트레이를 잔뜩 선보이신 케이티님. 멋진 꼴라니 샤프를 소개해주신 봉새님. 쓰기에 좋은 노트들이 빠르게 매진된 유네엘님. 포장에 사용한 레몬 마스킹 테이프를 선물해주신 주인아님. 가까이에 계셨던 파커51님과 쓰기님. 슈나이더 부스에 계셨던 슈나이더프로님. 그리고 인자하신 모습으로 함께하셨던 니이쿠라상.
펜쇼기자단으로 현장의 소식을 생생히 들려주신 김광현님, 두유님, 슈퍼베리님, 송리라님. 데스크 운영으로 다른 곳의 소식을 알기 힘들었는데, 생생히 소식을 들어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없어서는 안될 입구 데스크와 종이 데스크, 함께하셨던 수리 데스크 분들.
이외에 함께하셨던 다른 스텝 분들과 회원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
이번의 펜쇼 주제는 '안녕하세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쩌면 막연한 주제일지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상상으로만 있던 것들을 실제로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이 그것을 알아주신다면 펜쇼를 기다리고 준비했던 모든 사람들에겐 큰 즐거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번 펜쇼에 손님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펜을 사고 파는 것이나 구경하는 것, 혹은 체험하는 것을 구분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년필과 연필, 문구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이니 주인도 필요 없을 것이고, 그 수단조차도 아무래도 부수적인 것에 불과할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실용성을 추구하기에는 이미 만년필이 너무나도 실용적이지 못한 필기구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아마도 카지이 모토지로의 소설에서처럼 레몬이 폭탄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런 책들이 쌓여있는 위에 레몬을 얹더라도 주변의 색채와 조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혹시 구매하신 미니 레몬 만년필에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 쪽지를 통해 연락해주세요!
첫댓글 흑백 사진 정말 멋집니다. ^^ 글도 잘 적었고요^^
펜이 멋지니 어떻게 찍어도 그림이 되는것 같습니다~ 이번 펜쇼에서도 정말 감사했습니다 :))
레몬을 고르신 이유가 궁금했는데, 꿈 속에서 보셨군요! 꿈이야기 정말 신기해요😊
워낙 귀여운 레몬 만년필이라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더불어 인사드리러 놀러갔을 때 레몬 선물로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레몬 짜서 레몬주스 마시려고요 :3
계속님의 다정한 시선으로 보는 펜쇼를 글을 보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이번 펜쇼에 손님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다 주인공이었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어우러지는 펜쇼의 모습이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더 드는 후기였습니다.
늘 다정하게 챙겨주시는 계속님,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다정하고 시원한 하루 되셔요!
레몬에이드도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무게나 범용성-저는 문진으로도 썼습니다~-때문에 생 레몬을 준비했습니다. 부디 맛나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
그리고 유네엘님께서도 다정하고 시원한 하루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마치 계속님이 차분한 목소리로 낭독해주시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번에 인기부스였던 레몬 부스에서 판매도 하시고 수리도 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10시 입장부터 레몬 사려던 분들이 줄서서 기다리시던 모습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다음번에는 어떤 아이템을 고르실지 너무 기대됩니다. 계속님 덕분에 든든한 수리부스였습니다^^
율리님께서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에서 율리님이 펜을 너무 잘 수리해주셔서 저는 오히려 좋은 펜들만 보았던게 아닐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만큼 율리님이 의지가 되었던 수리부스였던것 같습니다 :))
레몬 구해야지 해놓고는 완전 까먹어버렸습니다. 글이 참 좋습니다. 후기 잘 보았습니다. 🙂
과찬이십니다 :) 마음같아서는 레몬 바구니를 들고선 찾아뵙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아쉬웠습니다 ㅠㅠ 다음에 더 재미있는 것으로 준비해보겠습니다~~
와. 꿈에서 보신 레몬이 테마이셨던거군요! 카지이 모토지로의 소설만큼 멋진 아이디어셔요.
한편으로는 기획하고 있을 즈음 집 가는 길에, 레몬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청과물 가게에서 레몬을 발견해서인지 이건 운명이구나 싶었습니다 ^^
저는 계속 님의 레몬을 꿈에서라도 보고 싶네요...ㅎㅎㅎ 고생 많으셨어요. 또 뵙겠습니다!
