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방장으로 계시던 현봉스님이 2024년 5월 1일 입적 소식이 드렸다.
나는 그분을 만난적 없어 모른다
그냥 송광사에 방장스님이 계신다는 것만 알 뿐이었다.
그런데 그 분이 했다는 말씀은 알고 있었다.
선농일치 - 수행을 하는 것과 농사를 하는 것이 일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씀이다.
내가 하는 일이야 농사랄 것도 없지만
씨앗을 심고 거두는 일
씨앗을 심는다.
날마다 들여다보며 돌본다. 돌본다고 귀찮게 하면 안된다. 그들도 말을 알아 듣는다.
싹이 나줘서 고맙다
잘 자라주어서 고맙다.
하이고 꽃을 가졌구나 그래 고맙다.
열매가 맺었네? 대견하구나. 잘 키워보자
이렇게 볼 때마다
곁순을 따 주어야 할 것은 따 주고
바르게 자라도록 지주를 세워주고
바람에 휘어지거나 무너지지 않도록 묶어 주고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새 식물은 나의 도반이 된다.
요즘은 양파와 마늘을 수확하였다.
빈 자리에 그냥 두면 풀천지가 된다.
하여 여름작물을 심는다.
콩 팥 옥수수 깨
어제는 황금깨 150포기? 세 보지 않아 확실치는 않다.
산손님들이 즐겨하지 않은 것으로 죽곡정사에 심었다.
벌써 꽃을 피우기 시작한 오이,
포기를 넓혀가는 호박 동과
일찍 가서 서둘렀는대도 점심때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문화유산돌봄들이 정사 청소를 하러 오신분들에게 고구마와 음료 주고 우린 내려와서 밥을 먹었다.
완두콩 거두어 두고 팥 한줌 심고 점심 먹고 완두콩 따서 싣고 나니 벌써 세시가 훌쩍
오는 길에 보성군청 들러서 서류 주고 왔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
한편의 글을 쓰는 것
식물을 돌보듯 내 마음을 돌보면 된다.
무척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수행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돌봄
식물도 나도 그렇게 다독이며 돌보는 것이다.
일찍이 깨달은 현봉스님은 돌아가실 때까지 농사를 지으며 당신이 하셨던 선농일치를 실행하셨던 분이란다.
잘 보고 실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