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도 정상, 빈혈도 아닌데 앉았다 일어서면 어지럽다면? 기립성 저혈압
일어설 때 핑 도는 어지러움,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증상 인데요. 빈혈을 의심해 병원을 가야 하나 싶다가도 증상이 개선되면 병원을 꼭 가야 하나 하고 생각하거나, 신경과에 가서 MRI등 검사를 다 하였는데도 괜찮다고 해서 원래 체질 상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계속해서 어지러워서 그냥 넘기기는 불안하고 다른 병원을 방문하려고 하는데 어디를 찾아가야 할지 모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특히 앉았다가 일어날 때 발생하는 이러한 어지럼증은 많은 경우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것일 수 있으며 심하면 실신이나 낙상 위험이 있어 제대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무엇일까?
기립성 저혈압(orthostatic hypotension)은 일어섰을 때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보통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떨어지거나,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진단합니다. 누운 상태나 앉은 상태에서 일어서게 되면 우리 몸의 혈액이 하반신과, 장으로 500-1000ml가 이동하게 됩니다.
보통 이러게 혈액이 이동하여도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심장과 혈관에 작용하여 맥박을 올리고,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혈압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립성 저혈압 환자의 경우는 이러한 보상 기전이 잘 작동하지 않아서 혈압이 낮아지고, 중력에 의해 우리 몸 상반신의 주요 장기인 심장, 폐, 특히 뇌로 가는 피의 공급이 떨어지면서 어지럽거나 눈 앞이 깜깜해지고 심한 경우 실신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빈혈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빈혈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기립성 저혈압은 빈혈과는 다른 질환이기 때문에, 빈혈 치료만으로는 증상이 개선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기립성 저혈압은 특히 노인에서 흔히 발생하며 70세 이상 성인의 20%, 많게는 50%가 기립성 저혈압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기립성 저혈압 원인
저혈압의 발생 원인은 다양합니다. 파킨슨 병, 루이소체 치매 등 뇌신경, 자울신경을 침범하는 질환이나 척추 골절 등으로 인한 신경계 장애, 그 외에도 심부전 등의 심장질환이나 장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당뇨병, 신장 질환, 신경계 장애, 노화 등에 의해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하는 경우가 아주 많은데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체액 부족과 높은 기온인데요.
여름철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2배로 늘어나는 것도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여름이 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하고 땀을 많이 배출합니다. 이 때 체내 수분이 줄고 혈액의 흐름이 약해지면서 혈압이 낮아지는데 기립성 저혈압의 원인이 됩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복용하는 약제가 기립성 저혈압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약물에는 항우울제, 전립선 치료제, 고혈압약 등이 있습니다.
특히 고혈압이 있는 환자에서 혈압을 낮추는 것은 합병증을 예방하는 매우 중요한 치료라고 이전 시간에 말씀을 드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고혈압 약제가 일부 환자에서는 기립성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환자와 의사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하며 특히 여름철에 이러한 기립성 저혈압이 잘 동반되기 때문에 혈압약을 잘 드시고 별 증상이 없었던 분도 여름철에는 기립성 어지럼증이 있을 경우 약제를 조절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연세가 많은 남성에서 흔히 발생하는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 약제인 알파 차단제도 혈관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고혈압 약제를 쓰는 환자에서 전립선 비대증이 발생하여 약제를 추가할 때에는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처방하는 의사 뿐 아니라 환자도 생각하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것! 주의하세요.
수술 또는 질환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꼭 알아두세요.
ㆍ 혈압강하제: 혈압강하제는 혈압을 낮추는데 사용되는 약물로 일부 혈압강하제는 혈압 이외의 부작용으로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ㆍ 전립선 치료제: 고혈압약과 전립선약을 함께 복용하면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ㆍ 이중근 긴장마취제: 이중근 긴장마취제는 수술 중 근육을 이완시켜 수술을 용이하게 하는데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이 약물의 부작용으로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ㆍ 항우울제: 일부 항우울제는 혈압을 낮출 수 있는 부작용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물을 오랫동안 복용하는 경우,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혈압 변화를 감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약물 복용 중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여 약물의 용량 조절이나 대체 약물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립성 저혈압 증상
대표적인 증상은 일어나거나 서있을 때 발생하는 어지러움이나 현기증입니다. 이러한 어지러움은 일어난 직후나 주로 3분 이내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10분이상 오래 서 있을 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어지러움증과의 감별점은 일어서거나 오래 서 있을 때 발생하고 다시 앉거나 누우면 증상이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일시적으로 눈앞이 흐리거나 깜깜해지는 시력 변화를 호소하거나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며 떨어진 혈압을 보상하기 위해 심박수가 증가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호소하는 분도 있습니다. 심한 경우는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뇌에서 충분한 혈액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의식을 일시적으로 잃는 실신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실신하면서 골절이나 뇌출혈 등의 무서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있으면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해야 합니다.
1) 어지러움 또는 현기증: 일어나거나 서있을 때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뇌로 향하는 혈액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뇌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어지러움이나 현기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2) 일시적인 시력 변화: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 눈에 적절한 혈액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시력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실신: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뇌에서 충분한 혈액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신할 수 있습니다.
