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0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칠레의 늪지대에 살고 있는 ‘리노데르마르’라는 개구리는 암컷이 알을 젤리같이 낳아 놓으면 수컷은 얼른 이 알들을 다 삼켜버린답니다. 먹느냐고요? 아닙니다. 알들을 안전하게 부화시키기 위해서 식도의 소리주머니에 보관하는 것입니다. 그때부터 수컷 ‘리노데르마르’는 새끼들의 안전을 위해 어느 정도 부화 되어서 클 때까지 절대 입을 열지 않습니다. 먹는 것도 노래 부르는 것도 모든 자기의 삶을 포기한 채 오직 새끼들을 부화시키기 위해 정성을 쏟습니다. 이 먹지 않는 수컷 개구리는 점점 탈진해 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컷이 크게 하품하면 입에서 올챙이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러나 수많은 새끼 올챙이를 탄생시키느라 기력이 다 쇠하고 탈진해 버린 개구리는 그 자리에서 죽고 새끼 올챙이들로 가득한 그 늪지대는 금방 수많은 ‘리노데르마르’라는 신기한 개구리들의 놀이터가 된답니다. 몸집이 아주 작은 이 개구리는 번식력이 아주 좋은데, 그 이유는 이렇게 헌신적으로 새끼들을 부화시키는 수컷 ‘리노데르마르’ 개구리 때문이랍니다. 이처럼 사랑의 열매를 맺고 싶다면 끝까지 사랑하기로 결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견뎌야 합니다. 생명과 같이 소중한 것들은 그런 사랑 속에서만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입니다.
요한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를 최후의 만찬 석상에서 하신 다음의 말씀으로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라고 말로써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 끝까지 사랑해주신 주님 사랑의 징표가 바로 우리의 양식으로 당신의 몸을 내어주신 “성체”인 것이며, 이러한 주님의 마음을 되새기고 감사하기 위해 이번 주 금요일에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을 지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사제들이 주님을 닮아 주님과 같은 마음으로 우리를 사랑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하며 이날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내는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을 묵상하는 이 한 주간, 우리를 위해 당신 자신을 우리의 양식으로 내어주신 주님을, 우리도 목숨 바쳐 사랑할 수 있도록 용기와 지혜를 달라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주님께 봉헌한 삶을 사는 사제들이 진정 주님을 닮을 착한 목자가 되어 주님의 양들을 사랑하고 봉사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시기를 함께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출처] 연중 제10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민병섭 바오로 신부) | 작성자 민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