봉새님께서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더 재미난 것을 찾아서 다음에 또 다시 뵙겠습니다 :))
후기를 단숨에 읽게 만드는 필력에 감탄하였습니다 부스를 꾸리는건 참으로 손이 많이가고 신경쓸게 많지만 그것으로 인해 새로운것을 볼 수 있게 되는것 같습니다
후기 잘 봤습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만족님 말씀대로, 이번 일을 기획하면서 여러가지를 볼 수 있어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흑흑 레몬 만년필 너무 탐났는데 저는 단상에도 부스가 있는 줄 몰랐거든요 그냥 사람 많아서 쉬고 계시나(?) 했는데 지인분들이 거기도 부스라고 하셔가지구 🤣🤣 아쉽게 제가 득하진 못했지만 지인분이 구매하신 레몬이를 써봤는데 귀여운 칭구가 필감도 너무 부드럽고 좋은 거예요 😭😭 한층 더 아쉬웠습니다 흑흑 다음 번에도 다른 귀요미 칭구를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케헤헿 🥰🥰
그저 많이 준비하지 못해서 죄송스럽습니다 ㅠ 다음 번에는 더 재미난 것들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이렇게 시적인 동기가 있으신 줄은 몰랐네요^^ 본문의 레몬이 과일인가 만년필인가 고민하게 만드는 즐거운 후기였습니다.
수리하느라 판매하시느라 바쁘셨죠. 푹 쉬시고 컨디션 회복하세요~
파커 51의 작명 설화에 대한 이야기가 이해되는 듯한 경험이었습니다 :) 에이렌님께서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푹 쉬실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옆에서 레몬이 엄청난 속도로 팔려나가는 거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ㅎㅎ
욜라님께서 옆에서 도와주신 덕에 엄청난 속도일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 '레몬계속'님으로 강제 개명당하신 레몬계속님 ㅋㅋㅋ
전 아쉽게 군침만 흘렸지만 계속님이 레몬계속님이 되어 가는 과정을 즐겨서 좋았어요.
판매부스와 수리부스 운영하시느라 고생하셨고, 특히 그 존재감 엄청난 기자단완장 제작 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개인적인 원한?은 다음을 기약할께요. ^^
슈퍼베리님께서도 기자 활동 하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번에 디자인을 개선해서 더 귀여운 기자 완장으로 개선해야겠습니다 :)
아니.. 이런 상큼한 데스크가 있었나요.. 왜 못봤을까요..ㅠ 아쉬움이 남네요..
다음번에는 더 상큼하고 눈에 띄는 데스크로 준비해보겠습니다 ㅠㅠ 다음번에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레몬신께서 계시를 내리셨었군요! ㅎㅎㅎ
덕분에 펜쇼에 상큼함이 추가되었던 것 같아요.
제가 메모에 계속님의 보라색펜대를 사려고 적어놨는데,
계속님이 심지어 제 데스크에 (두 번이나) 와주셨는데,
저는 그걸 사러 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답니다…
제가 우기고 우겨서 파우치에 펜을 넣어보라 해서 가져오신 레몬펜은… 정말 예쁘더군요. 우기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심지어 넣은 잉크는 프리지아… 최고였네요. ㅎㅎㅎ
계속님 준비에 수리에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다음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펜대는 다음번 펜쇼에서도 준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파우치와 레몬 펜도 이제는 떨어져 있으면 어색할 정도이네요 ㅎ
리리티헤난님께서도 먼 길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만년필 점검 해주셔서 더 펜에 정이 드는 것 같아요! 판매해 주신 레몬 만년필은 집에 와서 잘 아껴주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계속 님 덕분에 이번 펜쇼를 떠올릴 수 있는 펜을 들일 수 있었어요!
레몬이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을 수 있어서 정말 안심입니다~~ 데스크 방문하셨던 것도, 펜쇼 기자단을 하셨던 일도 감사드립니다. 펜도 부디 잘 사용해주세요 :))
수줍은 계속님 귀여우십니다. 레몬펜은 제 친구의 주머니속으로 안전하게 들어갈 예정입니다 ㅋㅋㅋㅋ 팔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사히 안착해서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저야말로 감사드립니다~~
글 잘 쓰시네요. ^^ 멋진 후기였습니다. 계속님께서 공들여 준비하신 걸 알고 나니 더 즐거운 펜쇼였다 생각됩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펜쇼 날 먼 길 오가시느라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처음 번개 참가때 계속님께서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셨던 기억에 계속님에 대한 애정(?)이 가득
하답니다.ㅋㅋ 펜쇼때 봐서 정말 반가 웠습니다~
저도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접수 데스크 보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을것 같은데, 멀찍이서 원활히 입장이 진행되는걸 보고선 멋지시다 생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