4) 두통: 혈압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뇌 혈액 순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두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5) 좁은 공간에서의 불쾌감: 기립성 저혈압 환자는 압축된 구역에 있을 때, 예를 들어 오랜 시간에 걸친 비행기 여행 후 일어날 때와 같이 갑작스러운 변화에 예민할 수 있습니다.
6) 심박수 증가: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심장은 혈액을 관건에 퍼뜨릴 필요가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일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빠른 심박수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7) 씻는 듯한 느낌: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질 때 팔과 다리의 혈액 공급량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팔과 다리에 씻는 듯한 느낌이나 저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립성 저혈압 진단절차
진단은 환자가 호소하는 병력과 증상에서 대부분 의심할 수 있으며 진료실에서 체위변화에 따른 혈압, 심박수 측정 등의 신체검사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모호한 경우나 혈압변화가 진단기준에 미치지 않는 경우에는 경사기립검사, 심전도, 심초음파, 혈액/소변 검사 등의 특수한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1) 환자의 병력 및 증상 평가: 의료 전문가는 병력 및 증상을 평가하기 위한 일련의 질문과 기술적 문제를 제시합니다. 이를 통해 의료 전문가는 증상의 심각성과 상황을 파악하고, 증상의 원인에 대한 몇 가지 선제 결론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2) 신체 검사: 의료 전문가는 신체 검사를 수행하여 기립성 저혈압과 관련된 신체적 문제를 평가합니다. 이 검사에는 혈압 측정, 심박수 및 호흡 측정, 신장 및 간의 상태 평가, 양복 도구를 사용한 안저 검사, 클래쉬 테스트 등이 포함됩니다.
3) 제안 검사: 의료 전문가는 심전도, 혈액 검사, 요검사, 경사기립검사 등의 추가적인 검사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혈압 측정은 일어나서, 앉아서 및 누워있는 상태에서 모두 측정 되어야 하며, 심전도는 가슴에 전극을 부착하여 심장의 활동을 기록하는 검사입니다. 혈액 검사는 소변 검사 또는 소변 검사를 포함합니다. 경사기립검사는 경사를 줄 수 있는 침대에 환자를 눕히고 경사도를 점점 올리면서 혈압, 맥박을 측정하여 혈압저하나 실신의 원인을 감별할 수 있는 검사입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어떻게 진단하고 예방하나요?
기립성 저혈압의 치료에는 약물 치료와 생활요법 등의 비약물 치료가 있습니다. 약물치료는 뇌신경 질환 등으로 인한 자율신경계 손상이 심각한 경우에 실신 등의 심한 증상이 반복되고 생활요법에도 교정되지 않을 경우에 시행하는데 미도드린이라는 약제는 혈관을 수축시켜 저혈압을 개선시킬 수 있으며 플루드로콜티손이라는 약제는 혈액량을 증가시켜 저혈압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약제는 누워있을 때 고혈압을 야기하거나 심장, 콩팥에 부담을 증가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있어 심부전 환자나 만성콩팥병환자에서는 사용이 어렵습니다 .다행히 기립성 저혈압으로 이러한 약제까지 사용해야 하는 경우는 실제로 많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생활요법 등의 비약물 치료입니다. 이러한 비 약물 치료는 앞서 말씀드린 기립성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파악하고 교정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주로 어떤 상황에서 증상이 발생하는 지를 잘 관찰하고 그러한 상황을 피해야 하며 눕거나 앉은 상태에서 일어날 때는 천천히 일어나야 합니다. 만약 일어났을 때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있으면 증상이 더 심해져서 실신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다시 앉거나 눕도록 해야 하며 어지러울 때 주먹을 꽉 지거나, 다리를 꼬아서 힘을 주어서 혈관을 수축시키는 방법이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심한 증상이 있을 경우는 쪼그리고 앉는 것이 혈압을 일시적으로 크게 상승시키면서 넘어지면서 다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추천되는 방법입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합니다. 체액 부족이 기립성 저혈압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기립성저혈압이 있는 분들은 아침에 잠에서 깬 후 일어나기 전, 운동 전이나 식사 전에 400-500ml의 물을 마셔서 체액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혈압약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서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하면 혈압약을 낮추거나 기립성 저혈압이 잘 발생하지 않는 계열의 고혈압 약제인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길항제나 칼슘채널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고, 전립선 비대증이 새로 진단되어 전립선약이 추가되는 경우에는 알파차단제를 가능하면 피하고 꼭 필요한 경우 소량부터 시작하여 증량하거나, 고혈압 약제를 줄이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에서는 경우에는 혈압 변화를 감시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병원에서 측정한 혈압이 정상이거나 높아도 가정혈압을 측정하면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정혈압을 꼭 측정하여 기록하여 가지고 오도록 교육하고 만약, 약물 복용 중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있고 혈압이 낮다면,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여 약물의 용량 조절이나 대체 약물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어지름증의 흔한 원인이며 실신으로 이어져 무서운 합병증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도 의사 뿐 아니라 환자분들도 의심하고 진료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행히 약물 치료까지 필요한 경우는 드물고 비약물적인 치료로 충분히 교정되거나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어지러운 증상이 있을 때는 한번쯤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진료를 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영남대학교의료원, 순환기내과 손장원 교수